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무산(452.5m,사천),이구산,성황당산,선황사~한티재

[산마루]

 흥무산(興霧山·452.5m)은 운무에 싸여 신비스러운 기운을 풍긴다고 불리는 이름이다.

성황당산(城隍堂山)에서 시작하여 남동쪽으로 10km를 넘게 쭉쭉 뻗어나가는 산줄기는 한티재에서 일단 그 맥을 갈아 앉힌다.

다시 한티재(목넘재)를 건너 지내등(402.5)을 타고 유터지재를 지나 남으로 나아가면 향로봉(578.3m)에서 동서로 뻗어있는 와룡지맥을 만난다.

 이구산(尼丘山)은 공자가 태어난 곳에서 따온 이름으로 주변에서 뛰어난 학자가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붙인 이름.

성황당산성은 신라시대의 성으로 둘레가 1.5km로 성 안에는 우물과 연못도 있었다고 하고, 산신 제단은 깔끔하게 복원돼 있다.

와룡·봉명·각산과 함께 사천4대 명산으로 불린다.

 상사바위는 남자가 몸을 던져 죽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무당의 딸 귀순이 도령에게 먼저 '고백'했다가 거절당하자 앓다가 죽었다.

귀순이 죽고 나자 도령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저승에서라도 귀순의 사랑을 받아주고자 상사바위에서 뛰어내렸다는 전설이다.

상사바위에선 구룡저수지 너머로 와룡산 산줄기가 선명하고,막힘없이 터지는 시원한 조망은 상쾌하기 이를 데 없다.

 철탑을 돌아서면 우측 지능으로 안종 능지가 보이고, 조금 더 내려서는 고자고개(顧子峙)에선 고려 현종과 그의 아버지 왕자 욱의 슬픈 전설이 스며있다.

안종은 고려 8대 임금인 현종의 아버지로 이름은 왕욱.

아들 현종이 왕위에 오르자 안종으로 추존됐던 인물이다.

 왕욱은 이곳에 유배되었을 때 당시 2살이던 아들이 아비를 애타게 찾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성종이 인근 배방사에 아들을 거주하게 해 주었다.

왕욱이 매일 아들을 만나고 돌아가다가 고갯마루에 서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고개가 고자고개다. 

이 길에 고려 현종의 부자상봉길(10km)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지난해에는 '아버지 욱이 아들 순을 되돌아본다'라는 주제로 '고려 현종 부자상봉축제'도 열렸다.

 왕욱은 지관에게 자기가 죽으면 엎드려 장사(복시이장 伏屍而葬)지내게 했다.

사천은 물이 북쪽으로 흐르는 역수(逆水)의 땅이라 이를 다스리기 위해서란다.

이런 때문인지 명당의 발복으로 아들(현종)이 왕위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산행궤적

12.65km를 4시간 걸었다.

사천 Ic에서 빠져나온 우리 버스는 선황사 안내판이 있는 'ㅏ'자 갈림길에서 멈춘다.

우회전을 하여 선황사 방향으로 조금 더 들어갈려고 하였으나 궂이 좁은 일방도로를 무리하게 들어갈 이유는 없을 것.

오랫만에 전형적인 봄 날을 맞아 전원이 A코스를 선택하여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선황사와 대승암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침곡저수지를 지나고...

코 앞에 보이는 'ㅓ'자 갈림길은 대승암과 선황사의 갈림길.

좌측 선황사 방향을 향하여 다소 경사진 길을 오른다.

갈림길의 이구산과 성황당산의 이정표.

선황사 입구의 잘 단장된 묘지 옆에 동성 이씨 효행비가 있고...

조금만 더 오르면...

사천 성황당산성(경상남도기념물) 안내판과 성지 표석이 세워져 있다.

입구의 'Y'로 갈림길에서 우측은 선황사이고,좌측에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산길은 어느쪽으로 가도 무방하지만...

은은한 염불소리를 들으며 선황사 앞마당을 관통하며 종각 우측길 계단으로 올라야...

운동기구가 비치돤 성황당산을 바로 올라설 수 있다.

성황당산에선 개발 중인 사천읍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서래야님의 성황당산 코팅지

성황당산에서 전열을 정비한 후 단군상을 닮은 산신상을 대면한다.

잘 쌓은 돌담 안에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제단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산악회 시산제를 지냈으면 딱 좋겠다.

이 코스는 사천시민들의 트레킹길이며, 부산일보 '산&길'취재를 통하여 부산시민들에게도 알려졌다.

성황당산에서 이구산 흥무산 방향(7.6km)으로...

솔숲길을 이어간다.

하늘로 쭉쭉 뻗은 소나무 주위에는 파란색 덮개에 덮힌 소나무 무덤들도 간간이 보인다.

육각 정자와 이구산 표석,그리고 운동기구 등이 있는 361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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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표정의 일행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

이정표는 지나치리만치 친절하다.

무심코 내려서다 예사롭지 않은 돌계단을 돌아보니 허물어진 성곽으로 보인다.

산길은 계속 솔숲으로...

둘레길 수준의 평이한 길.

국관사 가는 갈림길이 이구산 실질적인 봉우리.

안내판과...

서래야님의 이구산(378.6m) 코팅지.

실질적인 이구산 정상에서 10여분 만에 상사바위에 닿았다.  솔숲길 다소 답답한 산길에서 추종을 불허하는 조망바위가 전설의 상사바위다.

구룡저수지 바로 위로 구룡산(387.2m)과 그 뒤로 하늘먼당산(570m),더 뒤로 와룡산이 하늘금을 그린다.

하늘먼당 우측 뻗어가는 끄트머리엔 봉두산(465.1m).

산자락이 내려앉은 벌판 저 끝자락 산줄기는 향로봉(578.3m)인 듯.

구룡저수지와 구룡산과 한늘먼당.

상사바위의 전설은 여느 전설과 달리 여자가 먼저 프로포즈하고, 상사바위에선 남자가 뛰어내렸다는 게 특이하다.

자기를 사랑하다 사랑병(상사병)에 걸려 죽은 여자의 한을 풀어주기 위하여 뛰어내렸다고 하니,짜슥~

또 돌담을 만나 올라섰더니...

구룡봉이라는 이름을 얻었네.

바다를 낀 마을엔 무속과 토속신앙이 발달하여 여러 형태의 제단이 마련되어 있는 것을 더러 보았는데, 아마 이것도 그런 형태의 하나로 보인다.

철탑이 있는...

이 지점엔 구룡저수지에서 임도가 여기까지 올라와 있고, 특별 고압전선의 무시무시한 경고판이 설치되어 있다.

등산 안내도는 현위치도 명시하지 않은 주먹구구식이라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잡목 사이로 제법 큰 산(흥무산)이 앞을 가로막아 우측으로 눈을 돌려...

살짝 잡아 당기니 지능 줄기에 안종능지가 추측된다.

고자고개(고자치) 임도에 내려섰다. 고자고개엔 잘 지은 육각정자가 마련되어 있어...

한동안 쉼을 한다.

축제를 열었다더니 그 현수막엔 '아버지 욱이 아들 순을 되돌아 본다.'라고 적혀있다.

이 길은 '고려 현종 부자 상봉길'

비까번쩍 단장을 마친 육각정자에서 우리 한마음의 꽃들이 빵긋 피었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연출되는 것도 흥무산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40여명 전 회원이 100% A코스를 걷는 건 아마도 오늘이 처음일 것.

포토존이 만들어져 있고...

귀양간 아버지가 그리워 배방사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고려 8대 현종(순)과 아버지 안종(安宗,왕건의 여덟째 아들 욱)의 애끓는 부자의 정이 기본 줄거리다.

10km를 걸어 배방사까지 가서 아들을 만나고 고자(顧子)고개에서 아들이 있는 배방사를 돌아봤다고 '돌아볼 고(顧)'를 써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종( ~ 996년)은 고려 초기의 왕족이자 추존왕이이고, 그의 아들인 현종은 고려의 8대왕으로 어머니는 경종의 둘째 비인 헌정왕후이다.

계보를 통해 보면 고려왕조는 헌정왕후와 안종 욱의 계통으로 이어나간다.

아버지 욱이 경종의 둘째 비와 사통을 한 사실이 밝혀져  안종은 귀양을 갔으며, 992년 태어난 이 아이가 바로 현종이니 사생아인 셈.

안종을 능화봉 밑에 장사하였으므로 지금도 그 골 이름을 능화리(陵華里)라 한다.

고자고개에서 세멘트 임도를 따라 5분 정도 사남면 쪽으로 내려오면 안종능지 가는 길 이정표와 안내판이 있다.

안종능지 입구의 이정표와...

안내판

그리고 안종능지 가는 길 표석이 있다.

자기가 죽으면 복시이장(伏屍而葬,시신을 엎드리게 장사지냄)할 것을 유언하여 아들이 왕위에 오르게 되었고,왕위에 오르자 아버지를 안종으로 추존하였다.

이후 송도로 이장하여 건릉(乾陵)이라 하였고 잊혀져 있던 능지에 표석을 세웠다고...

안종능지로 올라가는 길은...

돌계단 편백숲길이다.

돌계단은 이쯤에서 끝나고 가파른 길을 올라야만...

안종능지가 나타난다. 썰렁한 지능선 한자락에...

1986년 사천문화원에서 안내판을 세웠다.

비석과 문,무인석이 있는 이 묘지는...

안종능지와 아무 상관이 없는 성주이씨 묘지이다.

안종능지에 있는 사천시 안내판.

"와룡산이 남쪽 궁벽한 곳에 있으니 왕자가 멀리서 와 이곳에 놀았더라.

옛 모덤 허물어져 풀만이 무성하고 까마귀 슬피울어 석양의 수심을 보내네!"

잊혀진 능지를 다시 돌아보는 박치용 고문님.

그리곤 한 차례 된비알을 치고 오른 후 408.3봉에 닿았지만 인적은 거의 없고, 능선을 따라 이리저리 희미한 흔적을 따랐더니... 

돌탑이 있는...

돌탑봉에 닿았다. 이 돌탑봉은 고자고개에서 바로 직등하면 만나는 곳.

이 후 평이한 산길을 따라 얼마간 걷다가...

 우측으로 90도 꺾이는 이 이정표에서 '새마을도로2.2km' 방향을 따라야만 한다.

 그리고선 한 차례 된비알을 치고 올라야만 오늘의 최고봉인 흥무산에 닿을 수 있고...

정상에선 우리 한마음의 이형규 회장님이 우리들을 기다린다.

코팅지와...

흔무산 삼각점

흥무산에서 불과 100여 미터 지점에 우측으로 희미한 종천리 가는 갈림길이 있지만 벌목과 거친 산길이 내키지 않아...

주능선을 따랐더니 우리 버스가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네.

 한티재의 트레킹 코스 안내판은 "이구산~흥무산"

내려와서 돌아본 한티재 날머리.

이구산의 유래는 아무래도 유학을 공부하는 식자들의 우환(?) 으로 생긴 이름 같다.

다시 한티재에서 능선을 이어가면 향로봉에 닿을 수 있을 것.

 이 철망배수구는 한티재의 철망휀스를 건널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서 한티재 고개에서 소산마을 방향 100여 미터 내려가면 뚫려있고,

배수구를 따라 밧줄이 드리워져 있어 암벽타기 하듯 능선에 붙을 수 있다.

주차공간이 있는 소산마을 표석이 있는 마을 입구다.

모처럼 맞은 따스한 봄볕에서 옹기종기 둘러앉아 산행허기를 메운다.

당태종도 자신의 욕망앞에서 무너졌다.

그들의 죄는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은 죄다.

두려워 할 것은 오로지 백성뿐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

영원히 나라 안정을 누리고자 하되 마음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면

뿌리를 베고서 나무가 무성하길 바라고,

원천을 막고서 물이 멀리까지 흐르기를 바라는 것.

요즘 정치판에서 회자되는 헌법 제1조 2항이 떠오른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