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란 머릿속에 있고 신경계라는 더 큰 체계에 연결되어 있는 몸의 일부를 가리킨다. 뇌를 포함한 신경계는 우리의 마음, 예컨대 사고, 기억, 지각, 감정과 같은 것의 위력을 설명하는 데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 널리 믿어진다. 실제로 어떤 과학자와 철학자들은 마음이 곧 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뇌의 개념과 마음의 개념이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내 생각으로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즉 경험을 가지며, 생각하고 느끼고 계획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뇌가 있다는 것은 어떤 종류의 신체 기관이나 신체의 일부가 있다는 것이다. 일상 언어는 이에 관해 좀 애매할 때가 있으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일상에서 ‘지능이 있다’라는 말은 뇌가 있는가의 문제를 말한다.
이 책의 중심 주장은 의식-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며 세계가 우리에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이해하려면 뇌가 하나의 성분일 뿐인 더 큰 체계를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의식은 뇌가 혼자 힘으로 성취하는 어떤 것이 아니다. 의식은 죄, 몸, 세계의 공동 작전을 요구한다. 사실, 의식은 환경의 맥락 안에 있는 완전한 동물의 위업이다.
한 마디로, ‘당신은 당신의 뇌’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에게 뇌가 있음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물론 당신에게 마음이 있음을 부인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마음이 있으려면 뇌만으로는 부족하다. 뇌에게는 마음이 없지만, 사람과 동물에게는 마음이 있다.
뇌는 우리 안에 있는 의식의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주변의 세계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동안 능동적으로 하는 무언가다. 뇌라는 특정한 신체 기관이 우리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뇌가 의식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이해하고 싶다면, 우리는 뇌 말고도 더 커다란 몸, 그리고 우리 자신이 처한 환경과 관련해서 뇌가 하는 일을 바라보아야 한다. 최고의 새로운 과학은 철학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몸과 세계를 포함해서 자신을 파악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이정모교수(성균관대학교)는 이 책의 메시지를 저자의 주요문장을 인용하여 정리한다(서문).
“당신은 당신의 뇌가 아니다. 뇌는 마음과 같지 않다. 마음(의식)은 뇌와 몸, 그리고 환경(다른 인간과의 관계 포함)의 상호작용 활동에 의존한다. 의식의 문제는 다름 아닌 생명의 문제다. 마음은 삶이다. 마음은 뇌의 소프트 웨어가 아니다.
유기체의 삶은 (뇌의) 내부에 있지 않다. 삶은 습관이다. 습관에는 세상이 필요하다. 세계는 뇌 안에 만들어지거나 뇌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의미는 (환경과의 행위적 활동) 관계에서 (비로소) 생겨난다. 뇌 혼자서 무엇을 이룰 수 없기에 실상 모든 의미는 머릿속에 없다. 뇌가 하는 일은 사실상 환경을 다루는 일을 조정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험을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뇌 자체에서 일어나는 신경 활동이 아니다. 우리와 사물(환경)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역동적(행위, 활동) 관계다.
마음을 세포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춤을 근육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뇌 영상은 마음을 보여주는 사진이 아니다. 뇌가 의식의 자리라는 생각은 신경과학자의 경솔한 확신이자 착각에 불과하다. 우리가 우리의 뇌의 신경적 활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은 과학자들이 알게 된 무언가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집에서 실험실로 가져온 선입견이다. 이러한 착각을 포기하고 벗어나야 한다.”
- 알바 노에, 『뇌과학의 함정』, pp 36, 5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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