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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시작돼 행복으로 번져가는 스포츠, 플로어볼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폭염을 넘어 재난에 가까운 더위가 계속됐다.
그러나 이런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땀 흘리며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있었다.
‘플로어볼’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운동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찾고 있다는 이들.
이들을 만나러 천안여자상업고등학교를 찾았다.
글=윤현주 기자 20040115@hanmail.net
사진=채원상 기자
체육관 안은 몹시 소란스러웠다.
한쪽에서는 연습경기가 이뤄지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경기를 응원하거나,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는듯한 수다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플로어볼’을 통해 연을 맺은 교사와 학생들이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플로어볼’은 스웨덴에서는 축구 다음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다.
하키의 빠른 스피드와 박진감을 즐길 수 있지만 연성 플라스틱 재질의 스틱과 볼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적다.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기구만 주어진다면 날씨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학교 스포츠클럽을 중심으로 그 입지가 넓혀져 가고 있다.
천안 또한 예외는 아니다.
다만 다른 곳과 차이점이 있다면 플로어볼 보급의 중심에 ‘교사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2년 전 쯤에 플로어볼에 관심 있는 천안지역 교사들끼리 모임을 갖기 시작했어요. 플로어볼 교사모임 ‘패스트(fest)’는 플로어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뿐 아니라 교사들이 직접 플로어볼을 배워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어요. 플로어볼을 통해 사제동행을 실천하는 거죠.”
천안월봉중학교 권순신 교사의 대답에 “체육교사들만 있냐?” 물었더니 “체육교사가 중심이 되기는 하지만 한국사, 기술가정 등 타 교과 선생님 뿐 아니라 초등학교 교사, 원어민, 대학교수까지 총 32명의 교사가 함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함께하는 교사들은 자신이 속한 학교의 학생들에게만 플로어볼을 가르치지 않는다.
교사들에게 중요한 건 어느 학교 학생인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사들은 왜 바쁜 일과 속에서도 플로어볼을 배우고, 학생들에게 알려주겠다고 나선 걸까?
“아이들이 과거에 비해 체격은 좋아졌지만 체력은 약해지고 있어요. 학교 체육을 통해서라도 아이들이 체력을 길러야 하는데 날씨나 상황적 제약 때문에 체육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플로어볼은 실내에서 하는 운동이니 상황에 제약을 안 받잖아요. 그리고 다수가 함께 하니까 운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협동심과 사회성도 기를 수 있고요.”
아이들에게는 좋은 일임은 분명했다.
그러나 바쁜 일과 중에 따로 시간을 내는 일이 쉬울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천안여상 강문식 교사는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로서 만족도가 무척 높다”며 “플로어볼에 투자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이야기 했다.
“학교에 부적응하는 아이들이 플로어볼을 통해 친구와 가까워지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는 걸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그리고 처음엔 5분도 채 뛰지 못했던 아이들이 6개월 정도 운동을 계속 하면 눈에 띄게 체력이 좋아지는데 그걸 봐도 기분이 좋고요. 아이들의 변화가 눈에 보이니까 교사로서 만족감이 클 수밖에 없어요.”
그도 그럴 것이 천안여상 플로어볼팀은 창단 4년 만에 ‘제7회 협회장배 전국플로어볼챔피언십’에서 여고등부 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면 학생들 중 5명이 국가대표 상비군 테스트에 통과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플로어볼팀 학생들이 처음부터 특별한 기량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다.
스스로 운동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방과 후 활동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플로어볼을 접하게 되고 즐기기 시작하면서 좋은 결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교사들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플로어볼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그 첫 시도는 ‘충청남도 플로어볼 협회’를 만든 것이다.
“대한플로어볼협회에서는 우리 단체가 ‘충청남도 플로어볼 협회’라는 걸 인정받았어요. 하지만 아직 도체육회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한 상황이에요. 각 시군에 다른 단체 두 개 정도는 있어야 인정이 되는데 아직은 그 요건을 채우지 못한 거죠. 그래서 조금 더 분발해 보려고 합니다.”
‘충청남도 플로어볼 협회’는 오는 25일 ‘호서대학교 제1회 총장배 초중고 교사대회’를 주관하며 협회로서의 입지를 굳혀 갈 예정이다.
첫댓글 멋진 사진과 기사내용인거 같습니다. 앞으로 충남협회의 발전이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