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적은 누구인가?
성서조선창간사 1927.7.1.
정 상 훈
기독교의 적은 누군가? 유교인가, 아니다. 불교인가, 아니다. 천도교인가, 아니다. 무신론인가, 아니다. 유물사관인가, 아니다. 사회주의인가, 아니다. 허무주의인가, 아니다. 범신론인가, 아니다. 이도 아니오, 저도 아니다. 그러면 누군가. 교회 그 자체다. 그리스도신자라 하는 자, 그 자신이다. 이를 인도하는 교직자들이다.
나는 이것이 허언이기를 바라노라. 패설(悖說)이기를 원하노라. 그러나 날로날로 세상에 드러나는 불상사, 불미스러운 일이 나의 이 간절한 기원을 헛되게 함을 비탄치 않을 수 없다.
교회여, 신자여, 제군이 그리스도를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거룩한 이름을 쓰지 말지어다. 제군의 단체를 그리스도교회라 하지 말고, 차라리 반기독교회라 할지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려 하는가? 그렇거든 스스로 하나님의 아들이라 칭하지 말고, 차라리 '바알세불의 아들'이라 할 지어다. '맘몬의 아들'이라 할지어다.
그리하여 참신자만이 그리스도의 이름을 쓰는 하나님의 아들이 되게 하라. 이렇게 함이 도리어 그리스도를 사랑함이 되고, 하나님을 섬김이 된다. 그리스도의 구원에 가까울 것이요, 하나님의 은총에서 멀지 아니한 일일 것이다.(相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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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조선 창간사는 세 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김교신 선생의 창간사와 함께, 유석동 선생의 창간사가 있고, 세 번째가 정상훈 선생이 쓴 위의 글입니다. 성서조선 초기에는 편집인 정상훈, 발행인이 유석동으로, 이 두 분이 열일하여 잡지를 발간하였습니다.
기독교의 적이 교회이며, 신자를 자처하는 그리스도인이고, 이를 지도하는 교직자라는 한탄이 오늘날에도 유효한 것 같습니다.
먼저 나 자신이 그리스도의 적이 아닌지, 조용히 돌아봅니다.
첫댓글 그렇군요 내가 그리스도의 적입니다. 누구를 탓하리요 바로 내가 그리스도의 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