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클럽 단체전으로 치러졌던 재성-지산철강배(대표 한해성)전도 테니스대회가 올해는 개인전으로 개최되었다. 10월 7일부터 8일까지 서귀포 테니스장에서 열린 이 대회는 제주도 동호인 550여명이 출전하여 대 성황을 이루었다. 이제 막 라켓을 잡은 테린이부터 선수출신이 뛸 수 있는 마스터부까지 총 8개 부서에 중복 출전도 할 수 있는 대회요강은 선택의 폭이 넓어 동호인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 테니스 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대회 출전에 갈증을 느끼던 동호인들에게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더욱 그 의미가 크고 환영받는 대회가 되었다.
첫날은 남자 베테랑부, 시니어부, 여자 첼린저부 그리고 남,녀 테린이부를 진행했고 둘째 날 8일은 남자 마스터부와 첼린저부 그리고 여자 베테랑부로 나누어 경기가 진행되었다. 550명의 선수들이 서귀포 테니스장을 가득 메운 현장은 풍요로운 가을평야를 연상하게 만들었다.
제주특별자치도 테니스 협회에 천만 원을 기증해 이 대회를 후원한 주)재성-지산철강 한해성 대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많은 성금을 기탁해 오고 있다. 특히 불우한 학생들을 위해 지산 장학회를 설립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로 레드크로스아너스 클럽(RCHC)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해성 대표는 “테니스 동호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행복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테니스 인들끼리 화합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또 “이제 막 라켓을 든 테린이부를 남,여 구분하여 출전하도록 한 이번 대회는 젊은 20대들에게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대회 진행에 수고 해 준 제주도테니스 협회 임원진에 고마운 인사를 남긴다”고 했다.
각 부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동안 제주특별자치도 테니스 협회 김석천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관리단체로 지정된 협회를 수습하고 재정비 하느라 물심양면으로 애를 쓰고 있는 중이다. 김 회장은 “올해 4월에 회장으로 취임을 했으나 여러 가지로 어려운 여건이다”며 “그 힘든 상황에서도 테니스를 아끼는 주변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
“올 연말까지 그동안 쌓인 숙제들을 차분하게 풀어가고 10월 말에 있을 서귀포 국제대회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계획이다”며 “이 행사를 위해 거금을 협찬해 준 한해성 대표는 제주도 테니스 인들의 자랑이다”고 했다.
남자 테린이 우승자는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중년이었다. 두 분다 50대로 구력은 2년 반. 버디버디클럽 김효기 박양제 팀은 “너무 늦게 라켓을 잡은 것이 후회 되지만 테니스는 배울수록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운동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런 대회가 더 자주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시니어부 결승 경기는 노련하면서도 박진감 있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준우승을 한 서동국 유효영팀은 하루 즐겁게 경기할 수 있도록 테니스 잔치를 열어준 재성철강 한해성 대표와 대회 본부 측에 극진한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합산 7점으로 뛰고 있는 여자 베테랑부 4강 경기 현장을 지켜보았다. 국화부 신주윤(5점)과 동부 서미경(2점)은 타이에서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4강에 머물고 말았다. 신주윤은 “초보인 후배와 페어를 하다보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국화가 되기까지 배운 게임운영 방법이나 경기 매너를 후배한테 나눠준다는 생각을 하고 이 대회에 나왔다”고 했다. 머리끝에 맺힌 땀이 뚝뚝 어깨로 떨어지던 2점 서미경은 “평소 이런 대회가 아니라면 국화부 선배들과 어울려 볼을 칠 기회가 없는데 이런 대회 요강을 만들어 준 주최 측에 감사드린다. 오늘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터득했으니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다”고 전했다.
남자 베테랑부에서 우승한 우리들 클럽 정영인은 첼린저부에서도 입상해 이번 대회가 매우 특별하게 기억될 것이라고 한다. 정영인은 “생애 첫 우승인 만큼 얼떨떨하고 끝까지 게임을 리드해 준 파트너 심명섭 선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며 “앞으로 실력을 더 다져 후배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실력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남겼다.
지도자와 동호인이 한 페어가 되는 마스터부 결승 경기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할 만큼 시원시원한 샷으로 대리만족하게 만들었다. 강타와 연타를 섞어 현란하게 상대방 선수의 허를 찔러 위닝샷을 날리던 정지우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서귀포에서 하이실내테니스장을 운영한다는 정지우는 “그동안 BTS나 JJ모임에서 선수 출신들이 가끔 모여 연습한 덕분에 우승하게 되었다”며 “제가 가르치던 제자까지 테린이부 결승에 올라 기쁨 두배다. 이 행사를 위해 고생한 모든 분들께 더욱 뜻 깊은 인사를 남기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 가장 열정적인 응원을 하던 팀은 바당클럽이다. 바당은 바다라는 뜻을 가진 제주 방언이다. 매일 오후에 만나는 바당클럽 회원들은 일심동체가 되어 베테랑부 우수한 성적을 내는데 큰 기여를 했다.
올해 제주시에 개인 코트 4면을 오픈할 예정인 제주도테니스 협회 김덕윤 회장은 하루 종일 대회 현장을 지켰다. 김 회장은 “이 대회가 한 해로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며 “한 개인의 협찬으로 도내 테니스 동호인들이 양 이틀 마음껏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고 했다.
첫날 오후 늦게 비가 내렸으나 잔디코트가 있고 전천후 실내코트가 있는 서귀포에서는 염려할 일이 없었다. 8개 부서를 운영하면서도 혼선 없이 일사불란하게 대회가 마무리 되었다. 다만 한 가지, 합산 점수로 참가신청을 받기 때문에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호인들의 점수제를 일원화해서 각자 개인 점수를 협회 홈페이지에 올려 줄 것을 건의했다.
우승 및 입상 상품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되었으며 이 대회를 통한 수익금 전액은 제주특별자치도 테니스협회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물질이든 경험이든 나누면 커진다는 말처럼 더욱 탄탄한 테니스 협회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실어 본다. 글 사진 송선순
대회결과
남자
시니어부
우승 양재신 이현빈 준우승 서동국 유효영 3위 고선관 은희정, 양재신 장수종
마스터부
우승 정지우 강영진 준우승 김남은 김신범 3위 오윤석 강기호, 양진호 양준호
베테랑부
우승 심명섭 정영인 준우승 심광현 이명훈 3위 강기혁 양정필, 박지훈 강신범
첼린저부
우승 구자영 이기홍 준우승 김향남 정만희 3위 김문경 강삼구,정영인 오현섭
테린이부
우승 김효지 박양제 준우승 조현종 한동수 3위 윤용석 고준혁, 유준석 문대욱
여자
베테랑부
우승 이선령 김미경 준우승 현지희 김미정 3위 강지현 이순희, 신주윤 서미경
첼린저부
우승 임은혜 이희경 준우승 김미라 한경희 3위 강정숙 김경아, 이혜경 허영주
테린이부
우승 서소희 김영채 준우승 한상희 정민숙 3위 이승진 김영혜, 김진란 권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