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릿발 벗하는 국화 뒷길로 늦가을이 진다.
오래 전 가회동 David Kilburn 한옥집
생일잔치가 생각난다
영국 저널리스트이고 시인인 그가 지켜 온
가회동 한옥 뜨락에 아직도 황국이 피어 있는지
궁금한 날이다. 그래서
그날 외국인이면서 가회동 한옥을 지켜 산
데이빗 킬번을 위해 시를 짓고 낭송했던 걸
다시 들어 본다.
현자들이 노닐 던 맹현 골짜기가 그대 오심에
반가워 한 오백년 맹정승 피리소리 다시 울리고
The Maenghyeon ridge, playground of
the wise men of old, is delighted with your arrival,
the Minister Maeng’s old flute once again reverberated,
외로운 가회동 오동나무에
달빛 그윽한 밤이면 봉황새가 깃을 내렸다네.
on the lonely paulownia,
in the moonlight deep, the phoenix spread its plumage.
생일 축하시를 오하이오 주립대 한국학과 박찬응 교수님이
번역해 주셨고, 풍류당 보라사부님이 낭송한
“Happy Birthday, David Kilburn,
the Dragon Eye of Kahoedong! “
이 어려운 때 우리 전통 지키는 일도
서릿발에 향이 짙은 국화처럼 의연했으면 싶다.
만나보자 David Kilburn과 최금옥(제이드) 부부가
가회동 한옥 지켜 온 이 가을은 어떤지 궁금하다.
김기덕 감독의 '빈집'이 그 집이었다.
https://youtu.be/A3z_gslm3XU
첫댓글 데이빗 킬번의 생일 축하시를 낭송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 인생무상의 감회가 밀려드네요.
아홉해 전, 어느 가을 날이었죠. 황국이 흐드러진, 가회동의
킬번과 제이드 부부가 사는 집 마당에 모였던 사람들과
그 햇볕과 바람, 그 집의 모든 풍경들이 눈에 선합니다.
킬번은 하늘나라에, 제이드는 영국에, 우리 부부와
당시의 풍류당 회원들....이제는 모두 뿔뿔히 흩어져 버렸습니다.
만난 순간 헤어짐을 준비한다는 어느 시인의 말이 아니어도
우리들 삶이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라는 것을 다 알게 되었습니다.
댓글 읽으니 눈물이 나네요
저는 그 장소에 없었지만
하루빨리 이 시국이 끝나 풍류당 회원들과
다시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짧은 만남 긴 이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인데요,
이명자님과 재회할 날도 멀지않은 듯 합니다.
만난 사람은 헤어지고, 헤어진 사람은 다시 또
만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움이 깊고
만남의 의지가 굳건하다면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되겠지요. 이명자님과 만날 날.....나도 소망합니다.
그간 편안히 지내시길요!
동영상을 재미있게 보았는데
보라사부님에 댓글에 사연이 있어서 가슴이 찡하고 멍하니 눈물이 나네요
내년에는 더욱 좋은 소식들로
풍류당에 풍년 소식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