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 그레이스 켈리를 찾아서
36일 간의 프랑스 여행
에즈에서 모나코까지는 불과 7~8Km, 바로 옆 동네이다. 모나코, 바티칸, 안도라, 산 마리노, 리히텐슈타인... 초등학교 때 지도찾기 놀이를 하면서 귀에 박힌 세계에서 가장 작은도시국가들. 도대체 어느 정도로 작을까 하고 궁금해 했던 기억이 있다. 로마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은 일반적인 개념의 국가가 아니므로 그렇다치고, 나머지 국가들은 어느 정도 일까 역시 궁금했다.
사실은 피레네 산맥 한 가운데 있는 안도라를 이번 여행 코스에 넣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거기를 넣는 경우 여행의 일정이 이틀 정도는 더 길어질 것 같아서 포기하고 소국 경험은 모나코만 하기로 했다. 옛날 지리 시간에 배웠던 프랑스 남부의 휴양지. ;리비에라 해안, 칸느, 니스, 모나코는 항상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동경의 여행지였다.
게다가 미국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 1929~1982)가 일약왕비가 된, 동화 신데렐라가 현실이 된 곳이라는데... 그레이스 켈리가 게리쿠퍼와 공연한 영화 '하이 눈'을 꽤나 조숙했던 나는 국민(초등)학교 3학년 때 보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가 모나코 왕비가 된 것은 이미 1956년. 내가 그 영화를 보기 3년 전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이후 이미 부산 시내의 모든 개봉관의 상영 영화를 줄줄 꿰고 있었던 나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좋아했고, 마릴린 몬로를, 소피아 로렌을, 잉그릿 버그만을, 그레이스 켈리를, 오드리 헵번을 마음 속의 연인으로 삼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예쁜 여배우들에 빠져 있었다. 그 중의 한 사람, 그레이스 켈리... 그녀의 도시, 아니 그녀의 왕국에 온 것이다.
궁궐 내부 입장료를 무려 8유로나 냈는데 사진은 무조건 금지란다. 그래서 내부 사진은 하나도 남은 게 없다. 그런데 이소공국의 궁에서 본 여러가지 집기며 소품들이 여느 유럽 왕가의 유물들 못지 않게 화려하고 다양했다는 것이 나의 소감이다. 그리고 이젠 모나코를 떠난다. 이탈리아와의 국경도시 망통으로 간다.
카지노의 도시 몬테 카를로는 그냥 건너뛴다. 우리 부부나 이, 조선생님 부부나 도박에는 관심이 없다. 조수석에 앉아서 찍은 몬테 카를로의 흔적 몇 커트...
로고를 봐서는 벤틀리 같다. 역시 돈이 넘치는 동네 답다.
아내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래도 모나코에 왔으면 몬테 카를로의 제일 큰 카지노 앞에서 사진이라도 한 장 남겨야 되는 것 아니냔다 앞으로 평생 모나코에 못 와볼 건데...... 하긴 그 말을 듣고보니 그 말도 맞는 것 같은데 이미 늦었다. 차는 이미 망통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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