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수요일 한국학연구소장 김선주 교수를 만다.
점심을 하버드대학의 한국학연구소장 김선주 교수와 같이 먹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하버드 대학의 석좌교수제도에 대하여 좀 얻어들었다. 이 대학의 교수 중에는 봉급이 학교의 예산에서 지급되는 교수가 아주 적고, 대개는 어떤 외부 재단에서 출연한 기금에서 나오는 이자로 교수 월급을 주는데, 이러한 경우 출연한 재단의 이름을 따서 “무슨 무슨” 교수라고 부른다고 한다. 예를 들면 한국연구재단Korean Foundation에서 출연한 기금으로 월급을 받는 교수는 Korean Foundation Professor라고 부르고, 미국의 알미늄 재벌이 출연하여 세운 하버드옌칭연구소의 예산에서 월급을 지급받는 교수는 Harvard Yenching Professor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설령 그런 재단 기금에서 월급을 지원 받는 경우가 있더라고 그러한 석좌호칭을 붙일 수 있는 명예는 학교의 이사회에서 자격을 엄격히 심사를 통과한 뒤에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실제로 한국연구재단의 기금에서 봉급을 받고 있는 조교수가 한 사람 있지만, 그 사람에게는 아직도 Korean Foundation Professor라는 명칭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석좌명칭을 달게 되는 것은 큰 명예가 된다고 하였다. 그러면, 이런 석좌교수 명칭이 붙으면, “월급도 파격적으로 많으냐?”고 물었더니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였는데, 동석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미국의 교수 월급은 사람마다 다 달라서 누가 얼마를 받는지는 당자만 알지, 딴 사람은 아무도 모른다고 하였다.
대학 운영도 철저하게 자본주의 체제에 따라서, 돈을 모아서, 능력 위주로 월급을 나누어 주고 명예도 거기에 맞추어 주는 것 같다. 그런데 한국에서 석좌 교수라고 하면 현직에 있는 어떤 능력이 탁월한 교수에게 그런 대우를 하여 주는 것이 아니라, 대개 학교의 로비스트로 이용 가치가 있는 퇴직한 고관들에게 그런 칭호를 주는 경우가 흔하니 참 보기에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무슨 제도나 호칭을 빌려다 쓸 때도 그러한 형편이 되는지는 생각하여 보지도 않고, 함부로 그런 좋은 명칭만 가져다가 아주 나쁘게 그런 말의 본 뜻을 훼손시키니 참 딱하다.
6월 1일 목요일, 맑음. 모처럼 비가 개이고 하늘이 몹시 맑다.
몇 일만에 날이 활짝 개이니 하늘이 몹시 푸르다. 원래 우리나라의 하늘도 이렇게 맑았지만 요즘은 툭하면 오염 경보가 내리니 참 딱하게 생각된다.
〈五月, 美國劍橋有感〉
오월 달에 미국의 캠브릿지에서 느낌을 적다.
時時斷續雨沈沈, 시시단속 우침침 한대
때때로 비가 끊겼다 이어졌다 하면서 침침하게 내리는데,
處處花開造美林. 처처화개 조미림 이라
꽃은 여기 저기 피어 무성한 숲이 조성되고 있다네.
未見細塵能活身, 미견세진 능활신 하고
미세 먼지 보지 못하니 온 몸에 활기가 돌고,
無爲事煩可平心. 무위사번 가평심 이라
번거로운 일 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안하여 지는 구나.
觀光勝地今行樂, 관광명승 금행락 한대
관광 명승지가 된 이곳에서 이번 걸음 즐기기만 한대,
硏學名門舊爪深. 연학명문 구조심 이라
몇 년 전에 거닐던 그 명문대학에는 옛 족적이 깊어만 졌구나.
知面或逢皆漸老, 지면혹봉 개점로 나
아는 사람들 더러 만나니 모두 조금씩 늙어가고 있으나
丁寧活潑不關陰. 정녕활발 불관음 이라
정녕 활발하여 음침한 날씨 알랑곳 하지 않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