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준이는 생에 처음 가본 영화관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데리고 가지않았다면 경험시켜줄 사람은 없었을테니까요. 이번 진이의 제주도 방문동안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디지털 아트라는 것을 맛보았으니 영화관 도전도 괜찮을 것 같아 서귀포 롯데시네마까지 갔습니다. 영화는 '웡카!'
태균이와 저는 이미 그 영화를 보았지만 마침 더빙판이 따로 있어서 자막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아 다시 한번 더 보기로 했습니다. 더빙판은 낮시간 딱 한 차례뿐이라서 시간맞추어서 갔는데 희한하게도 서귀포 롯데시네마는 서귀포월드컵 경기장 내에 있습니다. 이 경기장 건물 내에는 워터월드도 있어서 이래저래 아이들 놀기 좋을 듯 합니다.
오늘 알게된 또하나의 사실은 서귀포점만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영화관람비가 복지할인으로 하면 5천원만 받는다는 것. 더우기 동반자까지 혜택을 준다하니 자주와야 되겠습니다. ㅎ 물론 관람비보다 극장용 스낵세트 구매비가 훨씬 많이 들지만 영화관=신나게먹기 방식으로 이미 머리에 새긴 태균이인지라 어떤 할인이든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표사는 동안 준이 진이는 기다리라는 장소에서 잘 대기하는데 태균이는 스낵바에서 진을 치고 있습니다. 키오스크가 있었다면 벌써 원하는 걸 고르고 담고 했을텐데 여기는 그런 것은 없으니 조바심은 나겠지만 얌전히 기다리는수 밖에...
놀라왔던 것은 준이 진이가 영화를 꽤 진지하게 보았다는 것! 분당 오리역CGV처럼 3면 벽 전체가 영상으로 채워졌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냥 정면의 큰 화면만으로도 꽤 몰입해서 2시간 가까이 영화 끝까지 잘 보는 모습 완전 기특!
훌륭한 영화관람에의 보상으로 바로 근처 맥도널드 햄버거세트와 아이스크림까지 안겨주니 녀석들 신나서 먹습니다. 제가 햄버거를 자주 사주는 것 같아 이 점 신경 많이 쓰이지만 그런 반면 건강식도 많이 먹이니 그거로 나름 위안을 삼고...
문제는 준이입니다. 야채 과일 모두 배제하고 밥, 국, 고기 그리고 인스턴트 음식 등 편향된 식단고집은 이제 변경불가 수준입니다. 햄버거조차 야채를 빼달라고 요청을 해야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햄버거를 해체해서 손으로 일일이 야채를 빼내는 통에 손이며 옷이 너무 지저분해지곤 합니다. 그러느니 애초 배제하는 게 나을 수 밖에 없는 이 현실...
준이를 위해서는 김치전을 할 때도 김치를 다 갈아서 넣어야하고,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도 무나 양파를 다 갈아서 넣곤 하지만 매번 그렇게 하기도 어려워서 아예 갈아서 냉동실에 넣어 놓았다 사용하기도 합니다. 진이도 요즘 보니 야채를 잘 먹는 것은 아니지만 권하면 억지로라도 몇 번은 먹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웡카 영화의 몇 장면... 요즘 너무 핫한 대세배우 티모시 살라메의 주연영화 중 백미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Call me by your name'입니다. 그의 20대 초반에 보여준 17살 소년 역할의 완벽한 소화력은 그야말로 깜놀을 넘어 대감탄 경지입니다. 이 영화 배경으로 나온 이태리 한 시골마을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주인공 소년의 야릇한 첫사랑앓이보다는 배경에 사로잡혀 이태리 한달살이를 꿈꾸게 했던 영화였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서귀포항 근처 서복팔경. 중국 통일의 대업적을 달성한 진시왕의 불생 염원을 읽고는 엄청난 지원을 얻어내서 불노초를 구해오겠다고 왔던 곳이 서귀포. 서귀포란 지명 자체의 근본이기도 하답니다. 멋진 사기극이긴 했지만 서복의 서귀포 왕림은 이렇게 경치좋은 곳에 기념관까지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 곳에 두 세번 오긴 했지만 서복기념관은 들어 가보질 않았기에 우리는 서복기념관도 둘러보면서 소원빌어보기, 방명록작성하기 등도 재미삼아서 해보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소원나무 앞에서 두 손모아 소원을 빌어보라 했더니 진이는 태균이형아를 바로 따라하네요.
재미있었던 방명록 작성! 모두모두 행복! 진이 글씨체가 똑바르기도 하고 정갈하기도 하네요. 준이 글씨체도 똑떨어지죠.
빗줄기가 멈추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4천보 정도의 산책동안은 맞아도 될 정도의 가늘었던지라 서복전시관 외에 서복공원도 다 둘러보고 걸어보고...
서복전시관 근방 소남머리 담수욕장까지 가보기 성공. 소남머리 담수욕장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계단길이라 짧고 굵게 운동 효과 만점!
서귀포에서 돌아오는 길은 섶섬을 바라보는 해안도로를 따라서 오다보니 풍경이 기가 막힙니다. 다음 만보코스로 점찍어두면서, 돌아보니 여기저기 참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기까지 합니다.
오늘밤에는 한라산 주변으로 15cm이상 폭설이 예상된다하니 내일은 눈구경이나 가볼까 유혹이 듭니다. 그러나 내일은 일요일이니 관광객들이 바글거릴테고 내일모레쯤이 좋겠는데 눈이 남아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내일모레부터 비는 그치겠지요. 꼬박 일주일 내내 거의 쉬지않고 끝없이 내리는 비! 비! 비! 제주도 하늘이 온통 잿빛으로 둘러쌓여 햇빛은 커녕 대보름날 달조차 보이지가 않습니다. 장마철같은 나날들이라 햇빛보면 너~~무 반가울 것 같습니다.
첫댓글 셋 다 글씨체가 훌륭합니다. 사진으로 느끼기에 진이는 범생 중 범샘 같습니다. 준이 두통만 아니면 3 청년의 사진들이 모두 힐링 작품이었지 싶습니다. 웡카는 넷플릭스에 오를 날만 기다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