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그녀, 꽁치 부인
대게 조업이 끝나면, 꽁치가 시작된다. 벌써, 남쪽 항구에서는 꽁치가 잡히기 시작하고, 마지막 대게 그물을 걷어들인 순서대로, 오징어 잡이를 하기 전, 잡어 잡이와 꽁치 잡이로 나뉘어진다.
봄철이면, 난류를 따라 꽁치가 남쪽에서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완전히 난류가 자리잡으면, 가까운 바다로 몰려와 해초에 산란을 하게 되는 것이다.
초창기 5월에는 남쪽 먼 바다로 나가기에 이틀만에 들어오지만, 6월에 들어서면, 산란을 하러 꽁치가 가까운 바다로 다가오기에 하루만에 배가 돌아온다.
꽁치배가 들어오고, 꽁치 상자가 쌓이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중매인들과 상인들은 꽁치의 상태를 점검한다.
나도 그들 중에 한 사람이 된다.
꽁치의 은빛이 항구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은빛에 흥분한다.
꽁치 상자에 얼음이 덮혀지고 리어카꾼들과 화물차에 꽁치들이 실려 나가면서, 꽁치의 은빛은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녀가 나타난다. 꽁치배 선주 이자 대게 선주 부인,
그녀는 맹활약을 시작된다.
꽁치배가 아니더라도 어판장에서 그녀의 악다구니는 악명이 높은데, 항구는 그녀의 독차지가 된다.
그녀의 높고 날카로운 목소리는 높다란 어판장 천정에 부딫혀서 동해 바다로 퍼져나갈 지경이다.
은빛 꽁치 조차도 그녀의 위세에 그 빛이 희미해질 정도다.
그녀의 악다구니와 사나움에 시비를 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녀의 욕망은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화려하고 복잡한 눈속임 테크닉 조차 없는 그녀의 시비는 보는 사람을 시원하게 한다.
그녀는 항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누군가 그녀를 천박하고 더러운 년이라고 욕을 한다고 해도, 나는 그녀의 솔직한 삶에 찬사를 보낸다.
그녀는 꽁치의 신선한 은빛을 닮아 있다. 마치, 30년전 묵호항 어판장 앞, 술집 색시들의 빨간 루즈 빛을 닮아있기도 하다.
둘의 공통점은 솔직하고 간결하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에 매료된다.
어디선가, 30 년전 술집 작부들의 젓가락 장단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그 속을 헤매고 다녔던 사춘기 시절의 내가 보인다.
게다가 그녀의 날렵한 몸매는 꽁치를 닮아 섹시하기 까지하다.
이제, 그녀는 꽁치 부인이라 불리 워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그녀를 꽁치 부인이라 부르기로 했다.
꽁치 부인이 드디어 날아 올랐다.
그녀의 과거의 아픔은 꽁치의 은빛으로 보상이 되었다.
나는 그녀의 은빛에 박수를 보낸다.
첫댓글 꽁치부인~~
만세 ㅎㅎㅎ
저도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