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학습 에세이 (수정완)_양은성

[16기 양은성]

꾸준히만 하면

필리핀 이동학습이 끝나버렸다. 벌써라지만 104일의 하루하루 있었던 일들과 그때 들었던 생각들이 생생해서 ‘그래도 104일을 다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필리핀 준비 기간이 끝나고 인천공항에 가기 전날 밤에, 가기 싫다고 진짜 울었는데 그땐 그게 진심이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가기 싫었을 것이다. 이미 예고는 있었지만, 너무 편했던 집을 떠나는 게 싫었고 필리핀에 가서 잘 지낼 수 있을지도 걱정됐다. 그래도 비행기에서 내려서 필리핀 쌤들을 만났을 땐 기분이 좋았다. 덥고 힘든데 드디어 편하게 학교까지 갈 수 있는 지프니를 만난 것도 반가웠고 우리에게 줄 목걸이를 들고 서 계신 랄라 쌤과 환영해 주시는 다른 쌤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난 필리핀을 생각했을 때 개인 프로젝트가 떠올랐다. 진짜 열심히 했고 배운 것도 많았다. 내 갠플 주제는 원래 일렉기타였는데 기타만 일렉이지 어쿠스틱 발라드 같은 노래를 치려고 했다. 내 한국 멘토 쌤은 은호 쌤이었는데 은호 쌤이 기타를 잘 치시고 한국 쌤이 한 분이라도 계시면 조금 더 편할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필리핀 멘토 쌤은 밴드 수업 때 외부에서 오시는 본 쌤이었다. 사실상 은호 쌤이랑 갠플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은호 쌤도 멘티가 많아서 바빴고, 은호 쌤은 통기타를 치시는데 난 일렉이라 본 쌤한테 다 배워야 했다. 근데 노래가 어쿠스틱 발라드라 노래를 같이 불러야 했다. 그래서 내가 노래까지 하게 되었고 노래를 잘하시는 패트릭 쌤과 멜 쌤이 도와주시면서 내 멘토 쌤이 4명인 셈이 되었다. 세 분이나 필리핀 쌤이셔서 힘들었던 점은 소통이 잘 안돼서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는 것이고, 좋은 점은 영어가 늘었다. 또 이미 앞에서 노래를 많이 불렀어서 쇼케이스 때 필리핀 쌤들 덕분에 떨리진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첫 번째로 연습한 곡은 ‘The only exception’이란 곡인데 본 쌤과 패트릭 쌤이 골라주셨다. 1학년 때 기타를 쳐서 그런지 코드가 쉬워서 기타는 잘 쳤다. 그런데 노래가 안돼서 좀 힘들었다. 특히나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르면 진짜 엉망이 된다. 그래도 어찌저찌 끝내고 페어 월 파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두 번째 곡을 배웠는데 ‘You and me’라는 곡이다. 이 노래는 통기타로 치는 게 더 듣기 좋아서 결국 통기타로 했다.

이 노래를 연습하면서 에피소드가 정말 많았다. 먼저 이 노래 처음 배웠을 때가 생각나는데, 그날 필리핀 쌤들 오피스에서 하이라이트 부분을 배웠었다. 방금 배웠는데 잘 부른다며 멜 쌤과 패트릭 쌤이 칭찬해 주셔서 기분 좋게 끝내고 나왔는데 하필 그날이 외식하는 날이라 애들이 지프니에 다 타서 나를 찾고 있었다. 까먹고 있어서 기숙사 앞에 가방을 내던지고 바로 지프니를 타러 갔다. 그때 든 생각은 친구들에게 드는 미안함과 ‘오늘 저녁에 패트릭 쌤이랑 갠플하기로 했는데 망했다’ 였다. 외식하러 가서도 그 생각밖에 안 들어서 통 쌤한테 전화 좀 해달라고 빌었었다. 그때 필리핀 쌤들게 너무너무 죄송했었다. 그래도 결국엔 잘 풀렸다. 하지만 그 후에도 내가 갠플 약속한 시간을 자주 까먹어서 팔에 네임펜으로 적고 다니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또 다른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순간은 패트릭 쌤과 오해가 생겼을 때다. 홈스테이가 끝나고 내가 한창 ‘난 잘하는 것도 없고, 갠플도 필리핀 쌤들이 없으면 못 하는데 페어 월 파티는 또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으로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쯤이었다. 필리핀 쌤들 오피스에 여느 때처럼 가서 멜 쌤과 노래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패트릭 쌤이 들어오셨다. 그리고 멜 쌤과 비사야어로 뭐라고 하시고 내 노래를 들으시는데, 표정이 안 좋으셨다. 원래 들어올 때부터 표정이 화나신 것 같아서 오늘 기분이 안 좋으신 줄 알았는데 연습하는 동안 음도 못 맞추고, 박자도 못 맞추는 나를 보니 점점 자괴감이 들어서 ‘패트릭 쌤이 나 때문에 화나신 건 아닐까? 내가 많이 답답하셨나?’하고 혼자 오해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필리핀 컬쳐 시간에, 원래 항상 인사를 했었는데 어색해서 말도 못 걸었고 패트릭 쌤도 따로 말을 안 거셔서 오해는 계속 커졌다. 그래서 그날 저녁에 은호 쌤을 붙잡고 하소연하며 펑펑 울었는데 감정이 북받쳐서 계속 울었다. 그때 마음속에 있던 그동안 힘들었던 것들과 스트레스도 다 쏟아내서 다 울고 난 후엔 시원했다. 공감해 주신 은호 쌤이 너무 감사했다. 이대로 필리핀을 마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먼저 말할 용기가 없어서 그냥 지내다가 어느 날 패트릭 쌤이 부르셔서 갔는데 멜 쌤과 패트릭 쌤이 장문의 편지를 노트북에 쓰시고 나한테 보여주셨다. 영어여서 기은 쌤이 옆에서 해석을 도와주셨다. 쌤들은 나에 대한 좋은 말을 엄청 써주셨고, 앞으로는 내 앞에서 비사야어를 안 쓰도록 노력한다고 하셨다. 너무 감사했고, 나 때문에 화나신 게 아닌 걸 아니 관계도 전보다 더 좋아졌다. 처음 오해했던 순간엔 너무 힘들었는데 지나고 보니 이 일이 있었기에 더 친해진 건 아닌가 싶다.

기말 때 쇼케이스 때나 리허설, 또 페어 월 파티 때도 항상 필리핀 쌤들이 구석에서, 공연을 하는 나를 보고 립싱크로 노래를 불러주셨는데 내가 가사를 까먹을까 봐 혹시 몰라서다. 또 앞을 볼 때 관객들을 보면 떨리는데 쌤들은 익숙해서 편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페어 월 파티 때 안 떨고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내 갠플에 마음 써주신 필리핀 쌤들게 너무 감사하다.

기말이 됐을 때 쌤들도 너무 바빠지셔서 같이 갠플을 하기엔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쇼케이스 때 받은 피드백으로 혼자 연습했다. 항상 혼자 무언가 할 때마다 딴짓하고 제대로 안 하고 노는 게 몸에 베어있었는데 이번엔 꼭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리핀 쌤들이 거시는 기대랑 옆에서 친구들이 연습하는 모습 때문이었던 것 같다. 처음엔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까 혼자 연습하는 것도 괜찮았다. 처음에 습관을 만드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은데, 뭔가 감을 잡은 것 같아서 좋았다. 가끔 기타 소리를 듣고 패트릭 쌤이 오셔서 과자를 주시고 간 적도 있다. 그럴 때 너무 감사했다.

결국 페어 월 파티엔 ‘You and me’를 올렸다 원래 일렉이었던 주제에서 노래도 추가하고 통기타로 좀 바뀌었지만 만족한다. 쇼케이스 때 너무 떨었었는데 막상 무대에 섰을 때 거의 떨지 않고 해서 잘한 것 같다. 사람들 앞에 많이 서봐야 한다는 게 뭔지 알 것 같다.

내가 갠플로 에세이를 쓴 이유는 개인 프로젝트를 통해서 가장 많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1학년 때 발표로 기타를 했었는데 그때 발표할 때 진짜 엉망이었어서 이번엔 꼭 맨날 연습해서 그래도 괜찮은 성과를 내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애들이 드러그 갈 때 쌤들 오피스에서 연습했다. 이렇게 연습한 것에 만족한다. 이번 기회에 꾸준히 하는 법을 알게 돼서 뿌듯하고 쌤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덤으로 노래나 기타 실력도 조금 는 것 같다. 필리핀에서의 경험은 나중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관계를 맺을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언젠가 혼자서도 무언가를 꾸준히 해야 할 때가 올 텐데, 그때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기타도 계속 치고 싶고 집에서라도 노래를 많이 부르고 싶다. 마지막으로 멘토 쌤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필리핀이 너무 그리울 것 같다.

결국 페어 월 파티엔 ‘You and me’를 올렸다 원래 일렉이었던 주제에서 노래도 추가하고 통기타로 좀 바뀌었지만 만족한다. 쇼케이스 때 너무 떨었었는데 막상 무대에 섰을 때 거의 떨지 않고 해서 잘한 것 같다. 사람들 앞에 많이 서봐야 한다는 게 뭔지 알 것 같다.

내가 갠플로 에세이를 쓴 이유는 개인 프로젝트를 통해서 가장 많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1학년 때 발표로 기타를 했었는데 그때 발표할 때 진짜 엉망이었어서 이번엔 꼭 맨날 연습해서 그래도 괜찮은 성과를 내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애들이 드러그 갈 때 쌤들 오피스에서 연습했다. 이렇게 연습한 것에 만족한다. 이번 기회에 꾸준히 하는 법을 알게 돼서 뿌듯하고 쌤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덤으로 노래나 기타 실력도 조금 는 것 같다. 필리핀에서의 경험은 나중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관계를 맺을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언젠가 혼자서도 무언가를 꾸준히 해야 할 때가 올 텐데, 그때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기타도 계속 치고 싶고 집에서라도 노래를 많이 부르고 싶다. 마지막으로 멘토 쌤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필리핀이 너무 그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