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윤 드레싱 선택 가이드
"상처야 이리와 내가 감싸줄께"
최종수정일: 2008-03-24 11:35:03
◇ 드레싱의 구분
드레싱은 크게 건조, 습윤, 항균 드레싱으로 구분된다.
1900년대 중반까지 상처 드레싱 방법은 기본적으로 모두 같았다. 직물섬유로 만들어진 건조 드레싱으로 상처를 감싸고, 출혈을 흡수하며 외부환경으로부터 상처를 보호하는 것이 드레싱의 역할이었다.
습윤상태에서 상처 수복이 더 빨리 이루어진다는 최초의 보고는 1948년에 이루어졌다(Acta Dermatol Venereol 1948;28:454).
노르웨이의 피부과 전문의 오스카 질제(Oscar Gilje)는 정맥 궤양에 3mm 간격으로 점착테이프를 부착시 테이프로 덮인 부분의 상피조직이 더 빠른 속도로 재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1962년 윈터는 돼지에 표재성 상처를 통해 공기에 노출한 상처보다 필름으로 덮어 습윤하게 유지한 상처가 두배 빨리 낫는 것을 발견했다(Nature 1962;193:293). 이후 상처 드레싱의 진화가 시작된다.
많은 연구들에 의해 습윤 드레싱이 감염위험 없이 상처를 수복시키고, 드레싱 교체 횟수가 적으며, 통증도 덜하다는 것은 이제 기정사실화되어 있다(Wounds 1989;1:35).
우려와는 달리 폐쇄성 드레싱에 의해 형성된 습윤 환경은 감염률을 증가시키지 않는다. 자가융해를 통해 괴사조직을 제거하고자 할 때 특히 유용하며, 상처 회복기간도 30~50% 감소시킨다.
한편 드레싱은 약물을 전달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항균제, 소독제(은, 요오드) 등을 도포한 제품들이 있다.
◇ 습윤 드레싱
▲ 필름형 드레싱 = 정맥내 드레싱 또는 수술 절개부 접착도포로 소개되어 1970년대 후반부터 상처 드레싱으로 사용됐다.
아크릴 접착층으로 덮인 얇은 폴리우레탄막으로 구성된다. 가스는 투과할 수 있으나 미생물과 액체는 투과가 불가능하다. 투명하기 때문에 상처부위 평가가 용이하다. 습윤조건으로 상처를 덮기 때문에 자가융해를 촉진하고 자극으로부터 보호하여 통증을 경감시킨다.
그러나 삼출물을 흡수하는 기능은 가지고 있지 않다. 표재성 상처에 특히 유용하다. 감염 상처에는 사용해서는 안된다.
▲ 폼 드레싱 = 포말화된 우레탄 또는 삼출물을 수용하는 open cell 형태의 중합체로 구성된다. 약간의 흡습성을 가지며, 폐쇄와 습윤을 통해 상처 수복을 가능케 한다. 흡습능력은 open cell의 크기와 수에 의존한다. 폼 바깥 표면은 얇은 필름으로 덮여 있다.
이 필름이 투습도(moisture vapor transmission)를 조절함으로써 습윤 환경을 유지한다. 물과 세균으로부터 상처부위를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기능을 높이기 위해 계면활성제, 글리세린, 고흡습성 물질 또는 은, Polyhexamethylene biguanide(PHMB)과 같은 항균물질을 첨가하기도 한다.
중등~다량의 삼출물을 동반한 압박성 궤양, 정맥 궤양, 당뇨병성 궤양 또는 소량의 삼출물을 동반한 궤양에 적합하다. 삼출물의 양에 따라 다양한 두께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 하이드로겔 드레싱 = 30~90%의 수분을 함유하는 복합 유기 중합체(organic polymer)이다. 주성분이 수분이지만 빠르게 건조한 상태로 변하기에 이차드레싱이 요구된다.
이차드레싱은 삼출물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햇볕에 타거나 끓는 물에 덴 경우 또는 부분화상(partial-thickness burn)에 특히 유용하다.
하이드로겔 시트(hydrogel sheet)는 천연두와 대상포진 치료에 사용된다. 발진부위에 습윤한 환경을 형성해 흉터가 생기는 것을 감소시킨다. 무정형 하이드로겔은 튜브, 스프레이, 호일 패킷(foil packet), 거즈형이 출시되어 있다.
▲ 알지네이트 드레싱 = 해초에서 추출한 천연 다당질 칼슘염으로 만든 셀룰로즈 형태의 비직물성 섬유로 시트 또는 붕대 타입의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다.
상처의 삼출물이 칼슘 알지네이트에 닿으면 삼출물내 나트륨은 알지네이트의 칼슘과 교환하여 알지네이트염이 되어 삼출물의 점도를 증가시켜 겔을 형성한다.
이 겔은 주변조직의 짖무름 없이 습윤환경을 유지하면서 삼출물을 흡수한다. 알지네이트염은 이후 시간경과와 함께 분해된다.
알지네이트 드레싱이 가지는 최고의 장점은 흡습능력이다.
4기 압박성 궤양, 대형 창상과 같은 심한 삼출물을 동반한 상처에 이상적이다.
드레싱 교환 횟수를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배액량이 적은 상처에 사용시 섬유질이 말라 상처에 유착될 수 있다. 지혈, 정균작용을 가지는 것으로도 보고되고 있다(J Wound Care 2000;9:163).
▲ 하이드로콜로이드 드레싱 = 1970년대에 보고된 하이드로콜로이드를 이용한 연구는 "상처는 호흡을 해야만 한다"는 낡은 관념을 쫓아버렸다.
이후 상처 수복을 위한 산소공급은 혈액이 충분히 수행하고 있으며 대기 중 산소는 오히려 해가 되거나 수복을 지연시킨다는 개념이 명백히 들어서게 된다.
밀폐 드레싱은 상처 기저부에 저산소증 상태를 만들어 신생 혈관 형성을 자극하는 역할도 한다. 경~중등도의 삼출성 상처에 이차드레싱으로써 사용한다.
폴리이소부틸렌과 같은 접착제에 결합된 젤라틴,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나트륨(CMC), 펙틴 등 고무양 물질의 미립자로 구성된다.
상처 표면에 겔을 형성하여 상처를 보호한다. 공기를 완벽히 차단해 산소 등 가스가 통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드레싱 제거시 삼출물 흡수로 인해 노랑~밝은 갈색의 젤라틴양 덩어리가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농으로 오인해서는 안된다. 페이스트 또는 파우더형은 깊은 궤양에 적용할 수 있다.
▲ 하이드로화이버 드레싱 = 흡수능이 있는 CMC로 구성된다. 창상의 삼출물과 반응하여 겔을 형성한다. 삼출물 흡수 용량이 알지네이트염보다 2~3배 많다(Wounds 1998;10:1A). 실타래형의 제제는 벌어진 상처에 채워 넣을 수 있다.
◇ 항균 드레싱
▲ 은 드레싱 = 최근 들어 감염 또는 오염된 상처 치료에 은이 함유된 드레싱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은은 세균, 진균, 바이러스에 대해 광범위한 항균작용이 있으며, 상처부위의 염증을 감소시키고, 육아종 형성을 유도하여 상처 치유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ilver sulfasalazine과 같은 고전적인 제제는 상처 환경에서 빠르게 불활성화되는 이유로 여러번 교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나노 실버 드레싱 제제는 불활성화없이 은 입자를 지속적으로 방출시킨다는 장점을 가진다.
은의 방출 방식은 제각각이므로 균일하게 방출을 유지하는 능력이 제품선택의 포인트이다. 안전성도 고려해야 한다.
체표면적의 30%에 이르는 화상을 입은 17세 소년에 은 드레싱을 1주일간 실시한 이후 간독성, 은피증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Journal of Trauma-Injury Infection & Critical Care. 60:648).
이는 은 드레싱으로 인한 최초의 독성보고로 연구팀은 화상환자처럼 넓은 부위에 적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혈중 은농도를 모니터링할 것을 제안했다.
▲ 요오드 드레싱 = 요오드는 세포독성때문에 과거에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시판을 시작한 cadexomer iodine은 에테르와 요오드를 교차 결합시킨 작은 녹말 과립으로 요오드를 천천히 방출시킨다.
세포독성이 없으며, 넓은 항균효과를 동반한다. 페이스트, 파우더 타입이 있어 패인 상처에 채워 넣을 수 있다.
* 도움말; 김일환 고려의대 교수· 안산병원 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