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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춘향전 / 이서구 대본(제 1,2,3 막)
류지미 2023. 6. 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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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
[때] 숙종대왕 즉위 초 또는 인조조 시대
[곳] 전라도 남원
[무대] 광한루 누각이 우뚝 속고 한쪽에는 오작교가 논아래로 보이며 멀리 숲이 보인다. 때는 오월 단오날 처녀들과 동자들이 춤과 노래로 즐긴다.
[합창] (오월의 합창) 오월이라 단오절에 추천하는 저 아가씨 삼남대로 버들가지 둥두렷이 높이 솟아 흐늘흐늘 느러졌다. 오고 가는 나그네 발 멈추고 경개절승 광한루 오고 가네. 노래하며 춤추어 이 한몸을 즐거이 님같이 놀다 가련다. 오월이라 단오절에 추천하는 저 아가씨 삼남대로 버들가지 둥두럿이 높이 솟아 흐늘흐늘 느러졌다. [무용] [합창] (오월의 합창 반복)
[방자] 얘들아 물럿거라. 사또자제 도련님이 나오신다. 도련님 여기가 여기가 천하승지 올시다. 저기가 오작교요 여기가 광한루로소이다.
[도령] 그래. 참 경개 절승하다. 때마침 무르녹는 봄이로구나. 경치좋다. 광한루. 가득 찾다 봄 향기. 꽃 그늘에 나만 혼자 거니니 짝을 지어 가는 봄 누와 같이 즐길가. 꽃지나니 고운님 그리워라.
[방자] 그런 말씀 마십시오. 아니 그래 글배는 도련님께서 객적게 색시 생각을 하시다니 천만 당치 않은 말씀입니다.
[도령] 예끼 이놈. 잠자코 있거라. 그런데 방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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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 왜요?
[도령] 저기 저 건너 수풀 사이로 오락 가락 하는게 뭐냐?
[방자] 그게 뭐죠
[도령] 나도 몰라 네게 묻고 있는 거다. 저것 말이다. 내 부채끝 가는 곳을 자세히 보아라.
[방자] ?
[도령] 보이느냐? 바로 그것 말이다.
[방자] 아, 그것 말이죠? 도령님 부채죠.
[도령] 아 이놈아. 이 부채가 아니라 저 건너 수풀 사이를 자세히 보아라.
[방자] 아, 풀을 뜯어 먹고 있는 저 살찐 암소 말이군요?
[도령] 아따 그 녀석. 상놈의 눈에는 소만 보이느냐?
[방자] 아 알겠습니다. 그네를 타고 오락 가락 하는 저 미인 말씀입니까?
[도령] 옳다 그거다. 그게 도대체 누구냐?
[방자] 도련님 그게 바로 춘향인데 인물이 절색이요. 반하리다.
[도령] 이놈아. 실 없다. 가서 다려 오너라.
[방자] 안돼요. 춘향모는 기생이나 춘향은 여염 생전이라 불러도 올까 말까 하오.
[도령] 이놈. 불러 오라면 불러 올 것이지 무슨 잔말이 그다지도 많으냐.
[방자] 네
[방자] 애 향단아!
[향단] 왜 그래.
[방자] 우리 도련님께서 춘향이를 부르신다.
[향단] 이 자식아! 그네를 뛰고 있는 사람보고 오니라 가니라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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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 요 계집애가 누구보고 이 자식 저 자식이야? 그래 네 아가씬지 춘향인지 행실을 곱게 가져도 그래?
[향단] 뭐야? 그래 도대체 우리 춘향 아가씨가 행실을 잘 못가진게 뭐냐?
[방자] 오냐. 일러 줄 터이니 자세히 들어나 보아라. 과년한 계집아이가 그네를 뛸 터이면은 행여나 남이 볼쎄라 제집 마당에서 뛸 것이겠지 조렇게 이쁜 처녀가 광한루라 사방 터진 곳에서 그네가 무슨 그네야. 눈꼴 뜰려 못 견뎌.
[향단] 요 녀석 트집은 좋다.
[춘향] 아따 사또 자제라고 세도를 쓰는게지.
[방자] 야. 춘향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도련님이 먼 밭으로 너를 보시고서 잔득 반하시었다. 누구의 명령이라 거역할 터이냐, 가자. 가자, 가자.
[도령] 온 누리엔 봄빛 가득 찾건만 나의 가슴속은 빈것 같아 외로웁더니 하늘 주신 연분 오늘이구려. 피는 꽃 봉오리 사랑 가득 넘치노라. 춘향, 춘향, 너와 같이 이 한봄을 마저 즐기세 봄속에 봄 꽃속의 꽃. 설레는 이 마음 알아주고 받아다고. 봄향기 가슴 설렌다. 아--- . 온 누리엔 봄빛 가득 찾건만 나의 가슴속은 빈 것 같이 외로 웁더니 하늘 주신 연분 오늘 이구려. 피는 꽃 봉오리 사랑 가득 넘치노라. 춘향, 춘향. 나와 같이 이한 봄을 마져즐기세. 봄 속의 봄. 꽃 속의 꽃. 아--- . 넘치는 내 사랑 받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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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 물 위에 나르는 기러기는 물 찾아 바다로 날라가고 꽃 속에 잠자는 나비는 꽃 찾아 언덕을 헤매나니 어찌다 이 몸은 꽃이 되니 나비를 어찌 찾으리까. 화창한 오월 단오날엘 추천 하려고 광한루 앞에 나왔아오니 허물치 마소서.
[방자] 춘향 아가씨 도련님 말씀 잘 들으슈. 우리 도련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첫째 가문이 훌륭한 양반이실뿐 아니라 그 인품됨이 훌륭하시어 장래 큰 인물이 되실 뿐이니 주저 할 것 없어.
[향단] 야. 이녀석아. 너의 도련님만 양반이시구 우리 아가씨는 상놈인줄 알아? 우리 아가씨도 너의 도련님 못지않는 양반이시구 용모와 몸가짐도 남 못지 않아 이 남원골에선 칭찬이 자자한 아가씨란 말이야. 알았어?
[방자] 흥. 그야 그렇긴 해. 양반이란 소문은 내 일찍부터 듣긴 들었다. 그러나 우리 도련님과 춘향아가씨 양반과는 좀 다르다. 어떻게 다른고 하니 에헴. (점잖게 걸으며) 우리 도련님은 이런 양반 이시구 너의 춘향아가씨 양반은 (절룩 거리며) 이런 양반 이란 말이다.
[향단] 이게 까불어. (때린다.)
[도령] 얘, 방자야.
[방자] 네?
[도령] 주책 고만 떨고 저리가 있거라.
[향단] 그것 봐. 이 주책 없는 녀석아. (때린다.)
[방자] 아야. (무대 한쪽 끝으로 뛰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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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령] 여보게 춘향이. 어서 올라 오오.
[춘향] (얌전하게 올라 간다)
[도령] 내 일찍부터 그대 이름은 방자녀석을 통해서 듣긴 들었오.
[춘향] (냉냉하게) 글 공부 하시는 도련님께서 소녀와 같은 천한 계집애에게 무슨 말씀을 일으시려고 부르시었는지.
[도령] 허. 내 알기에는 그대 글 재주가 훌륭하다 하기로 청한 것이니 과히 나무라지 마오 그래 그대 나이 몇 이오?
[춘향] 열 여섯이 옵니다.
[도령] 허. 사실인즉 내 우연히 저 방자 녀석과 함께 이 누각에 올라 왔다 아릿다운 그대를 대하게 되어 기쁘기 한이 없오 그런데 춘향 그대와 나의 상면이 우연이기는 하나 신명이 이르신 것으로 생각하고 만년 복을 이루어 봄이 어떠할가.
[춘향] 제몸이 아무리 비천하기로 이와 같은 번화한 자리에서 창기를 대하듯 소녀에게 말씀하시는 도련님을 경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령] 내 어찌 그대를 얕이 보구 한 말이겠오. 다만 그대의 놀라운 글을 사모하여 그대와 시 한수 읊어 볼까 청한 것이니 과히 허물 마오.
[춘향] 제가 무슨 시재가 있다고 도련님과 대좌하오리까. 요사이 세상 인심이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니 소녀 이 자리를 물러갈까 하옵니다.
[도령] 옳은 말이요. 그럼 춘향. 내 한가한 틈을 보아 그대를 찾고져 하니 그대 거처나 좀 알려 줌이 어떠하오.
[춘향] 방자에게 물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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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제2막
[무대] 춘향의 집 (선화당) 문에는 발이 드리워 있고 방안에는 춘향과 도령이 가야금 (거문고) 을 타고 즐긴다. 뜰에는 방자와 향단이가 차려다준 술에 얼근히 취한 방자. 달이 중천에 솟아 있건만 갈 생각을 안하는 도련님이 무엇을 하나 하고 아롱진 사랑의 모습을 엿보고 있던 방자.
[방자] 얘. 향단아. 도련님과 춘향이가 오늘 저녁 저렇게 깨가 쏟아지듯 재미를 보고 있는데 우리도 신나게 한판 놀아 보자. [향단] 네까지것 무얼 보고 논단 말이냐?
[방자] 야 사랑에도 양반 쌍놈이 있니? 너 정말 사람 괄세 마라. 쥐 구멍에도 햇빛 들 날이 있다구 이 다음에 도련님이 큰 벼슬을 하시게 되면 그땐 나도 알아 본다. 그땐 너도 호강 할 수 있어.
[향단]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럴 것 같기도 해. 그렇지만 네가 하두 주책없이 구니까 그렇지 않니.
[방자] 얘. 향단아 그러니까 너 내가 싫어서 그러는건 아니지? 난 네가 하두 뾰죽 뾰죽 하니까 날 싫어하는 줄 알았어. 이제 네 맘 알아서 기쁘다.
[방자. 향단] 달아 달아 밝은 달아 꽃가지에 걸린달. 짝도 없는 저달은 어느 곳서 날 찾니.
[방자] 단아단아 향단아. 내고 너고 저같이 꿀과 같은 사랑에 속삭여 보자.
[향단] 그럴 듯도 하고나.
[방자]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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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단] 나도 솔곳하고나.
[방자] 그렇지 수줍은척 말고서 나의 손을 잡으라. 안고 업고 뛰고서 사랑사랑 하자.
[방자. 향단] 방자쯤도 괜찮어. 그만하면 내사랑 아--- 방안에는 꿈나라. 우리들은 꿀나라. 사랑 사랑 내사랑 내 팔자도 상팔자.
[방자] 향단이도 곱단이 이몸 끝은 뚱딴이 이만하면 우리도 한쌍 원앙새 사랑 사랑 내사랑. 사랑 사랑 내사랑아 사랑 사랑 내사랑. 사랑 사랑 내사랑 아--- .
[월매] 요 년놈들 잘들논다. 계집애년이. 안으로 썩 들어가지 못 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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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 여보시오 왜 나를 푸대접하슈. 사람은 다 마찬가지요. 내가 향단이를 좋아하기로 뭐 그리 나쁘단 말이요. 당신 사위 잘둔 것이 다 누구 덕인줄이나 알고 말하슈. 술한잔 대접은 못할 망정 과히 나무라지나 마우
[월매] 아암. 그야 임자 덕인줄 내 모르나. 저 향단이 보고 술상이나 차리라고 해서 마음껏 마시게나. 술은 얼마든지 있으니. 응.
[방자] 감사하우. 나 그럼 향단이 한테 가우.
[월매] 저 것이 벌써 남편 정을 아는 구나. 온 누리는 꿈속에 잠겨있고 꽃바람은 불어 풀잎 나뭇잎 맺힌 이슬이 향수를 뿜은 듯 향기가 돈다. 밝은 달은 하늘에 가득 찼고 타는 새 사랑을 땅과 바다에 가득 찼나니 지나간 옛 님이 다시 그립다. 옛날 나의 가슴에 사무친 옛 님 생각 나의 가슴에 사무친 옛님 생각 그리워라. 그리워라. 지나간 옛날에 내 사랑 간절하오니. 나의 님이여 그립소이다.
[도령] 춘향아. 날 좀 업어 주오.
[춘향] 부끄러워요.
[도령] 어서
[춘향] 누가 보겠소
[도령.춘향] (사랑가)
[도령] 한번을 보아도 내사랑 열번을 보아도 내사랑. 아무리 보아도 사랑 어여쁜 춘향 나의 사람.
[춘향] 한번을 보아 도 내낭군. 열번을 보아도 내낭군 아무리 보아도 사랑 존귀한 도령 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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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령] 이렇게 보아도 내사랑 저렇게 보아도 내사랑. 아무리 보아도 사랑 어여쁜 춘향 나의사랑.
[춘향] 이렇게 보아도 내낭군 저렇게 보아도 내낭군. 아무리 보아도 사랑 존귀한 도령 나의 낭군.
[도령] 해가 변할지라도 춘향아 변치마라
[춘향] 이몸은 도련님 몸이오니 변할바 아니오. 이맘은 철석 같으니 사랑 영원 하리라. 이몸은 송죽 같으오니 절개 굳으리. [도령] 사--- 랑 사--- 랑
[춘향] 사랑 사랑 내사랑 저리 봐도 내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하늘에 저달도 기우나 우리는 님과 한가지 영원히 온누리에 밝히 비치며 사랑 영원하리. 한번을 보아도 내사랑 두 번을 보아도 내사랑 억만번 보아도 우리 영원한 사랑 우리사랑. 사랑 사랑 내사랑 내사랑 내사랑 내사랑 내사랑. 영원한 사랑 영원한 사랑. 내사랑 내사랑 내사랑 내사랑 태산과 같은 사랑 바다와 같은 사랑 내사랑 내사랑, 둥글 둥글 둥글 둥글. 사랑.
[수사] 큰일났다. 어서 가자. 얘 방자야.
[방자] 왜 왜 그래?
[수사] 사또님이 큰일났다. 아니 빨리 가자니까!
[춘향] 어머니 왜 나오셨오?
[월매] 하도 두 녀석이 떠들기에 무슨 일이 생겼나 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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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령] 집에서 방자를 데려 갔오.
[월매] 무슨일이 생겼나? 왠일일까? 전에는 그런 일이 없더니.
[춘향] 어머니 별 일없을 꺼에요. 그만 들어가 주무세요.
[월매] 오냐. 너도 그만 자거라.
[방자] 도련님 야단났습니다. 어서 갑시다.
[도령] 왜 그러느냐? 방자야.
[방자] 큰일났어요. 하여튼 어서 갑시다. 도련님.
[도령] 아 이놈아. 답답하다. 말이나 좀 시원스럽게 해라. 그래 집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느냐?
[방자] 다른게 아니오라 사또님이 승지로 진급하시고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대요. 그리고 도련님은 어머니 모시고 새벽에 먼저 서울로 떠나가시라는 사또님의 말씀이 내렸습니다.
[도령] 아니 그게 사실이냐?
[춘향] 왜 그렇게 걱정을 하시오. 제가 따라가지 않을 가 걱정이 되어서 그러시오? 서방님 가시는 곳이라면 어데인들 따라 가겠어요.
[도령] 춘향아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느냐? 하지만 우리 아버님은 완고하시어 너와 나의 사이를 아시고는 기생 자식이라고 반대하실 뿐아니라 사당 제사 못한다고 추상같은 호령을 하시니 장차 어찌하면 좋을고.
[월매] 기생자식이 어쩌고 어째? 춘향아! 너 어떻게 하겠니?
[도령] 아! 어찌하면 좋을고 데리고 가자니 부모님 말씀을 거역이요. 두고 가자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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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매] 안된다 안돼. 언제는 백년 가약하고 진탕치듯 놀고 이제는 혼자 간다고, 안된다. 이년아 따라 가거라. 같이 못 가면 죽어라. 죽어
[춘향] 어머니 진정 하세요. 내가 알아 하리다. 서방님. 우리 어머님을 허물 마시오. 늙으시어 그러 하오이다.
[월매] 아이구 저년. 제 서방밖에 몰라.
[춘향] 서방님. 서울로 올라 가셔서 나의 생각 마시고 글공부하시어 대과 급제 하신 후 부모님께 여짜와 나를 데려 가세요. 나는 여기 혼자서 어머님을 뫼시고 기다리이다. 기다리이다.
[도령] 춘향아.
[수사] 서방님. 어서 가십시다. 모두들 기다려요. 대부인은 벌써 오리정가지 갔어요.
[방자] 가세요.
[도령] 힘써 공부하여 벼술하고 데려 가마.
[방자] 서방님 어서 갑시다. 나 사모님께 꾸중 듣지 않게.
[도령] 장부의 세운 뜻이 어떻게 변하리오. 해를 두고 맹세하며 달을 두고 맹세하나이다. 님이여 거울이 변치 않는 맹세요. 우리 서로 변치 말고 만날 날을 기꺼이 기다리다.
[춘향] 이 거울님 본듯이 내 항상 품으리이다. 강 건너 산넘어 가신 님을 그리오리다. 이 반지 드리오니 끝없이 둥근 이 사랑 끝간데 없으리다. 평안히 가시오 내 사랑.
[도령] 오냐. 춘향아. 너와 헤어져야할 내 심정, 괴롭기 한이 없으니 어찌 할 수 없는 입장이 아니냐.
[페이지] 013 그러니 춘향아. 내 글공부 열심히 해서 급제 한 후 너를 잊지 않고 데려 갈 것이니 염려마라. 응. 알겠느냐 춘향아.
[춘향] 서방님. 서방님께서 진정으로 춘향이를 잊지 않으시겠다면 제발 마음을 굳게 하시고 하루 바삐 장원에 급제하시어 장부의 뜻을 세우신 후 못내 서방님을 그리며 기다릴 이 춘향이를--- (운다)
[방자]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사또님의 행차 뜨셨습니다.
[도령] 아! 오늘 해가 어이 이다지도 빠르더란 말이냐!
[향단] 서방님 한양 천리길 안녕히 행차 하시옵소서.
[도령] 향단아. 고맙구나. 그럼 춘향아 이제 떠나야 할가 보다. 아! 양반이기에 당하는 이 슬픔 양반 행실이 원수 같기만 하구나. 춘향아 잘 있거라.
[춘향] 정든 서방님을 홀로 떠나 보내는 이 심정. 서방님 못지 않사오나 이 춘향이를 잊지 않으실 서방님을 생각하오면 춘향이 행복하기만 하옵니다. 서방님. 안녕히 가옵소서.
[방자] 도련님 빨리 가세요. 이러다간 한이 없겠어요.
[도령] 춘향아!
[춘향] 서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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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제3막
[무대] 동헌 : 화려하고 무게있는 건물 간단한 고전주로 막이 오르면 기생 절하기 위하여 사또가 가운데 자리잡고 낭청이 옆에 앉아 아양과 재롱을 떨고 있다.
[사또] 기생 검고 하라.
[호방] 네. 유색이?
[기생] 네
[호방] 소월이
[기생] 네
[사또] 에잇 보기 싫어!
[호방] 반월이.
[기생] 네.
[사또] 무엇들이야? 치워라! 기생 검고 그만 두어라. 남원 땅이 꽃밭이라는데 쓸만한 년 하나도 없구나.
[호방] 사또님께서는 그렇게 보실지 모르겠사오나 모두가 호남 일색들인 줄로 아뢰오.
[사또] 너의 고을에 춘향이 있다더니 어찌 검고에 없느냐.
[호방] 춘향은 기생이 아닌 줄로 아뢰오.
[사또] 내 들으니 춘향은 원가의 자손이요. 인물이 절색이라든데.
[호방] 춘향은 전관 사또 자제 도령님과 백년 가약을 맺고 도령님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수절하고 있어 어림도 없다고 아뢰오.
[사또] 그 무슨 소린고? 내 앞에 어떤 년이 수절이란 말인가? 얘. 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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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 네.
[사또] 당장에 춘향이를 잡아 오라.
[남청] 사또께서 들면 되기야 되지. 그래도 와야지.
[사또] 그 무슨 소린가? 내 말을 거역 할 자 누구냔 말이다. 사령.
[사령] 네.
[사또] 왜 머뭇머뭇 하느냐? 썩 가서 잡아들 못 와?
[사령] 네 (퇴장)
[사떠] 나는 이곳 제일 가는 사또인데 어느 누가 거역할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은 다 할터이다. 어느 누가 막으리오. 호방과 사령 준관 형리 그 기세 땅을 진동하며 큰 바다물도 뒤집겠나니 한 계집이야 품에 넣겠지. 아! 춘향소문 내 들었다. 삼담제일 미인이라 그의 태도 어여쁘기 백합같은 것이오니 이 가슴에 불붙는다. 사랑하자 사랑하자 춘향
[낭청] 신관 사또꼐서 역시 명관이라 에 헤헤헤 (춘향 등장) 온다 와 춘향이 헤헤헤헤
[사또] 올라오너라. 춘향이 보자하니 천하 일색이로구나. 다른 생각하지 말고 나와 함께 놀아 보자.
[낭청] 옳지 그래 그래 헤헤헤 암 그렇구 말구.
[춘향] 충신에게는 두 임금이 없듯이 열녀에게는 두 남편이 없으니 제 낭군을 기다리는 소녀에게는 그런 말씀 마세요.
[낭청] 암. 그래 그래. 그렇구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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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 암. 그대는 그래도 옳고 저래도 옳치? 그 무얼까? 괴이하다. 너 같은 것이 무슨 절개냐? 당치 않은 말이로다. 이랑 말고 수청을 들어서 나의 객필을 풀어다오. 그럴진데 너에게도 해롭잖치.
[춘향] 한 계집 한 남편 서로 믿고 사는 것. 사또의 말씀은 너무나 괴하시오. 날더러 절개를 깨치라고 하시면 당신도 억척노릇 하시겠오?
[사또] 무엇이 어쩌구 어째? 관상 발악 괘씸하다.
[춘향] 사또가 잘못하니 낸들 어찌 참으리까
[사또] 형틀에 앉히고 저년을 마구 쳐라.
[형리] 네.
[사또] 때려라.
[형리] 네.
[사또] 더 때려.
[형리] 네.
[사또] 이래도 못 하겠나? 저년에게 다짐장을 받으라.
[형리] 네.
[춘향] (일심이라고 써 준다.)
[사또] (대노.) 한 마음? 저년을 더 때려 칼씌워 하옥하라.
[형리] 네.
[월매] 아이고 내딸 죽인다. 한 남편 섬긴 무삼죄요.
[합창] 억울하오.
[월매] 억울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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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억울 하여라.
[월매] 하나님이여
[합창] 하나님이여
[월매] 살펴 주소서
[합창] 살펴주소서 (월매 춘향을 붙잡고 울며) 억울하오 춘향이 억울하오 열녀 무슨 죄요.
[월매] 내 딸 춘향이 억울하오 한 남편 섬김이 무슨 죄 되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합창]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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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제4막
[장] 1장 [무대] 충청도땅 남원가는 산길가 울창한 숲속 거지복색을 한 어사 군졸들을 모아 지시를 내린다.
[군졸합창] 위대 하옵신 암행어사여 명령 한번만 나리시며는 물이나 불이나 뛰어 들어가 정의를 위해 싸우리이다. 지나아가세 지나아가세 자 용감하게
[도령] 너희들은 여기서 왼쪽으로 모든 고을 다 살피고 이달 십오일 오시에는 남원 광한루에 대령하라.
[합창] 네 산도 빛날 산이오 강도 빛날 강이오 우리들의 할 일은 정의를 위하여 싸우리라. 날랜 범 같이 용감하여라 암행어사 따른 역졸들이여 위대하옵신 암행어사여 명령 한번만 나리시면은 물이나 불이나 뛰어 들어가 정의를 위해 싸우리이다. 자 나가세 용감하게 [도령] 나는 예서 혼자서 우편으로 모든 고을 다 살피고 이달 십오일 오시에는 남원 광한루로와 만나세 [합창] 네 탐관오리 하는 놈 ?? 불효 하는놈 정토유린 하는놈 낱낱이 찾아서 처단하리라. 날랜 범 같이 용감하여라. 암행어사 따른 역졸들이여 용감히 나가자 역졸들 용감히 나가자 역졸들 암행어사 암행어사 암행어사 암행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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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령] 가세
[합창] 네
[도령] 이달 십오일 광한루
[무대] 새벽해가 오르기 시작 (도령 ? 추억을 하면서)
[도령] 동편 하늘 밝아 온다. 모든 희망 가져 온다. 만날 님을 그리면서 갈 길 멀구나 새로워라 옛날 일이 꿈결 같이 지났건만 닥쳐 오는 기쁜 희망 가슴속에 가득 찼구나 악한 놈은 잡아 처단 하고서 선한 사람 찾아가며 편히 살게 하리라. 나의 동포 나의 민족 사랑 사랑 하리라. 동편 하늘 밝아 온다. 모든 희망 가져오며 만날 님을 그리면서 갈길 멀구나 새로워라 옛날 일이 꿈결 같이 지났건만 닥쳐오는 기쁜 희망 가슴속에 가득 찼구나 춘향 춘향 내 사랑
[합창] 어럴럴러 상사디야 어헐럴러 상사디야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라 상사디야 이밭 저밭 갈아 놓고 상사디야 운수에 풍조에 적양가에 상사디야 춤을 추세 삼천만에 상사디야 시절이 좋아라 노래하세 상사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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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헐럴리 상사디야 상사디야 한 남편 섬김이 무슨 죈고 상사디야 독사같은 신관사또 상사디야 원수를 갚는 자 어데 없나 상사디야 열녀 춘향 불쌍하다 상사디야 하늘님 덕분에 구해 주소 얼시구 어헐러 상사디야 얼시구 좋구나 좋고 좋다. 먹을 것은 걱정 없네 어헐럴러 상사디야 먹을 것은 걱정 없네 어헐럴러 상사디야
[도령] 이 얘야
[방자] 여보 새빨간 젊은 분이 늙은 총각 보구서 얘 얘야라구 당신은 대관절 누구요
[도령] 누구는 알아서 무엇 하나. 어데로 가는가.
[방자] 별 사람 다 보겠네. 남이야 어데를 가든지 알아서 무엇하겠오. 서울 구관댁 편지 가지고 가오 어쩔테요.
[도령] 그 편지 좀 보여다고
[방자] 아따 별 꼴 다 보겠네. 흥 아니 남의 귀중한 편지를 어찌 보자하오.
[도령] 귀중 편지. 얘야 만약 그 편지 사연에 너를 죽이라고 했으면 어쩌겠니
[페이지] 021 이리내라 내좀 보아줄께. (의심스러운 듯이 방자가 편지를 내어준다) (도령 편지를 읽어 보면서 운다.)
[방자] 허 별 사람 다 보겠네. 아니 남의 편지를 보고 울고 있으니 (아이 참 알다가도 모르겠네) 아이고 도령님이 아니세요. 아니 그런데 벼슬도 못하시고 그 그지 꼴을 하시구 웬일 이시우.
[도령] 그래 춘향이는 어찌 되었니.
[방자] 도령님 가신 뒤로 수절하면서 도령님 오시기를 고대 하다가 포악한 변사또 거절했다고 내일 날은 내다 놓고 죽인다오.
[도령] 죽여 당장 삼문출도를 할까
[방자] 도령님이 암행어사란 말씀이오.
[도령] 아니야 그리나 되었으면 말이다.
[방자] 왜 이러슈 소인한테까지 속일 것이야 무엇 있어요. (도령 어패를 꺼내 보인다) 아니 그럼 도령님께서 정말 암행어사슈 야 우리 도령님께서 암행어사 되셨다.
[도령] 야 이놈아 너 누설하겠다.
[방자] 아니오 (운봉 영장에게 편지를 쓰고 방자를 주면서)
[도령] 야 이거 운봉 영장에게 갔다주고 남원으로 오너라
[페이지] 022
[막] 제4막
[장] 2장 [때] 밤중 먼 곳에서 부엉이 소리 들린다. [무대] 춘향이 갇혀 있는 옥중 옥사장이 문 앞에 앉아 졸고 있다.
큰칼을 쓰고 있는 여윈 춘향 잠에서 깨어나면서
온 누리는 꿈속에 잠겨 있고(이서구 작시,현제명 작곡) --가극 춘향전 제2막중에서 / 알토독창 김혜란
온 누리는 꿈속에 잠겨있고 꽃바람은 불어 풀잎 나뭇잎 맺힌 이슬이 향수를 뿜은 듯 향기가 돈다.
밝은 달은 하늘에 가득 찼고 타는 새 사랑을 땅과 바다에 가득 찼나니 지나간 옛 님이 다시 그립다.
옛날 나의 가슴에 사무친 옛 님 생각 나의 가슴에 사무친 옛님 생각 그리워라. 그리워라.
지나간 옛날에 내 사랑 간절하오니. 나의 님이여 그립소이다.
창작 오페라 춘향전 제2막중 아리아,
온누리는 꿈속에 잠겨 있고알토 김혜란
이서구 작시. 현제명 작곡
https://www.youtube.com/watch?v=I6cgHi-WsmY
대구 출신 음악가 현제명은 한국전쟁 발발 한 달 전인 1950년 5월20~29일 자신이 작곡한 창작오페라 '춘향전(이서구 대본)'을 서울 국립극장(일제 강점기 부민관)에서 초연했다.
한국고전의 최고걸작으로 오페라 춘향전은 한국최초의 오페라이며 풍자와 해학 그리고 진실된 사랑이 반드시 승리한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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