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다. 예배는 교회 사역의 본질이요 중심이다. 무엇보다 교회는 예배에 성공해야 한다. 그것은 인생이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예배는 신앙생활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물론 교회는 다섯 핵심 가치 - 예배, 교육, 교제, 선교, 봉사 - 를 균형 있게 이루어야 한다. “건강한 교회는 이 다섯 가지의 사명을 균형 있게 수행하는 교회일 것이다.”라고 릭 워렌은 말한다. 필자는 이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면서, 필자의 교회에서도 이것을 균형 있게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필자가 더욱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예배의 중요성이다. 예배를 통해 성도는 강해진다. 예배의 질이 삶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예배는 근본적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최고의 섬김과 영광 돌리는 행위이기에 교회가 더욱 집중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 한국 교회 안에는 많은 예배가 있다. 주일오전예배, 주일오후예배, 새벽예배, 수요예배, 구역예배, 각 종 헌신예배 등이 그것이다. 그 중 '대예배'라고 불려지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지만- 주일 오전 예배는 그 비중이 가장 크다. 왜냐하면 현금에 와서 기타 예배시간에는 주일 오전예배 회집 수의 20% 정도 밖에 참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유지함에 있어서 주일 오전 예배 한 시간으로 다 채우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목회자는 이런 의식을 가진 성도들에게 주일 낮 예배로 승부를 걸려고 한다. 어느 목회자는 예배에 목숨을 걸으라는 표현을 하기까지도 한다. 허나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는가?
현재 한국교회는 대부분 초기 선교사들이 시행해왔던 예배 형식을 전통적으로 지켜오는 경향이 많다. 보통 묵도로 시작해서 축도로 마친다. 그래서 교단 예배 모범도 이런 순서들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요 근래에 와서 새로운 바람이 불어 소위 '열린 예배'가 - 닫힌 예배가 없기에 이 또한 잘못된 표현이다 - 좀 앞서 나가는 교회들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다. 모든 예배가 묵도로 시작해서 꼭 축도로 마쳐야 되는 것은 아니며, 필자의 교회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앞서 말한 대로 균형을 목회 사역에서 중요시하기에 예배 또한 이 균형을 강조한다.
그래서 3부로 나누어 드리는 주일 오전예배에 전통과 현대 그리고 경건성과 축제성, 하나님께 영광과 임재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추구한다. 즉 전통적인 예배를 드리면서 동시에 현대 흐름을 외면하지 않는다. 예배의 순서들은 신약에서 볼 수 있는 성경에 규정한 절대적인 몇 가지 요소도 있지만 그 시대마다 다른 문화적 산물도 역시 들어 있다.
강조점과 형식의 다양성이 있는 예배
주일에 드리는 세 번의 예배는 시간만 다를 뿐 아니라 예배의 형태도 다르게 진행된다. 먼저 1부 예배(오전 9시)는 전통적인 예배이다. 보통 교회에서 드리는 순서로 묵도(참회기도), 찬송, 교독문, 신앙고백, 찬송, 대표기도, 성경봉독, 주일헌금, 교회소식, 찬양, 말씀증거, 찬송, 축도로 마쳐진다. 이 예배에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느낄 수 있는 엄숙함과 경건성이 있다. 그래서 주로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이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2부 예배(오전 11시)는 그 전통적 형식을 벗어나서 신앙고백 후 경배와 찬양으로 예배를 연다. 찬양 인도자가 자유자재로 성령의 임재와 하나님께 영광돌림, 회개와 감사, 그리고 교제와 축복 등의 다양한 찬양을 인도하면 마지막 통성기도를 드리고 이어서 대표기도를 한다. 그 이후는 1부와 동일하게 성경봉독, 주일헌금, 교회소식, 찬양, 말씀증거, 찬송, 축도로 마친다. 이 예배는 하나님과의 언약갱신의 축제에 참예한 자의 기쁨과 열정과 감사가 있다. 이 예배는 주로 30-50대의 청장년층에서 호응이 높다.
3부 예배(오후 12시 50분)는 주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축제의 예배이다. 그러기에 2부예배 이상으로 형식에서는 파격이다. 열광적인 찬양으로 시작하면 바로 헌금과 말씀, 그리고 축도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형식 없는 찬양과 말씀 중심의 예배이며 주로 젊은이들-때로는 중년층도-이 선호하는 예배이다.
특별히 우리 교회는 주일예배를 위해 매주 토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청년들을 중심으로「예수・선교・제자」라는 이름으로 기도회를 갖는다. 주일 예배에 임하실 성령과 예배자의 영적 갱신을 강력하게 사모하는 마음으로 전심전력하여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필자는 토요일의 전심전력하는 이들의 기도가 주일의 예배를 더욱 생명력 넘치게 만드는 것 같다.
아무튼 필자는 이러한 예배 중 어느 예배가 좋은 예배인가, 어떤 형식이 좋은 형식인가 하는 것은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각 예배마다 특징과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배자의 선호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예배를 드리면 될 것이다.
몇 가지 특징적 순서들
입례송 - 1부와 2부에서 설교자와 대표 기도자, 그리고 찬양대원이 입례할 때 모든 회중이 일어서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찬송(찬양하라 내 영혼아)을 드린다.
참회의 기도 - 예배자로서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합당한 예배가 될 수 있도록 짧게, 1분 정도의 기도를 합심해서 드린다.
경배와 찬양 - 2부 예배와 3부 예배에서 앞서 언급한 대로 열정적인 찬양으로 예배를 열게 된다. 30분 정도의 찬양인데 그야말로 뜨거운, 감격이 있는 찬양이다. 어떤 이는 두 손을 들기도 하고, 가슴에 손을 얹기도 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자유자재로 찬양한다. 감사하게도 우리 부목사님 중 한 분이 인도하는데 정말 기도와 찬양을 열정적으로 준비하여 뜨겁게 인도한다. 교회 처음 오신 분들 중에는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이 찬양에 감격해서 교회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분도 있다.
헌금찬송 - 교회들 중에는 예배실 입구에 헌금함을 준비해놓고 들어오면서 헌금하는 교회들이 많다. 그러나 헌금이 하나님께 드려진다는 봉헌 예식의 필요성과 성도들이 예배의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유 등으로 예배 순서 중 봉헌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모아진 모든 헌금을 수금위원들이 들고 들어온다. 그때 모든 회중이 함께 봉헌의 찬송(348장 1절,4절)을 드린다.
성경 봉독 시 기립 - 설교 본문을 봉독하는 시간은 모든 회중이 함께 일어선다. 이것은 말씀을 경외심으로 받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에스라서에서 당시 에스라가 말씀을 강론할 때 모든 회중이 일어났던 것을 원용하여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유아축복기도 - 수십 년 전 필자가 미주교회 갈보리 채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날 출생 후 처음으로 교회에 나온 아이를 부모가 안고 강단 위로 올라오게 하고 척 스미스 목사가 축복하는 것을 보았다. 너무 좋아서 우리 교회에서도 시행한다. 즉, 출생 후 처음 교회에 나온 모든 아기들을 축복하는 시간인데 부모가 안고 강대상 앞에 서면 그 아기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기도를 한다. 이때 교인들도 다같이 기도한 다음 아기를 낳은 부모에게 수고 많았다고 꽃다발을 주며 온 교인이 한마음으로 기쁨을 나눈다.
교제의 찬송 - 축도로 예배를 마치며 박수치며 교제의 찬송을(우리는 사랑의 띠로) 함께 부른다. 이때 앞 뒤 좌우에서 함께 예배드린 성도끼리 인사를 나누고 퇴장하여 예배를 마감한다.
필자는 물론 성도들도 다같이 지금의 예배 순서에 만족한다. 그러나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경직성을 버리고 성경적 원리 가운데 더 좋은 것이 있을 때 언제든지 변화될 수 있는 것이 예배 순서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의 중심되신 하나님을 향해 최대의 경의를 집단적으로 표하는 경배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