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농성 188일차)
이계삼 녹색당 비례대표 반올림 농성장 지지방문 간담회 속기
- 간담회 사회 : 반올림 상임활동가 권영은
- 대담 : 이계삼, 황상기
사회) 오늘은 특별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두 분 서로 소개 부탁드립니다.
황상기) 저는 강원도 속초에서 올라온 황유미 아빠 황상기입니다.
이계삼) 저는 밀양 송전탑 투쟁을 하다가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계삼입니다.
사회) 선거운동으로 많이 바쁘실텐데 이렇게 시간을 내서 반올림 농성에 지지방문 오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계삼) 이렇게라도 시간 내서 오고 싶었습니다. 밀양 투쟁을 할 때 반올림 뉴스레터를 계속 받아봤습니다. 꼭 한번 오고 싶었는데 이렇게 찾아오니 그동안 만나 뵙고 싶었던 황상기 아버님도 보고 좋습니다.
황상기) 우리 유미 백혈병 문제에 대해 한겨레 신문에 2009년엔가 이계삼 선생님이 칼럼을 써주셨는데요. 여태 고맙다는 말을 못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나보게 되어서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사회자) 이계삼 선생님은 어떻게 삼성직업병 문제를 알게 되었나요
이계삼) 모든 학생은 졸업하면 결국 노동자가 되는데, 제가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노동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결국 학생들 문제니까요. 오마이뉴스인가에서 삼성SDI 노동자가 억울한 문제가 생겨 회사 건물로 차를 몰아 돌진했다는 기사를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삼성백혈병 문제도 접했습니다. 학생들이 커거 겪을 노동문제를 가르치려고 했고, 이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한국사회의 노동권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소재였다고 생각합니다. 고 황유미, 고 이숙영, 고 황민웅 등 이름을 알게 되었고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사회자) 황유미 아버님께서는 “삼성에 노동조합이라도 있었더라면 내 딸이 죽지 않았을 거다”라고 늘 이야기 해오셨는데요. 아버님, 고등학교 교과서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황상기) 만약 삼성반도체, 삼성엘씨디 공장에 노동조합이 있었더라면 사업장의 안전문제를 제일의 문제로 여기면서 안전하게 건강하게 일하는 일터를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3학년 학생들에게 안전하게 일할 권리, 노동조합을 만들 권리를 알려주고 가르쳤더라면 학생들이 공장에 취업했을 때 지금보단 안전하게 일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학생들의 8~90%는 노동자가 될 텐데,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일을 하고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는지 충분하게 인식하고 나서 취업을 하게 되면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고, 이것은 사업주 입장에서도 실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노동조합을 빨갱이로 몰아붙이고 나쁜쪽으로 몰아붙이면서 노동자들이 연대의 힘을 가지지 못하게 하고 있어요. 그런데 노동자들이 서로 뭉치고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서 연대할 때만이 우리사회가 더욱 건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이계삼 선생님, 한혜경씨에게 학생들이 편지를 쓴 적도 있다는데 얘기 좀 부탁합니다.
이계삼) 삼성백혈병 문제를 알고, 삼성lcd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이 발병해서 장애를 얻은 혜경씨의 문제도 알게 되었어요.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 영화 <탐욕의제국>도 봤구요. 혜경씨의 어머님이신 김시녀 님의 사연도 많이 가슴이 아팠구요. 마침 학교수업 중에 신문 칼럼을 읽고 이야기하는 수업이 있었는데요. 그때 제가 혜경씨의 사연이 실린 칼럼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었어요. 학생들은 사람들의 삶에 이야기는 늘 귀를 열고 들으니까요. 이야기에 학생들이 귀를 기울였고 아파했습니다. 그런데 그 수업이 끝나고 나서 몇몇 학생들이 찾아왔어요. 편지를 써서 가지고 왔습니다. 놀랬습니다. 그 이후에 제가 수업시간에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또 다른 학생들도 편지를 써서 가지고 왔어요. 이후에 어떤 학생들이 또 후원금을 모아서 가지고 왔어요. 그래서 반올림 후원계좌로 전달해드렸는데, 그 이후에 혜경 어머님이신 김시녀님에게 전화가 왔었어요. 고맙다구요...저도 많이 감동 받았었습니다. 저는 교육의 가능성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이 땅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모순을 알게된다면 얼마든지 세상은 바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중요한 체험이었습니다.
사회자) 오늘 혜경씨가 이 자리에 있었더라면 더 없이 반가워했을 거 같네요. 이계삼 선생님께서 환경과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으신 분인데, 삼성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한마디 해주시죠.
이계삼) 저 뿐만 아니라 이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들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이 문제는 민주주의 중에서도 기본중의 기본이고 최소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들이 일할 때 안전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일 텐데 삼성직업병 피해에 대해 삼성에게 아무런 제재도 안하는 현실이고,
우리가 민주정부라고 이야기했던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하던 때에 오히려 삼성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황유미씨 아버님과 반올림 활동가들이 너무 중요한 투쟁을 해왔고, 결국 많은 국민들이 영화 ‘또 하나의 약속’으로 이 문제를 접하고 한국사회에 커다란 울림이 되었죠. 삼성백혈병 문제는 한국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노동문제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핵심 중 핵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변화가 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씨앗이 될 수 있는 아버님과 활동가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재점화 시키고, 삼성이 이 문제를 계속 덮어버리려고 하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싸우고 계시니 고맙습니다. 이 문제를 삼성이 원하는대로 덮어버리게 되면 또 다시 제2, 제3의 황유미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할 일은 제도적인 반영으로 성과를 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황상기) 삼성직업병 문제는 한기업, 한가지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노동환경, 대기환경, 작업환경 등 여러 환경의 문제입니다. 삼성 전자제품 만드는 모든 공장이 환경문제에 아주 취약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녹색당 에서는 환경문제 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나오셨다고 생각합니다. 또 삼성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녹색당이 열심히 해서 우리나라 노동문제, 환경문제를 깔끔하게 잘 해결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회자) 선거운동으로 바쁘실텐데, 반올림 농성장에 이렇게 지지방문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계삼) 저는 여기 계신 분들이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세상이 지탱되는 것이 이런 분들이 무너져가고 있는 세상을 떠받치고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씨앗과 희망이 되어주는 여러분들과 계속 손잡고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만나서 너무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