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이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왕십리>
/김종삼
새로 도배한
삼간초옥 한칸 방에 묵고 있었다
시계가 없었다
인력거가 잘 다니지 않았다.
하루는
도드라진 전차길 옆으로 챠리 챠플린 씨와
나운규 씨의 마라돈이 다가오고 있었다.
김소월 씨도 나와서 구경하고 있었다.
며칠 뒤
누가 찾아왔다고 했다
나가본즉 앉은 방이 좁은
굴뚝길밖에 없었다.
카페 게시글
내가 읽은 詩
질문해도 될까요(9)- 왕십리 / 김소월, 김종삼
이정은
추천 0
조회 47
24.03.01 05:44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왕십리 다른듯 닮은 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