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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부산탱고 원문보기 글쓴이: 은지 or Eun Ji
Milonga La Vida
이제 170회째입니다. 우리 회원은 이제 한 분만 더 가입하면 1200명이 됩니다. 그 걸 왜 세고 있냐구요.. 그러게요.. 왜 세고 있을까요... 아무 의미도 없는 한갖 숫자일 뿐인 것을...
얼마 전 KTX안에서 영화를 보다가 오랜만에 크게 웃었어요. 세계 타이핑 선수권대횐가 하는 것이 열리던 시절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인 로즈에게 보봐리부인을 주고 타이핑 연습을 시키고 있었어요. 그런데 로즈도 나처럼 한 손가락으로 치고 있었거든요. 좀 처럼 속도가 늘지 않자 이렇게 야단을 치더라구요. "그 정도 속도라면 플로베르가 보봐리부인보다 먼저 죽었겠다."
머리 속이 복잡해지려할 때 뭔가 답답할 때 그냥 이렇게 웃겼던 걸 생각해내면 기분이 좀 나아져요.
음반이랑 책을 사러 가야하는데 좀처럼 시간이 나질 않네요. 인터넷으로 사라구요. 근데 아직은 내가 원하는 책이나 음반이 꽂혀 있는 진열대 근처를 눈으로 훓어가며 가까워져 갈 때 심장의 박동소리가 점점 커져가는 그 기분,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설레임을 즐기고 싶네요. 기다리고 벼르다가 조심스럽게 한발 씩 다가가는 만남. 그리고 내 손안에 안겨오는 그 아름다운 조우...
땅고도 그런가요. 음악을 기다리고 까베세오를 망설이고 다가가다 돌아서기도 해야하는 그런 아브라소가 있는 밀롱가.
이 번주는 Maestro 야운님의 선곡입니다. 늘 그 분의 음악은 감동입니다.
오랜 세월 그의 삶이였던 음악이 선곡과 딴따속에 젖어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얄팍한 땅고음악에 관한 지식이 시간과 땀과 바꾼 음악에 대한 헌신을 어찌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 . 이번주 토요일 일주일간 쌓아두었던 아픔과 상처와 상념들을 음악과 아브라소로 치유해 봐요... 우리 또 다음 주에도 살아내야 하잖아요.
은지 or Eun 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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