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장소 : 무등산 새인봉 능선길
일 시 : 2023.06.15(목)
참 가 : 강공수 김영부 김재일 나종만 양수랑 윤상윤 이용환 장휘부 등 8명
불 참 : 김상문(천안행 사전약속) 박남용(명예교수 세미나) 윤정남(집안 일) 정원길(다른 약속) 등 4명
회 비 : 80,000원
식 대 : 부곡정 장어탕 7, 애호박찌개1 등 64,000원
금일 잔액 : 16,000원
이월 잔액 : 507,000원
총 잔액 : 523,000원
아직 9시도 못 되었는데 월전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 회원들이 아무도 없으니 웬일이냐고 물었다. 아니 우리 모임 시간은 10시가 아닌가? 아무래도 월전이 시간을 착각한 것 같았다.
9시 반에 집에서 나가 시내버스를 탔는데 김영부가 있었다.
부곡정에 도착하였다. 오늘 참석할 회원들이 모두 와 있었다. 석당이 호두과자를 가져 와서 한 개씩 나누어 먹었다. 강공수가 보따리를 풀더니 주머니를 한 개씩 나누어 주었다. 오늘 맨발 걷기를 하려면 등산화를 넣을 주머니가 있어야 하므로 주머니를 준비해 왔다면서 1개씩 나누어 주었다. 여동생이 가방이나 주머니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서 우리를 위해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다는 것이다. 강공수의 마음 씀이 ‘참! 한 가정의 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새인봉 능선길>이다. 지난번에는 <편백나무 숲길>을 걸었으니 이번에는 이 길을 택한 것이다.
부곡정에서 나와 오른 쪽에 있는 ‘커피 집’에서 새인봉 능선으로 올라가는 기슭에, 신발 닦는 물이 있고, 거기에 합성 방부목으로 데크 길이 조성되어 있다. 거기에서 우리는 신발을 벗었다. 그리고 강공수가 나누어 준 주머니에 신발을 담았다. 윤상윤과 이용환은 신발주머니를 거기에 두고 올라가고, 다른 사람들은 신발주머니를 손에 들고 올라갔다.
(제1코스)는 가파른 골짜기 길이다.
데크를 지나 흙길에 접어들었다. 물을 머금고 있는 차갑고 보드라운 흙이 발가락 사이로 스며들면서 맨발로 전해지는 느낌은 마치 여인의 살결을 만졌을 때의 부드러움처럼 상큼하였다. 차갑고 보드라운 흙 반죽이 맨발로 미끄러져 들어오면서 발밑을 간질이는 것이다. 그 느낌은 경험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흙길을 지나고, 작은 실개천을 건너, 터널 같은 숲 그늘 아래로 난 흙길을 지났는데,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3년 전에 올라갔던 길과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어떤 곳은 야자매트를 깔아 놓기도 하였고, 어떤 곳은 합성 방부목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골짜기의 가파른 언덕길을 지나 능선에 도달하였다.
(제2코스)는 산악 등반길이다.
작은 쉼터에는 두 개의 벤치가 있었다. 거기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나서, 본격적으로 산악등반을 해야만 올라갈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여기서 새인봉(璽印峰)까지는 1.5km이다. 흙과 암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산악등반코스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무등산을 오르는 어느 코스보다도 근력과 심폐기능을 강력하게 단련시킬 수 있는 험난한 코스이다. 마음을 굳게 하고 인내력을 발휘하여 가다보면, 그 코스의 끝에 가파른 데크 계단이 있다. 계단이 끝나면 참나무 그늘의 넓은 쉼터에 다섯 개의 벤치가 있어서 탐방객들의 헐떡이는 숨을 잔잔하게 내려놓을 수 있다.
(제3코스)는 한 숨 돌리나 만만하지 않는 코스이다.
거의 평지나 마찬가지이다. 처음은 숲 그늘에 흙길로 시작된다. 조금 경사는 있지만 맨발로 걷기는 조금 무리가 된다. 자갈과 암석으로 되어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10분 이상 가면 첫 번째 암봉(岩峰)이 나온다. 그것이 새인봉의 첫 암봉이다. 암봉 밑에서 쉬었다가, 새인봉으로 올라 갈 것인가, 하산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코스마다 올라갈 때는 쉬는 시간까지 합하여 각각 20분 정도 걸린다.
우리는 거기에서 되돌아 내려 왔다. 내려오는 시간은 올라간 시간의 3분의 2 조금 못 걸린다.
우리는 맨발 걷기 시작했던 곳에서 발을 씻고 신발을 신었다. 오늘 등산에 걸린 시간은 대충 잡아 1시간 40분 걸렸다. 5,000보 이상을 맨발로 만만찮은 코스를 걸었다. 땅의 지기(地氣)를 함초롬 받아서 몸속의 활성산소를 말끔히 씻어 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음악정자로 가서 강공수가 주도하여 금주의 노래를 불렀다. 작년 호국보훈의 달에 불렀던 한명희 작사, 장일남 작곡, 비목(碑木)을 다시 한 번 선정하여 불렀다. 비목(碑木)이란? 석비(石碑)가 아니라 바로 목비(木碑)라는 뜻이다. 노래의 배경을 동명이 설명하였다. 이 시(詩)의 작가인 한명희 소위는 ROTC 2기로 60년대 초에 전방에 근무하면서, 6·25전쟁이 끝난 지 7년이 지난 시점에서, 골짜기마다 남아있는 전쟁의 잔해(殘骸)들을 목격하고, 처절했던 전쟁의 참상을 되돌려 보면서 이 노래를 지었다고 술회하였으며, 60년대 말에 장일남이 작곡하였다는데, 70년대 초에 많이 불리어졌다. 1974~5년엔가 내가 대성초등학교에서 3학년을 맡았을 때, 노래가 좋아서 반 학생의 대학생 누나에게 악보를 구하여 학생들에게 이 노래를 가르친 적이 있는데, 초등학교 3학년생들이 곧잘 따라 부르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늘도 그때의 기분으로 회원들과 함께 불러 보았다.
그리고 부곡정으로 가서 오늘 못 다한 이야기를 이어가며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첫댓글 물먹은 흙이 발가락사이로 스며드는느낌은 여인의 살결을 만졌을때처럼 부드러움이 상큼했다니,..... 허허 이런 표현을 구사하다니....
동명 !!! 결석했어도 동생에게 내 신발주머니도 주문 요망일세.
우리 목요산우회는 몇 친구들이 맘속에서 스며 나오는 봉사를 통하여 끈끈한 정으로 단합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아석의 어른스럼움과 리더쉽, 동명의 한없는 친구들 사랑. 매주 한 번도 빠짐없이 커피봉사를 하는 산해.
입담으로 귀를 즐겁게 해주는 석당. 그리고 각가의 특성으로 친구들을 위하는 마음과 마음이 어울리어 형제같은 정을 느끼며 노년을 함께 보내고 있으니 이 아니 기쁠손가!.
나는 이런 친구들의 언행을 보며 닮고 싶은 생각을 하지만 실천으로는 옮겨 가지 못하고 생각에만 멈춰 있어 항상 부끄럽다.
산행 후기를 멋들어지게 쓰고 있는 회장 아석 그리고 그 글 읽고 빠지지 않고 좋은 댓글 달아주는 부지런한 월전 카톡을 통해 모두에게 전하고 있는 박교수 그리고 빠지지 않고 목요산우회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 회원들 늙으막에 좋은 벗들과 함께 하니 늘 고맙고 즐겁다. 오늘 새벽에 읽은 마음이 이끌리는 짧은 글 함께 공유하고싶어 소개함
소중한 나의 생
내가 몇 번의 봄을 더 맞을까
내가 몇 번의 새싹을 더 보고
내가 몇 번의 낙화비를 더 맞을까
소중한 이 날들
아아 너무도 소중한 나의 생
공지영 ( 섬진강 기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