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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에 의해 생기는 부력
▲ 그림 1.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와 물속에서 떠오르는 나무토막
300년도 더 된 17세기에 뉴튼은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과학에서 매우 중요한 사실을 하나 밝혀낸다.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체사이에는 서로 끌어당기는 중력이라는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 중력으로 인해 지구는 지구위의 모든 물체를 지구의 중심방향으로 끌어당긴다. 지구위의 물체들도 마찬가지로 지구를 끌어당기기는 하지만 워낙 크고 무거운 지구는 거의 꿈쩍하지 않아, 물체가 지구를 끌어당기는 것이 표가 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중력을 말할 때는 보통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을 주로 거론한다. 지구 표면에서 지구중심 방향은 우리가 서 있는 것을 기준으로 보면 아래쪽 방향이다. 지구 위의 모든 물체에는 아래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중력이 작용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물체가 다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비행기나 로켓처럼 동력을 이용해 위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는 반면, 별도의 동력 없이도 저절로 위로 올라가는 경우들도 있다. 저절로 올라가는 대표적인 예가 물 속의 나무토막과 공기중의 헬륨 풍선이다. 나무토막을 손으로 쥐고 물 속에 밀어 넣은 뒤 잡고 있던 나무토막을 놓으면 나무토막은 저절로 물 위로 올라간다. 헬륨으로 채운 풍선도 풍선에 매달린 끈을 잡고 있다 놓으면 저절로 위로 올라간다. 이렇게 지구 위에서 저절로 위로 올라가려면 ‘아래로 끌어 당기는 중력’보다 큰 ‘위로 미는 힘’이 있어야 한다. 줄다리기를 할 때 줄이 우리편 쪽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상대방팀이 끌어당기는 힘보다 더 큰 힘으로 끌어당겨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위로 미는 힘은 여러 종류가 있다. 그 중에서 물 속 나무토막이나 공기 중의 헬륨 풍선에 작용하는 위로 미는 힘을 우리는 부력이라고 부른다. 부력이 작용하는 방향이 중력과 반대라는 이유로 부력을 중력과 관계없는 완전히 다른 힘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 부력은 중력이 있어야 생기는 힘이다.[1] 어떻게 부력은 중력에 의해 생기고 중력과는 반대로 위로 힘이 작용할까? 부력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지구 표면의 중력을 좀더 알아보자. 지구표면의 중력 중력의 크기는 물체 사이의 거리에 따라 변한다. 지구가 지구 위의 물체를 끌어당기는 중력도 마찬가지로 물체의 높이에 따라 변한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지역 한도 내라면 특정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은 높이에 따라 변하는 정도가 미미하다. 중력을 정확하게 재는 장비를 이용해 바닷가 근처의 중력과 에베레스트 산 꼭대기의 중력을 측정해서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평균 중력의 0.3%, 즉 1000분의3 수준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이 정도의 중력 변화는 사실상 높이에 관계없이 일정하다고 봐도 문제가 없는 정도다. 대신 중력은 물체의 질량에 따라 변한다. 질량이 크면 중력도 크고, 질량이 작으면 중력도 작다. 예를 들면 20킬로그램짜리 커다란 물통에 작용하는 중력은 0.5킬로그램짜리 조그만 생수 물통에 작용하는 중력보다 20/0.5 = 40배 크다. 떨어뜨리지 않고 물통을 들고 있으려면 중력과 같은 힘으로 들고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큰 물통을 들고 있을 때가 작은 물통을 들고 있을 때보다 40배 더 큰 힘이 든다. 질량은 무게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질량은 우주 어디에 가도 변하지 않는 양이고, 무게는 우주의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변하는 양이다. 물 1리터의 질량은 1킬로그램으로 우주 어디를 가나 똑같다. 하지만 물 1리터의 무게는 우주의 어디에서 재느냐에 따라 변한다. 아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똑같은 물체라도 지구에서 잰 무게, 달에서 잰 무게, 화성에서 잰 무게, 우주정거장에서 잰 무게가 다 다르다. 바로 이 무게를 중력이라고 보면 된다.[2] ▲ 그림 2. 지구, 달, 화성 표면, 그리고 우주정거장 안의 중력 중력의 크기는 질량과 중력가속도를 곱한 값으로 계산한다. (중력) = (질량)×(중력가속도) 질량은 보통 킬로그램(kg)을 단위로 쓰고, 중력가속도는 길이의 단위인 미터를 시간의 단위인 초의 제곱으로 나눈 m/s2 를 단위로 쓴다. 지구 표면에서는 중력가속도가 9.8 m/s2 정도다. 지구 표면에서 한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이 높이에 따라 차이가 거의 없다는 말은 바로 이 중력가속도가 높이에 따라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3]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 중력에 의해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체의 움직임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실생활에 이용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물레방아다. 떨어지는 물이나 흐르는 물의 움직임으로 커다란 바퀴를 돌리고 이 바퀴로 다시 곡식을 찧는 방아를 움직이게 하는 장치다. 다른 예로 수력발전이 있다. 수십 미터 이상 되는 높이의 댐을 만들어 물을 가둔 다음 물을 댐 위에서 댐 밑으로 떨어뜨리면,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는 물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이 물의 움직임으로 발전기를 돌려 생산한 전기를 이용하면 물레방아가 할 수 있는 일보다 훨씬 힘들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움직이는 물은 물레방아나 수력발전과 같이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물체가 움직일 때 지니는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라고 부른다. 움직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운동에너지는 더 커지고, 그만큼 더 많은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 한편 높은 곳에 떠받쳐져 가만히 있는 물체는 움직이지 않으므로 운동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떠받치고 있던 물체를 놓으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운동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높은 곳에 있는 물체는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져 운동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는 ‘잠재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 잠재적인 에너지를 위치에너지라고 부른다. 더 높은 곳에서 떨어뜨릴수록 떨어지는 물체의 최종 속도가 커져 운동에너지도 커진다. 높은 곳에 있을수록 위치에너지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수력발전의 경우에서 에너지의 변환 과정을 정리해 보자.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의 시작을 댐 위의 가장 높은 곳에 물이 가둬져 있을 때로 볼 수 있다. 이때 물은 높이가 가장 높은 곳에 있어 물의 위치에너지가 가장 크고, 물은 댐 위에 갇혀 거의 움직이지 않으므로 물의 운동에너지는 거의 없는 상태다. 중력에 의해 물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물의 높이는 점점 낮아져 위치에너지가 작아지고, 물은 아래 방향으로 점점 빠르게 움직여 운동에너지가 커진다.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환되는 단계다. 댐 밑에서는 떨어지는 물로 발전기를 돌려 물의 운동에너지를 발전기의 운동에너지로 변환한다. 어어서 발전기가 전기를 생산하면 발전기의 운동에너지는 전기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이다. 지구 표면과 같이 중력가속도가 높이와 관계없이 거의 변하지 않는 경우에 위치에너지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위치에너지) = (질량)×(중력가속도)×(높이) 이와 같이 중력을 알고 높이를 알면 위치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다. ▲ 그림 3. 다른 높이에 있는 사과의 위치에너지 반대로 위치에너지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아도 물체가 받는 힘의 정보를 알 수 있다. 위치에너지가 위치에 따라 변하면 물체는 힘을 받는데, 힘의 방향은 위치에너지가 가장 빨리 줄어드는 방향이다. 예를 들면 지표면의 공중에 있는 물체의 위치에너지는 아래 방향으로 가장 빨리 줄어든다. 따라서 물체가 받는 힘은 아래 방향을 향하고, 물체는 떠받쳐주지 않으면 이 힘을 받아 저절로 아래로 떨어진다. 물체가 떨어지면 높이가 줄어들어 위치에너지도 줄어든다. 이렇게 줄어든 위치에너지의 대부분은 운동에너지로 변환된다. 물체로부터 운동에너지의 형태로 일종의 에너지 방출이 일어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물체를 올리려면 위치에너지가 증가해야한다. 힘이 아래로 작용하는 이유로 물체는 저절로 위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우리가 힘을 줘서 들어올리거나 위로 던지는 방식으로 물체를 위로 올려야 하고, 이때 한 일이나 운동에너지가 물체의 위치에너지를 커지게 한다. 물체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어떤 물체가 물 속에 있을 때에도 위치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물체의 위치에너지뿐 아니라 물의 위치에너지도 같이 포함된 전체 위치에너지를 계산해야한다. 그런 다음 전체 위치에너지가 줄어드는 방향을 찾으면, 물체가 받는 힘의 방향을 알 수 있다. 물 속 나무토막의 위치에너지 같은 부피일 때 물보다 가벼운 나무토막이 물 속에 있는 경우에 위치에너지가 어떻게 되는지 계산해보자. 높이는 물 속 바닥을 기준으로 잰 높이를 사용하자.[4] 위치에너지 계산 과정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물 속에 나무토막이 있는 경우를 아래의 그림과 같이 재구성해볼 필요가 있다. ▲ 그림 4. 물속 나무토막의 재구성 ① 나무토막이 있어야 할 자리까지 물로 완전히 채워져 있는 상황에서 ② 나무토막이 대체해 들어갈 위치에 있는 물을 제거하고 ③ 그 자리에 나무토막을 넣는다. ①의 위치에너지를 ‘채운 물 위치에너지’라고 하자. 여기에서 ②의 나무토막에 의해 ‘대체된 물의 위치에너지’를 빼고, ③의 ‘나무토막의 위치에너지’를 더해주면 전체의 위치에너지가 된다. 계산을 정리하면 최종 위치에너지는 다음과 같다. (위치 에너지) = (채운 물 위치에너지) + (나무토막 질량 - 대체된 물 질량)×(중력가속도)×(높이) 여기에서 ‘채운 물 위치에너지’는 나무토막의 높이와 관계없는 변하지 않는 위치에너지라서 따로 계산할 필요 없이 변하지 않는 수를 의미하는 상수로 취급할 수 있다. 바닥에서 잰 높이에 따라 위치에너지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자. 나무토막은 같은 부피의 물보다 가벼워, (나무토막 질량 - 대체된 물 질량)은 영보다 작은 수를 의미하는 음수가 된다. 나무토막이 높은 곳에 있을수록 (나무토막 질량 - 대체된 물 질량)×(중력가속도)×(높이)는 점점 커지는 음수가 되어 전체 위치에너지가 작아진다. 따라서 나무토막은 위치에너지가 작아지는 방향인 위로 힘을 받고 위로 떠오른다.[5] 물이 모양을 쉽게 바꿀수 있는 유동체라는 사실도 나무토막이 위로 떠오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만약 나무토막이 유동체가 아닌 모양이 변하지 않는 물질 안에 있다면, 나무토막은 물질에 고정되어 있을 수 밖에 없어 위치에너지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없다. 그림 5. 물 속 나무토막 위치에너지 비교 여기에서 나무토막이 위로 힘을 받는다는 것은 ‘아래로 향하는 중력’보다 더 큰 ‘위로 미는 힘’이 있다는 의미다. 이 힘이 바로 부력이다. 이와 같이 다른 힘을 도입하지 않고 중력만을 고려해 계산한 위치에너지에서 부력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나무토막의 위치에너지와 물의 위치에너지를 분리해서 해석할 수도 있다. 물 속에 있는 나무토막이 위로 올라갈수록 ‘나무토막만의 위치에너지’는 증가한다. 하지만 나무토막이 위에 있을수록 나무토막 위치에 있는 물의 빈 공간도 위로 올라가 물은 평균적으로 더 아래에 위치한다. 물의 위치에너지는 감소하는 것이다. 이때 나무토막이 같은 부피의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물의 위치에너지가 감소하는 정도가 나무토막의 위치에너지가 증가하는 정도보다 더 크다. 결국 나무토막이 물 속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전체 위치에너지는 감소한다. 물 속 돌맹이의 위치에너지 같은 부피의 물보다 무거운 돌맹이가 물 속에 있는 경우는 어떤지 살펴보자. 전체 위치에너지는 나무토막 질량 대신 돌맹이 질량을 사용해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위치에너지) = (채운 물 위치에너지) + (돌맹이 질량 - 대체된 물 질량)×(중력가속도)×(높이) 같은 부피의 돌맹이 질량이 물의 질량보다 크므로 (돌맹이 질량 - 대체된 물 질량)은 영보다 큰 수를 의미하는 양수가 되어, 높은 곳에 있을수록 위치에너지는 커진다. 따라서 위치에너지가 작아지는 방향은 아래 방향이 되고 돌맹이는 아래로 힘을 받아 물 속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이 경우는 돌맹이가 받는 중력이 부력보다 커 전체적으로 아래 방향의 힘만 남는 경우다. ▲ 그림 6. 물 속 돌맹이의 위치에너지 비교 이 경우도 돌맹이와 물을 분리해서 해석할 수 있다. 물 속에 있는 돌맹이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돌맹이만의 위치에너지는 감소한다. 돌맹이가 아래에 있을수록 물의 빈 공간은 아래로 내려가 물은 평균적으로 더 위에 위치한다. 물의 위치에너지가 증가하는 것이다. 돌맹이가 같은 부피의 물보다 무겁기 때문에 돌맹이의 위치에너지가 감소하는 정도가 물의 위치에너지가 증가하는 정도보다 더 크다. 결국 돌맹이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전체 위치에너지는 감소한다. 부력의 크기 부력을 크기를 알려면 물 속의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과 부력의 크기가 같아져서 물체가 아무런 힘을 받지 않는 경우를 찾으면 된다. 어떤 경우에 물 속에서 물체는 아무런 힘도 받지 않을까? 힘을 받지 않으려면 위치에너지가 높이에 따라 변하지 않아야 한다. (위치에너지) = (채운 물 위치에너지) + (물체 질량 - 대체된 물 질량)×(중력가속도)×(높이) 위의 식에서 (물체 질량 - 대체된 물 질량) = 0, 즉 물체의 질량과 대체된 물의 질량이 같으면 높이에 따라 위치에너지가 변하지 않는다. 그러면 물체는 아무런 힘을 받지 않고,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과 부력도 같아진다. 물체를 끌어당기는 중력의 크기가 (물체질량)×(중력가속도)이고 물체의 질량과 대체된 물의 질량이 같을때 중력과 부력의 크기도 같아지므로 부력의 크기는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부력) = (대체된 물의 질량)×(중력가속도) 부력의 크기는 물 속에 있는 물체의 종류에 관계 없이 물체로 대체된 물의 중력 크기와 같다. 그리고 부력의 방향은 중력의 방향과 반대인 위로 향한다. 이러한 성질을 가지는 부력의 원리를 기원전 3세기 경에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발견했다. 이 때문에 부력의 원리를 그의 이름을 따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라고도 부른다. 나무토막이 물 위에 떠 있을 때 나무토막이 물 위에 떠서 가만히 있는 경우를 살펴보자. 나무토막의 일부만 수면 아래에 잠기고 나머지는 수면 위에 있게 된다. 이 상태에서 나무토막은 물 속으로 내려가지 않고 물 위로도 올라가지 않는다. 나무토막이 위로도 아래로도 힘을 받지 않는 경우다. 아무런 힘도 받지 않는 이유는 중력과 부력이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이면서, 일직선상에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조건에서 중력과 부력은 서로 상쇄되어 남는 힘이 없게 된다. 물에 떠서 가만히 있는 나무토막이 받는 부력의 크기는 물 속에 잠긴 나무토막의 부피만큼의 물이 받는 중력의 크기와 같다. 이 부력이 나무토막이 받는 중력과 크기와 같아지려면, 물에 잠긴 나무토막 부분과 같은 부피의 물의 질량, 즉 대체된 물의 질량이 나무토막 전체의 질량과 같아야 한다. ▲ 그림 7. 나무토막이 떠 있는 경우 나무토막이 물 위에 떠 있는 상태에서 나무토막을 살짝 위로 들어올린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경우에는 물에 잠긴 나무토막 부분의 부피가 작아지고 그만큼 부력도 작아진다. 나무토막이 받는 중력은 그대로인데 부력은 작아져 전체적으로 중력의 방향인 아래 방향으로 힘을 받는다. 이때 들어올린 나무토막을 놓으면 나무토막은 이 힘으로 인해 아래로 다시 내려간다. 반대로 나무토막을 물 속으로 살짝 밀어 넣었을 경우를 보자. 이 경우에는 물에 잠긴 나무토막 부분의 부피가 커져 그만큼 부력이 커진다. 커진 부력만큼 중력을 이기고 위로 미는 힘이 남아 전체적으로 위로 힘을 받게 된다. 밀어넣은 나무토막을 놓으면 나무토막은 이 힘으로 인해 위로 올라간다. 요즘은 금속으로 만든 배가 많다. 물보다 무거운 금속덩어리는 물에 가라앉는데, 금속으로 만든 배는 어떻게 물 위에 뜰까? 배는 사람이나 화물을 싣기 위해 만들어져 배의 많은 부분이 비어 있어, 배 전체의 질량이 배의 겉모양과 같은 부피의 물의 질량보다 작다. 이 때문에 배 전체에 작용하는 중력과 같은 크기의 부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배의 일부만 물 속에 잠겨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물에 잠겨 있는 배의 일부와 같은 부피의 물의 질량이 배 전체의 질량과 같을 때 중력과 부력이 크기가 같아진다. 이때 배는 무거운 금속으로 만들어지는데도 물 속으로 가라앉지 않고 떠 있게 된다. 무게중심과 부력중심, 그리고 회전하는 힘 나무토막이 팔면체 모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물체는 각자의 모양을 가지고 있고. 물체의 질량이 공간에 분포해 있다. 중력은 이렇게 공간에 분포된 물체의 모든 지점에 작용한다. 이 중력들을 다 더하면 중력 전체가 마치 한 위치에 작용하는 것처럼 된다. 이 위치를 무게중심 또는 중력중심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계산한 물체의 위치에너지도 무게중심을 가지고 계산한 결과다.[7] 부력도 중력과 마찬가지로 부력중심이 있어, 부력 전체가 이 위치에 작용하는 것처럼 된다. 이 부력중심은 대체된 물의 무게중심과 일치한다. 물에 떠 있는 물체가 기울었다고 가정해보자. 물체가 기운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힘을 받으면 원상태로 돌아온다. 그렇지 않고 기운 방향으로 회전하는 힘을 받으면 그 물체는 더 기운다. 이와 같이 기운 물체가 어떤 방향으로 회전하는 힘을 받느냐에 따라 물체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지를 말하는 안정성이 달라진다. 이 회전하는 힘의 회전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바로 무게중심과 부력중심의 상대적인 위치다. ▲ 그림 8. 가로로 긴 나무토막이 물에 떠서 기울때 무게중심(검정색)과 부력중심(초록색) 위의 그림과 같이 가로 길이가 더 긴 나무토막이 오른쪽으로 기울었다고 가정해보자. 나무토막 안에서 무게중심의 위치는 변하지 않지만, 물에 잠긴 부분으로 계산한 부력중심은 나무토막이 기운 오른쪽으로 이동해 나무토막 무게 중심보다 더 기운쪽으로 치우쳐 자리를 잡는다. 이 경우에 기운 오른쪽은 위로 미는 부력에 의해 위로 올라가려고 하고, 반대쪽인 왼쪽은 중력에 아래로 내려가려고 한다. 즉 기울어진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힘이 작용해, 기울지 않은 원상태로 돌아가려고 한다.[8] 일종의 복원력이 생기는 것이다. ▲ 그림 9. 세로로 긴 나무토막이 물에 떠서 기울 때 세로 길이가 훨씬 더 긴 나무토막이 물에 떠 있을 때 오른쪽으로 기운 경우를 보자. 이 경우에는 부력중심이 기운 쪽으로 이동하는 정도가 작다. 이 때문에 나무토막 무게중심은 부력중심보다 상대적으로 더 기운 쪽에 자리를 잡는다. 기운 쪽은 중력에 의해 아래로 힘을 받아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고 반대쪽은 부력에 의해 위로 힘을 받아 위로 올라가려고 한다. 결국 기운 나무토막은 기운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 힘을 받아 더 기울어져 안정성을 잃게 된다. 그림 8과 9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듯이 부력중심을 기준으로 무게중심이 높은 곳에 있을수록 안정성이 떨어짐을 알 수 있다. 배의 안정성 배를 위로 높게 만들거나 화물을 배의 높은 곳에 실으면 배 전체의 무게중심이 부력중심을 기준으로 위로 많이 올라가게 된다. 이 경우도 그림 9의 세로로 긴 나무토막과 마찬가지로 배가 기울면 무게중심이 부력중심보다 더 기운쪽에 치우쳐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배에 실은 화물의 위치는 배의 무게중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화물을 배에 실을 때 화물을 포함한 배 전체의 무게중심이 배의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실을 필요가 있다. 화물을 균형이 잡히게 실은 뒤에 화물을 배에 잘 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화물이 잘 고정되어 있으면 돌발 상황에 의해 배가 조금 기울어도 배의 무게중심의 위치가 변하지 않는다. 기운 배의 부력중심은 그림 10의 상단 오른쪽 그림과 같이 기운 방향으로 옮겨간다. 이로 인해 기운 쪽에 더 치우친 부력중심에는 위로 미는 힘이 작용하고, 기운 반대 쪽에 위치한 무게중심에는 아래로 당기는 힘이 작용해, 배는 기운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힘을 받는다. 기울지 않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복원력을 받는 것이다. ▲ 그림 10. 화물이 균형을 잡고 있는 위치에 고정되어 있을 때(위)와 고정되어 있지 않아 한쪽으로 쏠릴 때(아래), 배가 받는 회전하는 힘 화물을 배에 고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가 한 쪽으로 기운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때 배가 특정 각도 이상으로 기울면 화물과 바닥 사이의 마찰력이 부족해 미끄럼틀처럼 화물들이 기운 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한 쪽으로 쏠리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화물들이 한 쪽으로 쏠리면 배의 무게중심도 화물이 쏠린 방향으로 옮겨간다. 이때 그림 10의 하단 그림과 같이 배의 무게중심이 부력중심보다 더 기운 쪽에 위치하면 배가 기운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 힘을 받는다. 배가 안정성을 잃고 더 기울어 침몰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헬륨으로 채워진 풍선도 나무토막 대신 헬륨 풍선을, 물 대신 공기를 사용해서 위치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헬륨 풍선이 위로 올라갈수록 위치에너지가 작아져서 힘이 위로 작용한다.[6]
이렇게 위로 들어올린 경우와 아래로 밀어넣은 경우 모두 원래 떠 있는 상태로 돌아오는 힘을 받는다. 이 말은 어느 쪽으로 움직여도 위치에너지가 커짐을 의미한다. 물에 떠 있는 상태가 위치에너지가 가장 작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주석]
[1] 부력은 관성력에 의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원심분리기가 한 예다. 서로 다른 밀도의 물질들을 분리하는데 사용하는 원심분리기의 경우 회전할때 회전하는 원의 바깥방향으로 관성력의 하나인 원심력이 생긴다. 일종의 인공 중력이다. 이 원심력에 의해 원심력과 반대 방향으로 부력이 생겨 밀도가 낮은 물질은 원운동의 안쪽에 밀도가 높은 물질은 원운동의 바깥쪽에 분리된다. 중력이아 관성력을 느낄 수 없는 무중력 상태에서는 부력이 생기지 않는다.
[2] 관성력에 의해 무게가 달라지기도 한다. 관성력의 예로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 시작할때나 내려가기 시작할때 또는 움직이다가 멈출때를 들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 시작할때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지고, 내려가기 시작할때 더 가볍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 관성력 때문이다.
[3] 최종적으로 중력은 질량과 중력가속도의 단위를 곱한 kg?m/s2 를 단위로 쓴다. 이를 간단하게 뉴튼(N)이라고도 부른다. 운동의 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확립한 뉴튼의 이름을 딴 단위다. 중력가속도는 우주의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아래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달표면에서는 중력가속도가 지구표면의 중력가속도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달의 표면에서 20 kg 짜리 물통을 들때 드는 힘은 지구에 3.3 kg 짜리 믈통을 들때 드는 힘과 같다.
[4] 위치에너지를 계산할때 높이의 기준점은 계산하기 편한 지점을 잡아 계산할 수 있다. 단, 힘의 방향을 찾는 경우와 같이 위치에너지를 비교해서 변화를 계산하려면 같은 기준점의 높이를 가지고 계산한 위치에너지를 사용해야한다.
[5] 나무토막이 물 속 깊은 곳에 있을수록 위치에너지가 커지는데 이는 나무토막이 저절로 물 속 깊은 곳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나무토막을 잡고 힘을 줘서 물 속 깊은 곳에 집어 넣을 수는 있다. 이때는 우리가 힘을 줘서 하는 일이 물 속 나무토막의 위치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이다. 물 위의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잠시나마 물 속에 나무토막을 집어 넣을 수도 있다. 물 위에 닿는 순간 나무토막은 속도를 가지고 움직이는 운동에너지를 가진다. 이 운동에너지가 나무토막을 물 속에 들어가게 하고 운동에너지의 일부가 위치에너지로 변환되어 위치에너지가 증가하는 것이다.
[6] 우리가 생활하는 지표면의 공간은 공기로 채워져 있기때문에 공기중에 있는 모든 물체가 공기로 인한 부력을 받는다. 60 kg의 몸무게를 가진 사람의 경우 약 0.074 kg = 74g 의 무게 감소가 있는 정도의 부력을 받는다. 원심력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높은 중력가속도를 만들어 전투기 조종사들이 높은 중력가속도에 적응하는 훈련을 한다. 만약 이 장비에 헬륨풍선을 들고 들어가 훈련을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원심력에 의해 장비안의 인공중력은 원운동 바깥방향으로 향한다. 헬륨풍선이 받는 부력은 실제 중력과 인공중력이 합쳐진 힘의 반대방향으로 작용한다. 만약 원운동의 속도가 충분히 빠르면 헬륨풍선이 받는 부력은 원운동 안쪽방향으로 치우쳐 향하게 된다. 따라서 풍선은 원운동의 중심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7] 무게 중심이 물체의 아래에 있을 수록 위치에너지가 작아진다. 어렸을때 많이 가지고 놀던 오뚝이는 조금 기울여 놓으면 저절로 움직여 똑바로 서려고 한다. 오뚝이가 똑바로 서있을 때 무게중심이 가장 낮은 곳에 있어 위치에너지가 가장 작다. 오뚝이를 조금이라도 기울이면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가 위치에너지가 커지고, 위치에너지가 작아지는 방향, 즉 오똑이가 서는 방향으로 힘이 작용한다. 다른 물체들도 무게중심이 가장 낮을 때 가장 안정적으로 위치한다. 동전을 세웠을때의 무게중심의 동전이 누워있을때의 무게중심보다 높이 있어 위치에너지도 크다. 서 있는 동전을 살짝만 건드려도 넘어지는 것은 위치에너지가 낮은 동전이 눕는 방향으로 힘을 받아 쓰러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누워있는 동전은 살짝 건드린다고 해도 저절로 세워지지 않는다. 누워있는 동전이 세워지는 방향은 위치에너지가 증가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8] 어떤 물체에 크기는 같지만 방향이 반대인 두개의 힘이 작용한다고 가정하자. 이때 힘이 작용하는 위치를 연결하는 직선이 힘의 방향과 평행이면 물체는 회전하는 힘을 받지 않는다 (아래 그림의 가운데). 힘이 작용하는 위치를 연결하는 직선이 힘의 방향과 평행이 아니면 물체는 일시적으로 회전하는 힘을 받게 된다 (아래 그림의 왼쪽과 오른쪽).
▲ 회전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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