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노변정담(爐邊情談) |
너무 추워서
그들은 어떻게들 지내고 있을까?
이렇게 추울 때
따뜻한 방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것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추위도, 가난도,
배고픔도, 헐벗음도
깊~은 바닥에서 기어봤기에
이렇게 감격스럽지 않는가?
체질상 따뜻한 곳에서 잘 수 없어
거실로 튀어나와
평상복차림으로 소파에서 뒹굴며
잠시 졸다가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홀로앉아 노변정담을 나눈다.
노모와 동생들, 어린 것들
아홉 식구 데리고
비닐하우스 맨바닥에서
겨울을 나던 모습이 아른거린다.
춘하동복 겹겹이 껴입고
장롱이 비도록 깔고 덥고
그래도 추워서 덜덜덜
그러나 잘 견디고 따라줘서
교회를 건축할 수 있었던 시절
그때가 참 행복했고 그립구나!
인도네시아 선교사 큰아들
수시로 화상통화 손자들 재롱
구김살 없이 잘 자라고 있어서 감사
며칠 전 며느리 팔이 부러졌으나
목이 부러지지 않은 것 감사
도시로 나가 큰 병원에서
수술 잘 마치고 퇴원해서 감사
큰 손자 등록금을 분납하도록
학교에서 배려해 줬다고 감사
며칠 후 또 감사 |
오래전 친지가 들어준 보험이
수술비 하고도 거금이 남았다고
무정한 시아버지 왈
에미야! 한쪽 팔, 마저 부러뜨리자!
그래도 웃고 기뻐하는 며느리
어려운 때 팔을 부러지게 해서
기적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감사
가문의 보배, 누구 이런 며느리 봤소?
어린 것들 들춰 업고
개인레슨, 떡볶이장사, 김밥장사.
마누라와 자식들만 제외하고
오토바이도 팔고, 승용차도 팔고
값진 건 모두 팔아
대학생선교에 열정
먹이고 재우며 수많은 제자들 길러서
일자리도 만들어 지도자로 배출하는
실속 있는 선교에 감사
언제나 암시랑치도않소! 라고
항상 기쁨이 충만하니 감사
나보다 행복한 아버지가 또 있을까?
속담도 바꿔놓은 “형만 한 동생들”
한 번도 아버지를 실망시킨 일 없고
힘든 과정도 묵묵히 스스로 극복하고
지구촌 곳곳에서 여호와 닛시,
승리의 깃발을 높이 휘날리는 너희들
어찌 아니 기쁠쏘냐?
명절이라고 어쩌고저쩌고 했다는데
아버지의 마음이 화로보다 뜨겁구나!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구나!
춥고 배고픈 자들, 소외된 자들,
얼마나 힘들고 고생이 많을까?
얘들아!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 살자”는
고조할아버지께서 주신 기도배턴(baton)
대대손손 떨어뜨리지 말자!
설날 말씀을 묵상하며(에스겔38장)
김윤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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