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을 꿈꾸는 자에게는 욕망에 좌우되지 않는다. 그의 앞에 나가는 자에게는 세상의 권좌가 의미가 없다. 무엇을 얻을까가 아니라 무엇을 버릴까가 목표인데 고기 부스러기를 던진다고 머리를 숙이겠는가? 그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것으로 그를 낚을 수 없다. 그저 허허로운 웃음만 나올 뿐이니 다만 목자 없는 백성이 불쌍하다. 갈 곳을 알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양처럼 그것이 안타깝다. 다만 그의 기도로 그리고 그의 순례로 세상이 조금 나아지길 기도한다. 그가 살아있음으로 그의 말 한마디로 세상은 희망을 얻는다. 그래서 그는 살아야 한다. 질긴 생명을 버텨내야 한다. 한 끼의 밥을 먹어야 한다. 그가 눈을 뜨고 주어진 길을 걸음으로 세상엔 그의 향기가 난다. 그렇게라도 살아야 한다. 온 세상이 절망하고 전쟁의 소문이 그치지 않아도 살아가야할 의미가 있다. 다만 구차하고 비굴하게 삶을 마치지는 않을 것. 두 발을 딛고 장렬하게 삶을 마치는 것이다. 때가 되면 하늘의 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것을 원하지 않아도 그렇게 이루어질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