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30일 일요일, 11월의 마즈막 날이다. 동창생들의 관악산 산행하는 모습들이 눈앞에 자꾸 떠오른다. 집사람이 외출하며 부탁하였던 김장준비를 위하여 마늘을 까 놓고, 파, 미나리 등을 다듬어 놓으라고 하는 일이 있는데, 아침 9시30분경 배낭을 짊어지고 만나기로 되어 있는 낙성대 지하철을 향하여 가고 있는데, 10시보다 조금 늦게 도착될 무렵 한 친구로부터 핸드폰 전화가 왔다. 서울대 공학관으로 가는 2번 마을버스를 타고 가려다가 전화를 하였는지, 일부인원들은 타고 먼저 출발하고, 의리의 사나이 리수와 함께 차를 타고 출발하려다가 다시 내려 기다려 줘서 다음 차량으로 함께 갈 수가 있었다. 이렇게 갑장들을 위하여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점이 있어서 끈끈한 우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서울대 공학관 쪽에는 회장 외 5명이 와 있었고, 다른 방향으로 2명이 다른 코스로 등산하여 연주대 정상에서 만나기로 하였다고 한다. 알림장에 공시하며 서울대 공학관쪽에서 연주대까지 가는 코스가 쉽고 편리하며 사브작~!! 코스라고 적어 놓았기에 속으로 쉬운코스가 아닐텐데....라고 생각하였지만 쉬울것으로 생각하고 도전한다는 친구들도 있어, 의욕마져 꺽을 수 없어, 속으로만 생각하고, 다른 등산객들과 함께 오르기 시작하는데, 역시 쉬운코스가 아니었다.
가파른 바위들을 잡고 올라가는데, 쉽게 생각하면 등산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등산하는 등산객들로부터 이탈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부지런히 오르기 시작하였다. 연주대까지 오르는 등산코스는 가까운지 몰라도, 바위를 기어오르고, 바위틈을 잡고 오르고 하다 보니, 긴장의 연속이었으며 엉덩이가 바위에 찧기고 등산화가 바위틈에 끼이기도 하고, 얼굴에 땀이 여름 날씨처럼 흘러 내렸다. 연주대라는 목적지를 앞두고, 뒤에 따라오는 일행들을 찾아보았더니 보이질 않았다.
산행을 많이 해 보지 안았을 것 같은 친구가 걱정이 되었으나 다른 친구가 배낭을 메고, 산악대장 이 있고, 의리의 사나이가 에스코트를 하고, 말 잘하는 친구가 심심하지 않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귀를 즐거웁게 하고 오겠지~ 라고 믿으며, 중간그룹 3명과 함께 연주대까지 계속 오르며 산 아래의 서울시를 내려다 보는데 오늘따라 날씨도 쾌청하고 공기도 맑아서 아름다운 서울 도시와 자연스러운 야산들이 뛰어 내리면 닿을 것 같은 발아래 아름답게 파노라마처럼 펼쳐저 있다~!!. 등산을 하다보면 험난한 오르막길도 있고, 오르막길을 정복하고 나면, 편안한 평탄길이 있고, 내리막길이 있기도 한 것은 어쩌면 우리들의 인생살이 같기도 하다.
정상부근에 도달 할 즈음에는 유격훈련에서나 해보는 로프를 타고 올라야하는 지점이 있었는데 실수하면, 다시 돌아 올수 없는 길이기 때문에 숙달된 조교처럼 혼신의 힘을 들여 능숙하게 잘 잡고 잘들 올라간다. 드디어 정상!! 이제 미리 올라와 있는 친구들, 그리고 열심히 올라오고 있을 후미 일행들과 연락이 되어야 하는데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다. 연주대 정상부근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핸드폰이 없었다면 정말 찾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정상부근에서는 막걸리, 라면 등을 팔고 있는데, 사 먹어 보지는 않았지만 비싸다고 한다. 배가 고파서 인지, 라면 냄새가 코를 유혹한다. 중간부근에 올라오다가 산악대장이 준비해 온 비상용 막걸리 2병 과 육포를 나누어 마시고, 먹었는데도 말이다. 정상부근에서 팔고 있는 물건 값을 비싸게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해발 629미터의 높은 곳까지 물건을 가지고 올라와서 파는 것이니 운반비가 포함되어야 할 것 같다.
정상에서 먼저 올라온 친구들과 핸드폰 연결이 되어 큰 돌에 冠岳山이라고 쓰여진 곳 옆에서 만났다. 먼저 와 있던 친구들이 깜짝 반긴다. 관악산 정상에서 만나니 더욱 반가운 것 같았다. 사진을 몇장 찍고, 후미 조와 연락하였더니 20여분 후에 도착한다고 한다. 올라오는 도중에 한 친구의 다리에 쥐가 나서 응급처치 등 고생을 많이 하며 올라오는 것 같았다. 한 참을 기다렸더니, 드디어 처음 출발하던 전원이 낙오없이 정상을 밟은 것이다. 외줄타고 冠岳山 연주대 정상까지 오른 것은 자랑해도 괜찮을 것 같은 추억거리라고 생각한다.
정상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점심시간이 넘어서 옛 연주암 터로 내려가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간밤에 잠도 자지 않고, 맛있는 오징어 및 정구지 전을 부치고, 오곡밥을 해서 2명분 이상씩 진수성찬으로 준비해서 배낭에 넣고, 등산을 하였던 것 같다. 이 모두가 오늘의 산행을 위하여 핸드폰으로 꼭 참석하라고 독려의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하여 독려한 산악대장의 작품으로 이렇게 많은 성황을 이루고,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 비록, 험난한 코스로 고생은 하였지만 산에 올라 와서 준비해 온 맛있는 음식들을 나누어 먹을 수 있어서 좋았고, 매월 1회씩 특정한 날을 정하여 정기적인 산행을 하였으면 좋겠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산후 에는 얼굴 표정들이 험난한 관악산을 정복했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는 표정들이었다. 비록, 산행후에 집사람이 부탁했던 일들을 하느라고 밤을 세우기는 하였지만, 정말 즐거운 하루였고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