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마을도서관에 실무자가 한 명 있지요.
존경하는 권민정 선생님입니다.
입사한 지 근 10년 만에 처음 연수를 떠났습니다.
동유럽의 도서관과 서점과 문화재를 탐방하는 3주간의 여정입니다.
철암도서관 박미애 관장님과 함께 떠났습니다.
처음 박미애 관장님께서 민정씨에게 이 연수를 제안하셨고
민정씨는 오래 궁리하지 않고 거절했습니다.
그 과정을 저와 상의하지 않았고
이런 제안이 있었고 그렇게 결론이 났다는 말을
민정씨는 아침 먹으며 하루 일과 나누듯 가볍게 건넸습니다.
박미애 관장님께 다시 전화드리라고 했습니다.
좋은 기회이니 꼭 다녀오라고 권했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다 민정씨가 박미애 관장님께 전화드렸습니다.
연수 비용을 도서관 운영비에서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마침 제게 강의가 몇 개 들어왔고 그 강의비로 조금 보태드렸습니다.
민정씨 잘 다녀오세요.
돌이켜 보니 민정씨는 연수도 휴가도 월차도 연차도 없이 일했더군요.
연수 보고서나
연수 후 향상된 업무 역량과 태도를 요구하지도 않고 기대도 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런 부담없이 다녀오시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이미 참 잘해주셨거든요.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저 같이 부족한 사람과 오래 함께 일해주셔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