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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대 춘향전(The Story of Chunyang)』
류지미 2023. 6. 10. 17:29
온 누리는 꿈속에 잠겨있고(이서구 작시,현제명 작곡) --가극 춘향전 제2막중에서 / 알토독창 김혜란
온 누리는 꿈속에 잠겨있고 꽃바람은 불어 풀잎 나뭇잎 맺힌 이슬이 향수를 뿜은 듯 향기가 돈다.
밝은 달은 하늘에 가득 찼고 나는 새 사랑을 땅과 바다에 가득 찼나니 지나간 옛 님이 다시 그립다.
옛날 나의 가슴에 사무친 옛 님 생각 나의 가슴에 사무친 옛님 생각 그리워라. 그리워라.
지나간 옛날에 내 사랑 간절하오니. 나의 님이여 그립소이다.
창작 오페라 춘향전 제2막중 아리아,
온누리는 꿈속에 잠겨 있고알토 김혜란
이서구 작시. 현제명 작곡
https://www.youtube.com/watch?v=I6cgHi-WsmY
대구 출신 음악가 현제명은 한국전쟁 발발 한 달 전인 1950년 5월20~29일 자신이 작곡한 창작오페라 '춘향전(이서구 대본)'을 서울 국립극장(일제 강점기 부민관)에서 초연했다.
한국고전의 최고걸작으로 오페라 춘향전은 한국최초의 오페라이며 풍자와 해학 그리고 진실된 사랑이 반드시 승리한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담고 있다.
[오페라 해설]『대 춘향전(The Story of Chunyang)』 5막
작곡 : 현제명(Che-Myug, Hyun 1902∼1961, 韓)
대본 : 이서구에 의함. 한국어
때 : 5월 단오날
곳 : 전라남도 남원 (南原)
초연 : 1950. 5. . 국립극장(서울음대)
등장인물 : 춘향(S)·이도령(T)·월매(A)·변사또(B)·방자(T)·향단(S)·그 밖의 군수·형리·마을 사람들 등.
배경 우리 나라 오페라에 있어서 효시를 이루는 『춘향전』은 1950년 이후로 다른 배역진에 의해 네 번이나 새로운 방식으로 공연되었고 총 50여회가 넘는다. 그만큼 우리 오페라의 붐을 일으키는데 기여한 바가 큰 작품으로, 그 수법에 있어서도 계몽적인 것이었지마는 시대적인 의미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제1막 광한루
숙종 대왕이 즉위한 지 얼마 안되어 남원 (南原)부사의 아들 이몽룡이 방자를 데리고 광한루의 봄 향기를 만끽하면서 산책하던 중. 기생인 월매 (月梅)의 딸 춘향이가 그네 타는 모습을 보는 순간에 반해 버린다. 그러나 방자는 글공부하는 도련님이 점잖게 놀으시라면서 춘향을 데려오라는 말에 천만 부당하다고 거절하다가 나중에는 하는 수 없이 춘향을 불러온다.
단오날 광한루에는 처녀들과 아이들이 모여 그네를 타며 명절을 즐기고 있다. 이때 도령은「온 누리에는 봄빛이 가득 찼건만 나의 가슴속은 빈 것 같이 외롭더니 하늘 주신 연분 오늘이구려. 피는 꽃봉오리 사랑 가득 넘치노라 춘향, 춘향, 나와 같이 이 한밤을 맞아 즐기세…‥」라는 아리아를 부르자, 춘향은 이에 답하여「물위에 나는 기러기는 물 찾아 바다로 날아가고, 꽃 속에 잠자는 나비는 꽃 찾아 언덕을 헤매나니, 어찌타 이 몸은 꽃이 되니 나비를 어찌 찾으리까….나는 꽃인데 ….꽃본 나비 기쁘고, 꽃도 나비 반기리. 이내마음 이렇게 설레설레 떨리네…」라고 부르며, 계속해서 「물의에 나르는 기러기는 물따라 바다로 가고 꽃 속에 잠자는 나비는 꽃 찾아 언덕을 넘나니 어찌 여자가 남자를 따라다니리오」를 아름답게 부른다. 그들은 「나비 꽃과 같이 화창한 이 봄을 함께 사랑의 향기에 영원히 잠기리로다」라고 부르는데, 도령은 춘향의 집을 찾아가 백년가약을 맺는다.
제2막 춘향의 집
때는 1년 후의 어느 날이다. 전주가 끝나면 방자가 향단 (香丹)에게 "도련님과 춘향이 저렇게도 깨가 쏟아지도록 재미있게 사랑을 속삭이고 있으니, 너도 나도 이제는 재미나게 놀아보자" 하면서 추파를 던진다. 그러나 향단은 "징그럽다."면서 한마디로 일축해 버린다. 이때 춘향의 어머니인 월매 (月梅)가 나타나 "요것들 잔 논다"하면서 향단이를 안으로 쫓아 보낸다.
이때 방자는 "사랑은 마찬가지로 나도 향단이 쯤이야 자격이 있지요"하면서 푸대접을 못마따히 여긴다. 월매는 이렇게 빈정대는 방자에게 술을 먹으라면서 안으로 들여보낸다. 그리고 딸과 사위가 방안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것을 보고 "저것이 벌써 커서 남편 정을 아는구나"하며 지나간 옛일을 회상한다. 여기서 옛님을 그리는 아리아「온 누리가 꿈속에 잠겨 있고, 꽃바람은 불어 풀잎 나뭇잎 맺힌 이슬이 향수를 뿜은 듯 향기가 돈다.…」를 부른다.
도령과 춘향은 서로의 사랑에 취해 유명한 사랑의 2중창「한번 보아도 내 사랑, 열번을 보아도 내 사랑…」이라는 사랑가를 부른다. 이때 수위사령이 나타나 사또가 큰일났다하면서 어서 가자고 한다. 이에 방자는 도령에게 아버지 이 부사 (李府使)가 한양의 내직(內職)으로 영전하게 되었고, 도련님은 어미님을 모시고 새벽에 먼저 떠나라는 추상같은 명령이 내렸다고 말한다.
도령이 걱정하는 것을 보고 춘향은 "제가 따라가지 않을까 걱정은 마시오. 저는 사랑하는 님을 따라 어디든지 가오리다"라고 말한다. 이에 도령은 "그렇게 했으면 참 좋겠지만 아버지는 완고하시다….우리의 사실을 모두 아시고…."라고 말하자, 춘향과 월매는 애절하고 비통스런 딱한 처지였지만 할 수 없어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춘향의 기다린다는 말을 남긴 채 떠나게 되었다.
제3막 동헌 (東軒) 신임 사또
그후 신임 남원 부사(府使) 변학도(卞學道)는 주색(酒色)을 좋아하여 부임하는 날 남원 기생을 모두 알아보는데, 춘향의 미모를 전해 듣고 그녀를 불러서 수청을 들라고 강요한다. 이에 춘향은 전관 사또자제 도련님과 백년가약을 맺고 도련님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수절하고 있으므로 거절해도 강권으로 잡아 놓고 수청을 들라한다.
사또는 「나는 이곳에서 제일 가는 사또. 어느 누가 나를 거역할 수 있는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어느 누가 막으리오…」하는데, 춘향이 나타나자 계속해서「보아하니 천하일색이로구나. 다른 생각하지 말고 나와 함께 놀아보자」고 노래한다. 이에 춘향은 「충신에게는 두 임금이 없고, 열녀에게는 두 남편이 없으니 내 낭군을 기다리는 여인에게 그런 말씀은 마시오」라고 대답한다. 화가 난 사또는 반항하는 춘향을 옥에 가두는데, 월매와 마을 사람들은 그런 처사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한다.
제4막 남원 가는 길
몇 년이 지난 후에 이도령은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전라도 암행어사로 어수(御授)받고, 몰락한 양반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남원으로 향한다. 도중에 농부들의 말을 통하여 춘향의 높은 정절(貞節)의 소식을 듣고, 또한 방자를 만나 그녀의 내간(內簡)을 읽으며 눈물을 흘린다.
「온다. 만날 님을 그리는데 갈 길은 멀구나…」하고 노래하며 남원에 당도한다. 한편 옥중에서 내일 신임 사또의 손에 죽을 것을 각오하고 있는 춘향은 그녀의 비운(悲運)을 한탄하며 애끓는 노래를 부르는데, 그 내용에 저승에서나마 만나겠다는 하소연에 옥사장까지도 눈물을 흘린다.
드디어 월매와 도령은 옥을 방문했는데, 그의 모양을 거지처럼 말이 아니다. 월매는 실망에 찬 한숨으로 "네 서방 벼슬도 못하고 거지꼴이 되어 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여기서 유명한 옥중의 2중창「그리워 그리워」를 부르며 힘차게 포옹한다. 계속 두 사람은 만나는 사랑의 기쁨을 노래한다. 춘향은「서방님, 내일은 내가 죽는 날이므로 시체나 찾아 묻어 주어. 그리고 어머니 오늘밤이라도 도련님에게 새옷 드리고 진지 대접 잘 하세요」하며 부탁하는데, 도령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오. 부디 경솔한 마음먹지 마시오」라고 춘향을 위로한다.
제5막 동헌에 있는 사또의 생일잔치
변사또의 생일잔치로 각 고을 수령들이 모인 자리에 이도령이 걸객(乞客)으로 나타나 글짓기를 자청한다. 군수(郡守)가 "사또의 수복을 빕니다…"라고 하자. 사또는 "기쁘오. 마음대로 먹고 떠드시오"라고 말하는데 모두들 취흥이 돌아 장내는 잔치 분위기로 가득 찼다. 그런데 운봉영장(雲峰英將)이 사또에게 "요사이 호남지방에 암행어사가 왔단 말이 있오"라고 말해도 그는 일소에 붙여 버린다.
마침내 거지 모양을 한 어사가 중석으로 뛰어 올라 사또 상앞에 앉아 마음대로 먹는다. 그러자 사또는 거지치고는 건방진 놈이라 하며 글을 지어 보라고 하자, 어사는 글을 써서 던지고 나간다. 그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금잔의 좋은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반의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불눈물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노래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드높구나」라고 했다.
이에 몹시 화가 난 사또는 춘향을 다시 잡아들여 죽을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낭청(郎廳)은 "그 거지가 심상치 않은 사람이야. 일찍 빼자. 춘향이나 죽이오…"라고 한다. 사또는 죽일 준비가 되었는가를 살펴 본 후, 손을 들어 풍악을 울리게 한다. 그리고 춘향에게 마음을 돌려보라고 해도, 그녀는 백번 죽어도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고 완강히 거부한다.
이때 어사는 사령을 내뿌리치며 나타나, 색마(色魔)인 사또를 보며 이제 라도 마음을 고치라고 하며 꾸짖는다. 그러나 사또는 형리(刑吏)에게 명하여 어사의 목을 당장 치라고 한다. 그곳에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마침내 어사일행이 등장하며, 합창으로 「암행어사 출도」라고 외치며,「우리의 암행어사여 그 기세 위대하도다. 불의한 것 모두 물리쳐서 이겼네…」하며 그의 위대함을 노래한다.
어사는 "이 자를 결박하여 투옥하라"고 명하며, 한편 옥이 있는 사람들은 다 풀어 주라고 한다. 또한 "춘향이도 풀어 놓고 약을 먹여 소생케 하라. 이 여자는 무슨 죄인고…"」라고 물으며, 아무도 몰래 반지를 꺼내 주면서 자신을 알린다. 이때 놀란 춘향은 "아! 서방님"이라고 하자. 수령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쳐버리고, 어사는 변사또를 봉고(封庫)파면시킨다. 그리하여 어사는 춘향과 함께 부귀공명을 누리게 된다.
[페이지] 001
제1막
[때] 숙종대왕 즉위 초 또는 인조조 시대
[곳] 전라도 남원
[무대] 광한루 누각이 우뚝 속고 한쪽에는 오작교가 논아래로 보이며 멀리 숲이 보인다. 때는 오월 단오날 처녀들과 동자들이 춤과 노래로 즐긴다.
[합창] (오월의 합창) 오월이라 단오절에 추천하는 저 아가씨 삼남대로 버들가지 둥두렷이 높이 솟아 흐늘흐늘 느러졌다. 오고 가는 나그네 발 멈추고 경개절승 광한루 오고 가네. 노래하며 춤추어 이 한몸을 즐거이 님같이 놀다 가련다. 오월이라 단오절에 추천하는 저 아가씨 삼남대로 버들가지 둥두럿이 높이 솟아 흐늘흐늘 느러졌다. [무용] [합창] (오월의 합창 반복)
[방자] 얘들아 물럿거라. 사또자제 도련님이 나오신다. 도련님 여기가 여기가 천하승지 올시다. 저기가 오작교요 여기가 광한루로소이다.
[도령] 그래. 참 경개 절승하다. 때마침 무르녹는 봄이로구나. 경치좋다. 광한루. 가득 찾다 봄 향기. 꽃 그늘에 나만 혼자 거니니 짝을 지어 가는 봄 누와 같이 즐길가. 꽃지나니 고운님 그리워라.
[방자] 그런 말씀 마십시오. 아니 그래 글배는 도련님께서 객적게 색시 생각을 하시다니 천만 당치 않은 말씀입니다.
[도령] 예끼 이놈. 잠자코 있거라. 그런데 방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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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 왜요?
[도령] 저기 저 건너 수풀 사이로 오락 가락 하는게 뭐냐?
[방자] 그게 뭐죠
[도령] 나도 몰라 네게 묻고 있는 거다. 저것 말이다. 내 부채끝 가는 곳을 자세히 보아라.
[방자] ?
[도령] 보이느냐? 바로 그것 말이다.
[방자] 아, 그것 말이죠? 도령님 부채죠.
[도령] 아 이놈아. 이 부채가 아니라 저 건너 수풀 사이를 자세히 보아라.
[방자] 아, 풀을 뜯어 먹고 있는 저 살찐 암소 말이군요?
[도령] 아따 그 녀석. 상놈의 눈에는 소만 보이느냐?
[방자] 아 알겠습니다. 그네를 타고 오락 가락 하는 저 미인 말씀입니까?
[도령] 옳다 그거다. 그게 도대체 누구냐?
[방자] 도련님 그게 바로 춘향인데 인물이 절색이요. 반하리다.
[도령] 이놈아. 실 없다. 가서 다려 오너라.
[방자] 안돼요. 춘향모는 기생이나 춘향은 여염 생전이라 불러도 올까 말까 하오.
[도령] 이놈. 불러 오라면 불러 올 것이지 무슨 잔말이 그다지도 많으냐.
[방자] 네
[방자] 애 향단아!
[향단] 왜 그래.
[방자] 우리 도련님께서 춘향이를 부르신다.
[향단] 이 자식아! 그네를 뛰고 있는 사람보고 오니라 가니라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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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 요 계집애가 누구보고 이 자식 저 자식이야? 그래 네 아가씬지 춘향인지 행실을 곱게 가져도 그래?
[향단] 뭐야? 그래 도대체 우리 춘향 아가씨가 행실을 잘 못가진게 뭐냐?
[방자] 오냐. 일러 줄 터이니 자세히 들어나 보아라. 과년한 계집아이가 그네를 뛸 터이면은 행여나 남이 볼쎄라 제집 마당에서 뛸 것이겠지 조렇게 이쁜 처녀가 광한루라 사방 터진 곳에서 그네가 무슨 그네야. 눈꼴 뜰려 못 견뎌.
[향단] 요 녀석 트집은 좋다.
[춘향] 아따 사또 자제라고 세도를 쓰는게지.
[방자] 야. 춘향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도련님이 먼 밭으로 너를 보시고서 잔득 반하시었다. 누구의 명령이라 거역할 터이냐, 가자. 가자, 가자.
[도령] 온 누리엔 봄빛 가득 찾건만 나의 가슴속은 빈것 같아 외로웁더니 하늘 주신 연분 오늘이구려. 피는 꽃 봉오리 사랑 가득 넘치노라. 춘향, 춘향, 너와 같이 이 한봄을 마저 즐기세 봄속에 봄 꽃속의 꽃. 설레는 이 마음 알아주고 받아다고. 봄향기 가슴 설렌다. 아--- . 온 누리엔 봄빛 가득 찾건만 나의 가슴속은 빈 것 같이 외로 웁더니 하늘 주신 연분 오늘 이구려. 피는 꽃 봉오리 사랑 가득 넘치노라. 춘향, 춘향. 나와 같이 이한 봄을 마져즐기세. 봄 속의 봄. 꽃 속의 꽃. 아--- . 넘치는 내 사랑 받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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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 물 위에 나르는 기러기는 물 찾아 바다로 날라가고 꽃 속에 잠자는 나비는 꽃 찾아 언덕을 헤매나니 어찌다 이 몸은 꽃이 되니 나비를 어찌 찾으리까. 화창한 오월 단오날엘 추천 하려고 광한루 앞에 나왔아오니 허물치 마소서.
[방자] 춘향 아가씨 도련님 말씀 잘 들으슈. 우리 도련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첫째 가문이 훌륭한 양반이실뿐 아니라 그 인품됨이 훌륭하시어 장래 큰 인물이 되실 뿐이니 주저 할 것 없어.
[향단] 야. 이녀석아. 너의 도련님만 양반이시구 우리 아가씨는 상놈인줄 알아? 우리 아가씨도 너의 도련님 못지않는 양반이시구 용모와 몸가짐도 남 못지 않아 이 남원골에선 칭찬이 자자한 아가씨란 말이야. 알았어?
[방자] 흥. 그야 그렇긴 해. 양반이란 소문은 내 일찍부터 듣긴 들었다. 그러나 우리 도련님과 춘향아가씨 양반과는 좀 다르다. 어떻게 다른고 하니 에헴. (점잖게 걸으며) 우리 도련님은 이런 양반 이시구 너의 춘향아가씨 양반은 (절룩 거리며) 이런 양반 이란 말이다.
[향단] 이게 까불어. (때린다.)
[도령] 얘, 방자야.
[방자] 네?
[도령] 주책 고만 떨고 저리가 있거라.
[향단] 그것 봐. 이 주책 없는 녀석아. (때린다.)
[방자] 아야. (무대 한쪽 끝으로 뛰어 간다.)
[페이지] 005
[도령] 여보게 춘향이. 어서 올라 오오.
[춘향] (얌전하게 올라 간다)
[도령] 내 일찍부터 그대 이름은 방자녀석을 통해서 듣긴 들었오.
[춘향] (냉냉하게) 글 공부 하시는 도련님께서 소녀와 같은 천한 계집애에게 무슨 말씀을 일으시려고 부르시었는지.
[도령] 허. 내 알기에는 그대 글 재주가 훌륭하다 하기로 청한 것이니 과히 나무라지 마오 그래 그대 나이 몇 이오?
[춘향] 열 여섯이 옵니다.
[도령] 허. 사실인즉 내 우연히 저 방자 녀석과 함께 이 누각에 올라 왔다 아릿다운 그대를 대하게 되어 기쁘기 한이 없오 그런데 춘향 그대와 나의 상면이 우연이기는 하나 신명이 이르신 것으로 생각하고 만년 복을 이루어 봄이 어떠할가.
[춘향] 제몸이 아무리 비천하기로 이와 같은 번화한 자리에서 창기를 대하듯 소녀에게 말씀하시는 도련님을 경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령] 내 어찌 그대를 얕이 보구 한 말이겠오. 다만 그대의 놀라운 글을 사모하여 그대와 시 한수 읊어 볼까 청한 것이니 과히 허물 마오.
[춘향] 제가 무슨 시재가 있다고 도련님과 대좌하오리까. 요사이 세상 인심이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니 소녀 이 자리를 물러갈까 하옵니다.
[도령] 옳은 말이요. 그럼 춘향. 내 한가한 틈을 보아 그대를 찾고져 하니 그대 거처나 좀 알려 줌이 어떠하오.
[춘향] 방자에게 물어 보시지요.
[페이지] 006 파지
[페이지] 007
[막] 2 [무대] 춘향의 집 (선화당)
문에는 발이 드리워 있고 방안에는 춘향과 도령이 가야금 (거문고) 을 타고 즐긴다. 뜰에는 방자와 향단이가 차려다준 술에 얼근히 취한 방자. 달이 중천에 솟아 있건만 갈 생각을 안하는 도련님이 무엇을 하나 하고 아롱진 사랑의 모습을 엿보고 있던 방자.
[방자] 얘. 향단아. 도련님과 춘향이가 오늘 저녁 저렇게 깨가 쏟아지듯 재미를 보고 있는데 우리도 신나게 한판 놀아 보자. [향단] 네까지것 무얼 보고 논단 말이냐?
[방자] 야 사랑에도 양반 쌍놈이 있니? 너 정말 사람 괄세 마라. 쥐 구멍에도 햇빛 들 날이 있다구 이 다음에 도련님이 큰 벼슬을 하시게 되면 그땐 나도 알아 본다. 그땐 너도 호강 할 수 있어.
[향단]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럴 것 같기도 해. 그렇지만 네가 하두 주책없이 구니까 그렇지 않니.
[방자] 얘. 향단아 그러니까 너 내가 싫어서 그러는건 아니지? 난 네가 하두 뾰죽 뾰죽 하니까 날 싫어하는 줄 알았어. 이제 네 맘 알아서 기쁘다.
[방자. 향단] 달아 달아 밝은 달아 꽃가지에 걸린달. 짝도 없는 저달은 어느 곳서 날 찾니.
[방자] 단아단아 향단아. 내고 너고 저같이 꿀과 같은 사랑에 속삭여 보자.
[향단] 그럴 듯도 하고나.
[방자]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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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단] 나도 솔곳하고나.
[방자] 그렇지 수줍은척 말고서 나의 손을 잡으라. 안고 업고 뛰고서 사랑사랑 하자.
[방자. 향단] 방자쯤도 괜찮어. 그만하면 내사랑 아--- 방안에는 꿈나라. 우리들은 꿀나라. 사랑 사랑 내사랑 내 팔자도 상팔자.
[방자] 향단이도 곱단이 이몸 끝은 뚱딴이 이만하면 우리도 한쌍 원앙새 사랑 사랑 내사랑. 사랑 사랑 내사랑아 사랑 사랑 내사랑. 사랑 사랑 내사랑 아--- .
[월매] 요 년놈들 잘들논다. 계집애년이. 안으로 썩 들어가지 못 하겠니?
[페이지] 009
[방자] 여보시오 왜 나를 푸대접하슈. 사람은 다 마찬가지요. 내가 향단이를 좋아하기로 뭐 그리 나쁘단 말이요. 당신 사위 잘둔 것이 다 누구 덕인줄이나 알고 말하슈. 술한잔 대접은 못할 망정 과히 나무라지나 마우
[월매] 아암. 그야 임자 덕인줄 내 모르나. 저 향단이 보고 술상이나 차리라고 해서 마음껏 마시게나. 술은 얼마든지 있으니. 응.
[방자] 감사하우. 나 그럼 향단이 한테 가우.
[월매] 저 것이 벌써 남편 정을 아는 구나. 온 누리는 꿈속에 잠겨있고 꽃바람은 불어 풀잎 나뭇잎 맺힌 이슬이 향수를 뿜은 듯 향기가 돈다. 밝은 달은 하늘에 가득 찼고 타는 새 사랑을 땅과 바다에 가득 찼나니 지나간 옛 님이 다시 그립다. 옛날 나의 가슴에 사무친 옛 님 생각 나의 가슴에 사무친 옛님 생각 그리워라. 그리워라. 지나간 옛날에 내 사랑 간절하오니. 나의 님이여 그립소이다.
[도령] 춘향아. 날 좀 업어 주오.
[춘향] 부끄러워요.
[도령] 어서
[춘향] 누가 보겠소
[도령.춘향] (사랑가)
[도령] 한번을 보아도 내사랑 열번을 보아도 내사랑. 아무리 보아도 사랑 어여쁜 춘향 나의 사람.
[춘향] 한번을 보아 도 내낭군. 열번을 보아도 내낭군 아무리 보아도 사랑 존귀한 도령 나의 사랑.
[페이지] 010
[도령] 이렇게 보아도 내사랑 저렇게 보아도 내사랑. 아무리 보아도 사랑 어여쁜 춘향 나의사랑.
[춘향] 이렇게 보아도 내낭군 저렇게 보아도 내낭군. 아무리 보아도 사랑 존귀한 도령 나의 낭군.
[도령] 해가 변할지라도 춘향아 변치마라
[춘향] 이몸은 도련님 몸이오니 변할바 아니오. 이맘은 철석 같으니 사랑 영원 하리라. 이몸은 송죽 같으오니 절개 굳으리. [도령] 사--- 랑 사--- 랑
[춘향] 사랑 사랑 내사랑 저리 봐도 내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하늘에 저달도 기우나 우리는 님과 한가지 영원히 온누리에 밝히 비치며 사랑 영원하리. 한번을 보아도 내사랑 두 번을 보아도 내사랑 억만번 보아도 우리 영원한 사랑 우리사랑. 사랑 사랑 내사랑 내사랑 내사랑 내사랑 내사랑. 영원한 사랑 영원한 사랑. 내사랑 내사랑 내사랑 내사랑 태산과 같은 사랑 바다와 같은 사랑 내사랑 내사랑, 둥글 둥글 둥글 둥글. 사랑.
[수사] 큰일났다. 어서 가자. 얘 방자야.
[방자] 왜 왜 그래?
[수사] 사또님이 큰일났다. 아니 빨리 가자니까!
[춘향] 어머니 왜 나오셨오?
[월매] 하도 두 녀석이 떠들기에 무슨 일이 생겼나 하고. 나왔다.
[페이지] 011
[도령] 집에서 방자를 데려 갔오.
[월매] 무슨일이 생겼나? 왠일일까? 전에는 그런 일이 없더니.
[춘향] 어머니 별 일없을 꺼에요. 그만 들어가 주무세요.
[월매] 오냐. 너도 그만 자거라.
[방자] 도련님 야단났습니다. 어서 갑시다.
[도령] 왜 그러느냐? 방자야.
[방자] 큰일났어요. 하여튼 어서 갑시다. 도련님.
[도령] 아 이놈아. 답답하다. 말이나 좀 시원스럽게 해라. 그래 집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느냐?
[방자] 다른게 아니오라 사또님이 승지로 진급하시고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대요. 그리고 도련님은 어머니 모시고 새벽에 먼저 서울로 떠나가시라는 사또님의 말씀이 내렸습니다.
[도령] 아니 그게 사실이냐?
[춘향] 왜 그렇게 걱정을 하시오. 제가 따라가지 않을 가 걱정이 되어서 그러시오? 서방님 가시는 곳이라면 어데인들 따라 가겠어요.
[도령] 춘향아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느냐? 하지만 우리 아버님은 완고하시어 너와 나의 사이를 아시고는 기생 자식이라고 반대하실 뿐아니라 사당 제사 못한다고 추상같은 호령을 하시니 장차 어찌하면 좋을고.
[월매] 기생자식이 어쩌고 어째? 춘향아! 너 어떻게 하겠니?
[도령] 아! 어찌하면 좋을고 데리고 가자니 부모님 말씀을 거역이요. 두고 가자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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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매] 안된다 안돼. 언제는 백년 가약하고 진탕치듯 놀고 이제는 혼자 간다고, 안된다. 이년아 따라 가거라. 같이 못 가면 죽어라. 죽어
[춘향] 어머니 진정 하세요. 내가 알아 하리다. 서방님. 우리 어머님을 허물 마시오. 늙으시어 그러 하오이다.
[월매] 아이구 저년. 제 서방밖에 몰라.
[춘향] 서방님. 서울로 올라 가셔서 나의 생각 마시고 글공부하시어 대과 급제 하신 후 부모님께 여짜와 나를 데려 가세요. 나는 여기 혼자서 어머님을 뫼시고 기다리이다. 기다리이다.
[도령] 춘향아.
[수사] 서방님. 어서 가십시다. 모두들 기다려요. 대부인은 벌써 오리정가지 갔어요.
[방자] 가세요.
[도령] 힘써 공부하여 벼술하고 데려 가마.
[방자] 서방님 어서 갑시다. 나 사모님께 꾸중 듣지 않게.
[도령] 장부의 세운 뜻이 어떻게 변하리오. 해를 두고 맹세하며 달을 두고 맹세하나이다. 님이여 거울이 변치 않는 맹세요. 우리 서로 변치 말고 만날 날을 기꺼이 기다리다.
[춘향] 이 거울님 본듯이 내 항상 품으리이다. 강 건너 산넘어 가신 님을 그리오리다. 이 반지 드리오니 끝없이 둥근 이 사랑 끝간데 없으리다. 평안히 가시오 내 사랑.
[도령] 오냐. 춘향아. 너와 헤어져야할 내 심정, 괴롭기 한이 없으니 어찌 할 수 없는 입장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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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춘향아. 내 글공부 열심히 해서 급제 한 후 너를 잊지 않고 데려 갈 것이니 염려마라. 응. 알겠느냐 춘향아.
[춘향] 서방님. 서방님께서 진정으로 춘향이를 잊지 않으시겠다면 제발 마음을 굳게 하시고 하루 바삐 장원에 급제하시어 장부의 뜻을 세우신 후 못내 서방님을 그리며 기다릴 이 춘향이를--- (운다)
[방자]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사또님의 행차 뜨셨습니다.
[도령] 아! 오늘 해가 어이 이다지도 빠르더란 말이냐!
[향단] 서방님 한양 천리길 안녕히 행차 하시옵소서.
[도령] 향단아. 고맙구나. 그럼 춘향아 이제 떠나야 할가 보다. 아! 양반이기에 당하는 이 슬픔 양반 행실이 원수 같기만 하구나. 춘향아 잘 있거라.
[춘향] 정든 서방님을 홀로 떠나 보내는 이 심정. 서방님 못지 않사오나 이 춘향이를 잊지 않으실 서방님을 생각하오면 춘향이 행복하기만 하옵니다. 서방님. 안녕히 가옵소서.
[방자] 도련님 빨리 가세요. 이러다간 한이 없겠어요.
[도령] 춘향아!
[춘향] 서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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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3막 [무대] 동헌 : 화려하고 무게있는 건물 간단한 고전주로 막이 오르면 기생 절하기 위하여 사또가 가운데 자리잡고 낭청이 옆에 앉아 아양과 재롱을 떨고 있다.
[사또] 기생 검고 하라.
[호방] 네. 유색이?
[기생] 네
[호방] 소월이
[기생] 네
[사또] 에잇 보기 싫어!
[호방] 반월이.
[기생] 네.
[사또] 무엇들이야? 치워라! 기생 검고 그만 두어라. 남원 땅이 꽃밭이라는데 쓸만한 년 하나도 없구나.
[호방] 사또님께서는 그렇게 보실지 모르겠사오나 모두가 호남 일색들인 줄로 아뢰오.
[사또] 너의 고을에 춘향이 있다더니 어찌 검고에 없느냐.
[호방] 춘향은 기생이 아닌 줄로 아뢰오.
[사또] 내 들으니 춘향은 원가의 자손이요. 인물이 절색이라든데.
[호방] 춘향은 전관 사또 자제 도령님과 백년 가약을 맺고 도령님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수절하고 있어 어림도 없다고 아뢰오.
[사또] 그 무슨 소린고? 내 앞에 어떤 년이 수절이란 말인가? 얘. 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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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 네.
[사또] 당장에 춘향이를 잡아 오라.
[남청] 사또께서 들면 되기야 되지. 그래도 와야지.
[사또] 그 무슨 소린가? 내 말을 거역 할 자 누구냔 말이다. 사령.
[사령] 네.
[사또] 왜 머뭇머뭇 하느냐? 썩 가서 잡아들 못 와?
[사령] 네 (퇴장)
[사떠] 나는 이곳 제일 가는 사또인데 어느 누가 거역할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은 다 할터이다. 어느 누가 막으리오. 호방과 사령 준관 형리 그 기세 땅을 진동하며 큰 바다물도 뒤집겠나니 한 계집이야 품에 넣겠지. 아! 춘향소문 내 들었다. 삼담제일 미인이라 그의 태도 어여쁘기 백합같은 것이오니 이 가슴에 불붙는다. 사랑하자 사랑하자 춘향
[낭청] 신관 사또꼐서 역시 명관이라 에 헤헤헤 (춘향 등장) 온다 와 춘향이 헤헤헤헤
[사또] 올라오너라. 춘향이 보자하니 천하 일색이로구나. 다른 생각하지 말고 나와 함께 놀아 보자.
[낭청] 옳지 그래 그래 헤헤헤 암 그렇구 말구.
[춘향] 충신에게는 두 임금이 없듯이 열녀에게는 두 남편이 없으니 제 낭군을 기다리는 소녀에게는 그런 말씀 마세요.
[낭청] 암. 그래 그래. 그렇구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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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 암. 그대는 그래도 옳고 저래도 옳치? 그 무얼까? 괴이하다. 너 같은 것이 무슨 절개냐? 당치 않은 말이로다. 이랑 말고 수청을 들어서 나의 객필을 풀어다오. 그럴진데 너에게도 해롭잖치.
[춘향] 한 계집 한 남편 서로 믿고 사는 것. 사또의 말씀은 너무나 괴하시오. 날더러 절개를 깨치라고 하시면 당신도 억척노릇 하시겠오?
[사또] 무엇이 어쩌구 어째? 관상 발악 괘씸하다.
[춘향] 사또가 잘못하니 낸들 어찌 참으리까
[사또] 형틀에 앉히고 저년을 마구 쳐라.
[형리] 네.
[사또] 때려라.
[형리] 네.
[사또] 더 때려.
[형리] 네.
[사또] 이래도 못 하겠나? 저년에게 다짐장을 받으라.
[형리] 네.
[춘향] (일심이라고 써 준다.)
[사또] (대노.) 한 마음? 저년을 더 때려 칼씌워 하옥하라.
[형리] 네.
[월매] 아이고 내딸 죽인다. 한 남편 섬긴 무삼죄요.
[합창] 억울하오.
[월매] 억울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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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억울 하여라.
[월매] 하나님이여
[합창] 하나님이여
[월매] 살펴 주소서
[합창] 살펴주소서 (월매 춘향을 붙잡고 울며) 억울하오 춘향이 억울하오 열녀 무슨 죄요.
[월매] 내 딸 춘향이 억울하오 한 남편 섬김이 무슨 죄 되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합창]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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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4막 [장] 1장 [무대] 충청도땅 남원가는 산길가 울창한 숲속 거지복색을 한 어사 군졸들을 모아 지시를 내린다.
[군졸합창] 위대 하옵신 암행어사여 명령 한번만 나리시며는 물이나 불이나 뛰어 들어가 정의를 위해 싸우리이다. 지나아가세 지나아가세 자 용감하게
[도령] 너희들은 여기서 왼쪽으로 모든 고을 다 살피고 이달 십오일 오시에는 남원 광한루에 대령하라.
[합창] 네 산도 빛날 산이오 강도 빛날 강이오 우리들의 할 일은 정의를 위하여 싸우리라. 날랜 범 같이 용감하여라 암행어사 따른 역졸들이여 위대하옵신 암행어사여 명령 한번만 나리시면은 물이나 불이나 뛰어 들어가 정의를 위해 싸우리이다. 자 나가세 용감하게
[도령] 나는 예서 혼자서 우편으로 모든 고을 다 살피고 이달 십오일 오시에는 남원 광한루로와 만나세 [합창] 네 탐관오리 하는 놈 ?? 불효 하는놈 정토유린 하는놈 낱낱이 찾아서 처단하리라. 날랜 범 같이 용감하여라. 암행어사 따른 역졸들이여 용감히 나가자 역졸들 용감히 나가자 역졸들 암행어사 암행어사 암행어사 암행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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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령] 가세
[합창] 네
[도령] 이달 십오일 광한루
[무대] 새벽해가 오르기 시작 (도령 ? 추억을 하면서)
[도령] 동편 하늘 밝아 온다. 모든 희망 가져 온다. 만날 님을 그리면서 갈 길 멀구나 새로워라 옛날 일이 꿈결 같이 지났건만 닥쳐 오는 기쁜 희망 가슴속에 가득 찼구나 악한 놈은 잡아 처단 하고서 선한 사람 찾아가며 편히 살게 하리라. 나의 동포 나의 민족 사랑 사랑 하리라. 동편 하늘 밝아 온다. 모든 희망 가져오며 만날 님을 그리면서 갈길 멀구나 새로워라 옛날 일이 꿈결 같이 지났건만 닥쳐오는 기쁜 희망 가슴속에 가득 찼구나 춘향 춘향 내 사랑
[합창] 어럴럴러 상사디야 어헐럴러 상사디야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라 상사디야 이밭 저밭 갈아 놓고 상사디야 운수에 풍조에 적양가에 상사디야 춤을 추세 삼천만에 상사디야 시절이 좋아라 노래하세 상사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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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헐럴리 상사디야 상사디야 한 남편 섬김이 무슨 죈고 상사디야 독사같은 신관사또 상사디야 원수를 갚는 자 어데 없나 상사디야 열녀 춘향 불쌍하다 상사디야 하늘님 덕분에 구해 주소 얼시구 어헐러 상사디야 얼시구 좋구나 좋고 좋다. 먹을 것은 걱정 없네 어헐럴러 상사디야 먹을 것은 걱정 없네 어헐럴러 상사디야
[도령] 이 얘야
[방자] 여보 새빨간 젊은 분이 늙은 총각 보구서 얘 얘야라구 당신은 대관절 누구요
[도령] 누구는 알아서 무엇 하나. 어데로 가는가.
[방자] 별 사람 다 보겠네. 남이야 어데를 가든지 알아서 무엇하겠오. 서울 구관댁 편지 가지고 가오 어쩔테요.
[도령] 그 편지 좀 보여다고
[방자] 아따 별 꼴 다 보겠네. 흥 아니 남의 귀중한 편지를 어찌 보자하오.
[도령] 귀중 편지. 얘야 만약 그 편지 사연에 너를 죽이라고 했으면 어쩌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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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내라 내좀 보아줄께. (의심스러운 듯이 방자가 편지를 내어준다) (도령 편지를 읽어 보면서 운다.)
[방자] 허 별 사람 다 보겠네. 아니 남의 편지를 보고 울고 있으니 (아이 참 알다가도 모르겠네) 아이고 도령님이 아니세요. 아니 그런데 벼슬도 못하시고 그 그지 꼴을 하시구 웬일 이시우.
[도령] 그래 춘향이는 어찌 되었니.
[방자] 도령님 가신 뒤로 수절하면서 도령님 오시기를 고대 하다가 포악한 변사또 거절했다고 내일 날은 내다 놓고 죽인다오.
[도령] 죽여 당장 삼문출도를 할까
[방자] 도령님이 암행어사란 말씀이오.
[도령] 아니야 그리나 되었으면 말이다.
[방자] 왜 이러슈 소인한테까지 속일 것이야 무엇 있어요. (도령 어패를 꺼내 보인다) 아니 그럼 도령님께서 정말 암행어사슈 야 우리 도령님께서 암행어사 되셨다.
[도령] 야 이놈아 너 누설하겠다.
[방자] 아니오 (운봉 영장에게 편지를 쓰고 방자를 주면서)
[도령] 야 이거 운봉 영장에게 갔다주고 남원으로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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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4막 [장] 2장
[때] 밤중 먼 곳에서 부엉이 소리 들린다.
[무대] 춘향이 갇혀 있는 옥중 옥사장이 문 앞에 앉아 졸고 있다. 큰칼을 쓰고 있는 여윈 춘향 잠에서 깨어나면서
[춘향] 꿈자리가 이상하다 참이라면 좋겠다. 아 아 아 이상해라 내 꿈이여 무심한 님은 야속하여라. 떠나가신 후 소식 없고 아 홀로 옥중생활을 하니 가엾은 나의 마지막 신세요 (아) 한번 떠나가신 후 소식도 절하옵고 이런 고생 저런 고생 큰칼 쓰고 옥중에서 길고 짧은 날과 달을 님 그리며 살았다. 꿈같은 그 일이 사실로 변하면 그 오직 기별 가신이여 이 소원이룰줄 믿나이다. 행복하여라 철석같은 나의 절개 나 홀로 찬양하노라. (옥사장 눈물 씻기 시작) 내일 죽을 지나 기쁨 속에 죽고 낙원에서 만나 그리운 님 나의 사랑이여 불러 보면 안기리라 불러보면 안기리라. 안기리라 나의 사랑 (총총 쓰러진다)
[옥사장] 춘향이가 가엾오 물이나 마시오 (물 마시고 그릇을 주면서)
[춘향] 고맙소 (월매. 향단 등장한다) [도령] 춘향 춘향 (멀리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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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매] 왜 이렇게 떠드는고 그지 꼴을 하고서 (쉬 표정을 하면서 옥사장에게 돈을 준다) 술이나 자시고 오 오 아가 아가 (쇠를 받고 문 열면서)
[춘향] 어머니오 아이고 어머니
[월매] 서울 서방님 오셨다.
[춘향] 네 ??
[월매] 서울 떠나간 네 서방인지 ?단인지 왔다.
[춘향] 어머니 왜 말씀을 그렇게 하시오.
[월매] 아이고 벼슬 하나 못하고 그지 되어 왔구나 우리 팔자 더욱 기박하구나 (운다)
[춘향] 잘 되어도 내 사랑 못되어도 내 낭군
[도령] 내 사랑 춘향 춘향 어데 있나
[춘향] 서방님 (둘이 손을 잡는다) 그리워 그리워 사랑 그리워 해지고 달뜨면 별을 헤면서 돌아올 이 날을 기다렸나니 꿈같이 님 만나 마음 설레이
[도령] 천리 길이 멀다 하였소 물 건너 산 넘어 한양인데 그리운 님 보러 내 왔노니라 이 마음 그대로 왔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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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 도령] 사랑 사랑 우리 사랑 잘 되어도 우리 사랑 못되어도 우리 사랑 봄이 되어 꽃이 피고서 밤이 피어서 달뜨면 님을 그려보나니 위대하다 우리 사랑 산과 같은가 바다와 같을가 사랑 사랑 우리 사랑
[춘향] 서방님 내일은 내가 죽는 날이오 시체나 찾아 묻어 주시오 어머니 오늘 밤이라도 새 옷 드리고 진지 대접 잘 하시오. [도령]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오 부디 경솔한 마음 먹지 마소
[춘향. 도령] 사랑 사랑 우리 사랑 잘 되어도 우리 사랑 못되어도 우리 사랑 봄이 되어 꽃이 피고서 밤이 되어서 달뜨면 님을 그려보나니 위대하다 우리 사랑 산과 같을가 바다 같을가 우리 사랑 사랑 사랑 우리 사랑 사랑 사랑 우리 사랑 우리 사랑 만나도다 사랑 사랑 사랑 (천천히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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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5막
[무대] 동헌앞 사또의 생일 잔치 여러 무희들이 춤을 추고 고관들이 모여있다.
[군수] 사또 수복을 빕시다
[일동] 네
[사또] 참 기쁘오 맘대로 자시고 맘대로 노시오 이제 내게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오 [
사또] 늦으셨오 (운봉에게)
[운봉] 미안합니다.
[사또] 아 기쁘다 자 드시오 운봉 늦게 온 벌로 석잔을 드시오 허허허 (웃는다)
[사또] (노래) 아 좋구나 좋구나 좋아 오월이라 좋을시고 꽃향기는 가득히 찼구나 얼시구 절시구 참 좋구나 이곳은 내 천하 여러분 술 마시오 좋다 좋다 좋다 술과 미인 하 정말 좋구나 부어라 마셔라 참 좋구나 참 좋구나 자
[사또] 악독한 년 독사보다 더한 년 (이를 악물고)
[운봉] 무엇을 그러시오
[사또] 이년을 오늘 죽인다
[낭청] 암 그렇지 그렇지 호랭이는 산중 왕인데 독사쯤이야 춘향이가 오늘이야 사또 말씀을 듣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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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 그렇구 말고
[낭청] 그러나 봐야지
[사또] 무엇이 어쩌고 어째
[운봉] 아따 사또님 참으시오
[사또] 참 괴이하다
[낭청] 잘못했소
[운봉] 요사이 호남지방에 암행어사가 왔단 말이 있소
[사또] 허 별소리 그까짓 암행어사가 다뭐요 앗따 술이나 자시오 야 얘들아 술이랑 안주랑 자꾸 들여라
[도령] (무대 뒤에서 노래) 동편 하늘 밝아 온다 모든 희망 가져오며
[운봉] 저거 무슨 소리요
[도령] 만날 님을 그리면서
[사또] 아따 무슨 소리는
[도령] 여기 왔구나.
[운봉] (놀래는 모양으로 일어서면서) 아니오--- 암행어사 소리---
[도령] 새로워라 옛날 일이 꿈결같이 지났건만 닥쳐오는 기쁜 희망 (등장)
[사또] 다 겁쟁이들 앉으슈 하하하하 거지치고는 건방진놈
[도령] 야 아뢰어라 사령아 동인아 역졸아 군노야 지나가는 거지가 술잔이나 얻어먹고 가련다.
[사또] 저놈 썩 내 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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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 네 (어사 중방으로 뛰어 오른다)
[도령] 저놈 (일동 놀라 보기만 한다) (어사 상 앞에 앉아 마음대로 먹는다)
[사또] 야 이놈을 썩 끌어내지 못하느냐 그 누가 없나 고약한 놈
[운봉] (나서면서) 아니 그런 것이 아니오
[사또] 무어요
[운봉] 내가 좋은 생각이 있오 저놈 보아 하니 양반 자식이 분명하긴 한데 난봉나서 글공부는 못하였을 것이라 글이나 지으래서 못지면 쫓아내기로 합시다.
[사또] 그것 참 좋소 야 이놈아 그렇게 해봐라 (어사 글을 쓴다)
[도령] (쓴 글을 던지고 나가면서) 엣다 받아라 할 일이 바빠 그대로 간다.
[낭청] 거지 쫓는 데는 글이 제일이야 그래도 글을 지었는데 야 이놈 봐라 죽일놈.
[운봉] 자 어서 읽어보시오 무슨 글인데 그렇게 화를 내시오
[사또] (편지를 읽는다) 향기로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기름진 안주는 만 사람의 기름이라 촛불이 떨어짐은 백성들의 눈물이요 노래 높은 곳에 백성들의 원망소리
[낭청] 아 문장이로군
[사또] 얘들아 금방 여기서 나간 거지놈을 곧 잡아 대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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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 네 (사령 삼명 퇴장)
[운봉] 나는 바쁜 일이 있어 가겠소.
[사또] 그것 무슨 소리요 이제 춘향이를 죽일텐데 구경하고 가시오.
[남청] 햄 나도 가겠소 그거지가 심상치 않은 사람이야 일찍 빼자 춘향이나 많이 죽이오 해해해해
[사또] 앉소 못 가 이봐라
[일동] 네.
[사또] 춘향이 죽일 준비가 다 됐나
[일동] 네
[사또] 어서 끌어 내와라
[일동] 네
[사또] 형리
[형리] 네
[사또] 비수를 준비했느냐
[형리] 네
[사또] 자 술들 자시오 풍악을 울려라
[일동] 네
[일동] (조금 있다가) 춘향이 나옵니다
[사또] 문단속 잘하고
[일동] 네
[사또] 흥 과연 미인이라
[낭청] 사또께서 홀딱 반했당께
[사또] 야 춘향아 마음을 슬쩍 돌려봐라
[춘향] 어서 죽여요 백 번 죽어도 마음은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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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 저 년을 때려라
[일동] 네 (때린다)
[사또] 북소리 울리고 칼로 목을 댕강 베라
[일동] 네 (칼을 들고 나와 칼춤 춘다)
[사또] 쳐라
[어사] 그지 왔다
[사령] 잡아왔습니다.
[어사] (사령을 뿌리치며) 이놈아 잡긴 누가 잡아 내가 볼일이 있어 왔다
[사또] 얘들아 저놈도 잡아서 묶고 때려라
[어사] (사령을 뿌리치고) 색마 사또 들어봐라 백주에 계집 잡아서 급낙이나 할게지 나같은 거지 불러서 무엇 할텐가
[사또] 저 놈을 곤장으로 못때리느냐
[어사] 이제라도 마음을 고쳐서 선정하라
[사또] 저놈 죽일 놈 봐라 형리
[형리] 네
[사또] 저 놈을 당장 칼로 목을 쳐라 (동리 사람 달려온다)
[형리] 네 (칼 들고 덤빈다)
[합창] (어사 일행등장) 나는 암행어사다 우리의 암행어사여 그 기세 위대하도다 불의 한 것 모두 물리쳐서 이겼네 위대한 암행어사여 불의 한 것을 이기고 정의의 깃발은 펄펄펄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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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독한 자를 물리치고 승리의 개선가를 불러보자 승리의 개선가를 높이 불러보자 암행어사여
[어사] 옥에 있는 애매한 사람들 다 놓아주라 (합창후) 이 여자를 풀어놓고 약을 먹여 소생케 하라
[합창] 가엾은 여자 살려주소서 [어사] 이 여자는 무슨 죈고
[합창] 한 남편 섬긴 그뿐이 외다
[어사] (반지끼워 주며) 그러면 이맘을 알까 (수근수근)
[춘향] 아 서방님
[합창] 서울 가신 도령님이 암행어사 되어 왔다 우리의 암행어사여 그 기세 위대하도다 불의한 것 모두 물리치고
[춘향] 이것이 꿈이요 꿈이라면 깨지 말고
[합창] 이겼네 위대한 암행어서여
[어사] 참이다
[춘향] 나의 사랑 서방님. 내 사랑 영원하여라
[합창] 불의 한 것을 이기고 정의의 깃발을 펄펄펄 날린다
[월매] (뛰어나오면서) 아이구 이게 웬일이야 좋다 좋구나 좋다 그러면 그렇지 내 사위가 그렇지 어사 사위 좋구나 정말 좋구나 좋다 좋구나 좋다
[도령] 거지라고 구박하더니 장모 내가 가져온 내 안재 예복을 입혀주오 천리길을 내 왔노라 님을 보러 내왔노라 잘되어도 내 사랑 못되어도 내 사랑
[페이지] 031
우리 사랑 영원하여라 임을 향한 이 마음은 죽음이라도 무섭지 않소 무섭잖소 사랑 사랑 내 사랑 참 사랑 영원한 이 사랑 참된 사랑 잘되어도 우리 내 사랑 못되어도 사랑 영원한 우리의 사랑이라 영원하다 내사랑 (춘향 옷 입고 들어간다)
[합창] 장하도다 장하도다 우리 암행어사 장하도다 장하도다 우리 암행어사여
[춘향. 어사] 오늘이 이 기쁨 고생과 참음의 열매 괴로운 사람들에게 우리는 도와주자 꿈결과 같은 그 옛일을 생각하면 기쁨과 괴로움이 항상 있으니 이것을 이겨나가세
[향단. 방자] (손잡고 등장하며) 아이고 이것 웬일이오 어사님도 나를 그래 가두어놔요
[어사] 입싼 죄다
[합창] 우리의 암행어사여 그기세 위대 하도다 불의한 것 모두 물리쳐서 이겼네 위대한 암행어사여 불의한 것 물리치고 정의의 깃발은 펄펄펄펄 날린다 암행어사여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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