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018
동봉
가뭄, 드라우트Drought
겨울가뭄이 기승을 부립니다
이른바 한발旱魃이지요
가물한旱자에 가뭄발魃자입니다
발魃은 가뭄귀신발魃자라고도 하지요
가뭄干이란
햇볕日은 내리쬐는데
수분은 모두 증발하여
바싹 마른干 대지와 함께
공기干마저 파삭파삭해져가는
그런 기후일 것입니다
메마른 인정이 가뭄입니다
적셔 줄 촉촉함이 없는 까닭입니다
이들 가뭄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가뭄이란 가뭄귀신魃이
약육강식의 영역 싸움에서
비 맡은 귀신鬼을 쫓아낸叐 까닭입니다
비 맡은 귀신이 떠나가자
가뭄의 메마름은 계속되고
가뭄귀신마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그냥 훌쩍 떠나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예로부터 가뭄이 계속되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냈는데
이는 가뭄귀신魃을 불러들여
다시 함께 살자는
이른바 회유제懷柔祭였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사람사는 곳에 귀신이 살고
귀신도 못사는 메마른 곳에서는
사람도 살지 못한다는
인귀동서성人鬼同棲性 때문이었습니다
그만큼 생명이 살아가는데
물보다 우선하는 조건은 없다는
소중한 진리가 숨어 있는 것입니다
요즘 다시 고개를 쳐드는
강원 지역의 계속되는 가뭄이
걱정은 걱정입니다
만 6년 전에 강원도는 물론
내 머물던 아프리카 탄자니아도
엄청난 가뭄으로 고생했는데
지금은 어떤지 다들 걱정입니다
가뭄은 물걱정을 불러오고
가뭄은 불걱정을 불러오고
가뭄은 바람까지 불러옵니다
그래서 가뭄걱정은
생태계의 삶의 걱정으로 이어지지요
01/18/2015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93B3654BAD2A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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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의 새벽 편지-018
실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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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1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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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뭄을 적셔줄 촉촉한 인정의 정겨움이 샘솟길 바라며 두 손 모읍니다
꽃은 피어날 때 향기를 토하고
물은 연못이 될 때 소리가 없다지요
한 송이 꽃이 피듯
침묵하고 있어도 마음깊이 저절로 향기를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날이네요
인간의 정이 촉촉하게 배어들어
가뭄 속 꽃향기 날리는~
정이 넘치는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