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달라졌다 정희성
세상이 달라졌다
저항은 영원히 우리들의 몫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가진 자들이 저항을 하고 있다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저항은 어떤 이들에겐 밥이 되었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권력이 되었지만
우리 같은 얼간이들은 저항마저 빼앗겼다
세상은 확실히 달라졌다
이제는 벗들도 말수가 적어졌고
개들이 뼈다귀를 물고 나무 그늘로 사라진
뜨거운 여름 낮의 한때처럼
세상은 한결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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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작품에서
현대불교문학상 제1-10회 수상시집"무량한 소리"[불교문예출판부 도서출판 고운]에서
자연에서 보면 먹이가 없을 때는 그 먹이를 먹고 사는 객체 수가 스스로 그 객체 수를 줄이며 살고 있다 이 시에서 보면 예전에는 없는 자들이 저항을 했지만 이제는 가진 자들이 법을 내세워 자기 보호를 하기 위한 저항에 몰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모든 생각의 기준을 돈 앞에 줄 세우는 그런 형국으로 세상이 변하고 있는 듯 하다 세상의 낮과 밤은 사람의 법과는 무관하게 가고 온다 때문에 세상이 고요한 것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