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예수님의 왕 통치가 시작되었습니다”(??) /여호와의증인

[朴大山 牧者]

“1914년 예수님의 왕 통치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단들에 의해 오용되는 성경구절 (33)- 단 7:13-14

2011년 08월 22일 (월) 07:34:31

장운철 kofkings@amennews.com

여호와의증인 지역대회가 매년 8월 경에 열린다. 우리네 식으로 말하면 수련회와 같은 집회다. 금년에도 서울 잠실실내체육간에서 열렸다. 필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도 참석해 보았다. 몇 해 전 취재차 집회에 방문해 본 바 있다.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 참석했을 때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지루하기까지 했다. 연사자들의 계속된 자화자찬 식의 연설들이 이어졌다. 기자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참석한 신도들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노트를 꺼내들어 필기를 하던 일부 신도들도 점차 펜을 내려놓고 단상을 ‘멍~’하니 바라보기 시작했다. 반나절이 지나자 몸을 비비꼬는 이, 조는 이 등 상당수가 흐트러졌다. 아이들은 이미 가지고 온 게임기 세상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연사들의 반복되는 주장 하나가 필자의 귀에 들어왔다. ‘1914년’과 관련된 내용이다. ‘1914년 예수께서 하늘의 왕으로 등극하여 통치하기 시작한 해’라는 내용이다. 여러 명의 연사들이 그 연도에 큰 의미를 두며 계속 강조했다.

그 연도에 관한 내용을 여호와의증인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1914년에 여호와께서는 예수에게 자신이 약속하셨던 권위를 주셨습니다. 그 때 이후로 예수께서는 여호와께서 임명하신 왕으로서 하늘에서 통치하고 계십니다.―다니엘 7:13, 14”(여호와의증인 공식홈페이지, www.watchtower.org ‘하느님 왕국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위 내용을 요약하면 한 마디로 ‘1914년에 예수님의 왕 통치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여호와의증인은 단 7:13-14의 성구를 들었다. 먼저 이런 의문이 들었다. 여호와의증인은 정말 단 7:13-14의 성구가 정말 ‘1914년’ 등과 같은 엉뚱한 주장을 입증해 준다고 생각하는가? 이다.

지역대회 집회 중 쉬는 시간에 주변 신도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물론 1914년에 관한 내용이다. 그 신도는 앵무새 같이 주장했다. ‘예수님이 왕으로 하늘에서 통치하기 시작한 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성경 여러 곳에서 그것을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여러 성구들 중에 단 7:13-14이 대표일 것이다. 그러니 홈페이지에 기록해 놓지 않았는가?

과연 단 7:13-14은 여호와의증인의 기대처럼 1914년이라는 연도를 지지해 줄까? 또한 예수님이 왕으로써 하늘에서 통치하신다는 내용을 증명해 줄까? 살펴보자. 먼저 성경구절이다.

“13 내가 또 밤 환상 중에 보니 인자 같은 이가 하늘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에게 나아가 그 앞으로 인도되매 14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고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다른 언어를 말하는 모든 자들이 그를 섬기게 하였으니 그의 권세는 소멸되지 아니하는 영원한 권세요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아니할 것이니라”(단 7:13-14, 개역개정).

먼저 위 성경구절에서 ‘1914년’의 숫자를 찾아볼 수가 없다. 그에 대한 힌트조차 마찬가지다. 전혀 없다. 본문의 앞뒤 전후 문맥을 읽어보아도 변함없다. 1914년 관련 그림자도 만나볼 수 없다.

다른 번역성경도 함께 살펴보자.

“13 내가 밤에 환상을 보고 있는데 마치 사람 같이 생긴 분이 하늘 구름을 타고 왔다. 그가 영원 전부터 살아계신 하나님께 나아가자 누군가가 그를 하나님께로 인도했다. 14 하나님이 사람처럼 생긴 분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셨다. 백성들과 나라들과 각기 다른 말을 쓰는 모든 사람은 그를 섬겨야 했다. 그의 다스림은 영원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다”(단 7:13-14, 쉬운성경).

“13 In my vision at night I looked, and there before me was one like a son of man, coming with the clouds of heaven. He approached the Ancient of Days and was led into his presence. 14 He was given authority, glory and sovereign power; all peoples, nations and men of every language worshiped him. His dominion is an everlasting dominion that will not pass away, and his kingdom is one that will never be destroyed”(단 7:13-14, NIV).

역시 없다. 그렇다면 여호와의증인들이 본다는 신세계번역판에는 1914년이라는 연도의 숫자가 나올까? 그것도 살펴보자.

“13 내가 밤의 환상 중에 계속 보고 있는데, 보라! 하늘의 구름과 함께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오고 있었다. 그는 ‘옛날부터 계신 분’에게 나아가게 되었으며, 그들은 그를 그분 앞으로 가까이 데리고 갔다. 14 그러자 그에게 통치권과 위엄과 왕국이 주어져, 백성들과 나라들과 언어들이 모두 그를 섬기게 하였다. 그의 통치권은 사라지지 않고 한정 없이 지속될 통치권이며, 그의 왕국은 파멸되지 않을 왕국이다”(신세계번역판).

그들의 성경에서조차도 등장하지 않는다. 여호와의증인들은 1914년 관련 주장을 펼치고 그 증거 성경구절로 단 7:13-14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 성구는 전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지 않다. 어떻게 된 일인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1914년 관련 주장은 성경과 전혀 관계가 없는 거짓이기 때문이다. 1914년은 여호와의증인 창교자 러셀이 종말에 관한 직통계시를 받았다는 해였다. 성경 단 7:13-14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연도다. 러셀의 직통계시는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당연한 일이다. 성경에서 종말을 ‘시한부’로 언급한 바가 없기 때문이다.

러셀의 불발 이후, 여호와의증인은 또 다른 희한한 주장을 만들어냈다. 바로 그해(1914년)는 예수님의 왕으로써의 통치가 시작된 때라는 것이다. 1914년을 버리자니 자신들의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 될 것이고, 그대로 인정하자니 말도 안 되는 것을 피해가 보려고 한 듯하다. 그러나 결국 1914년에 무엇이 되었다는 식의 주장은 전혀 성경적인 지지를 받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단 7:13-14은 ‘예수님의 왕 통치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설명하는가? 마치 예수님이 그 이전에는 왕이 아니었다가 단 7:13-14절 시점에 와서 비로소 왕으로 통치를 시작했다는 말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단 7:13-14은 그 앞의 구절과 연관 지어 살펴보아야 한다. 하나님을 모독하는 짐승이 죽임을 당하고 그 남은 짐승은 권세를 빼앗겼으나, 그 생명이 보존되어 정한 시기를 기다리게 된다(단 7:11-12). 이때 새로운 세력, 즉 ‘인자 같은 이’가 구름을 타고 오게 된다(13절). 그리고 그의 나라가 출현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영원한 권세를 가진 그를 섬기게 된다. 그의 나라는 우주적이며 예수님은 영원토록 통치하게 될 것이다(이성훈, 다니엘-두란노 HOW 주석 시리즈, 두란노, 2003, p.175). 결국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성취될 하나님 나라의 임재가 예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후쿠마주석, 다니엘 7장). 따라서 여호와의증인의 ‘예수님이 왕으로 등극해서 1914년부터 통치하기 시작했다’ 식의 말은 비성경적인 주장일 뿐이다.

성경본문의 ‘인자 같은 이’라는 말을 좀더 연구해도 여호와의증인과 같은 엉뚱한 주장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인자 같은 이’는 요한계시록 1:13, 14:14 등에서도 나타나는 독특한 용어다.

‘인자 같은 이’(ομοιον υιον ανθρωπου) 또는 ‘인자’(υιον ανθρωπου)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난해 구절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그 의미를 전혀 접근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인자 같은 이’ 또는 ‘인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하는 용어로 본다. ‘인자’의 표현은 당시 메시야를 뜻하는 특별한 용어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인자 같은 이’(ομοιον υιον ανθρωπου) 또는 ‘인자’(υιον ανθρωπου)의 용어는 비록 정관사(ο)가 없지만, 동반하는 소유격으로 한정된 ‘아들’이라는 뜻의 ‘그 사람의 아들 같은 이’(one like the Son of Man)라고도 번역될 수 있다. 흔히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묘사한 내용과 인자(그 사람의 아들)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인자 같은 이’의 표현에 대해 필립 E 휴즈는 “이 형상(인자 같은 이)은 의심할 여지없이 지금은 마땅히 그가 받아야 할 영광 가운데 찬연히 빛나는 성육하신 아들 그리스도이시다”고 결론지었다(Hughes Phlip E., Revelation, 오광만 역. <요한계시록> 서울 여수룬, 1993). 홍창표 교수는 ‘인자 같은 이’의 표현이 그 동안 ‘천사 같은 이’나 ‘한 인간’ 등으로 이해해 온 경우도 있다며 본뜻은 다니엘 7:13절에서도 암시하고 있듯이 ‘높임을 받으신 그리스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창표, p.212).

단 7:13-14은 이미 예수님이 ‘메시야’임을 가리키고 있다. 장차 그분과 그분의 나라가 임하게 될 때 악한 무리들이 어떻게 될 것임을 소망적으로 그려주고 있다. ‘1914년’에 어쩌고저쩌고 되었다는 식의 주장은 전혀 맞지 않는 비성경적인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