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작가 · 작품 사전사친 - 어버이를 그리워하다[ 思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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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2.11. 11:13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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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작가 · 작품 사전
사친
어버이를 그리워하다
[ 思親 ]
千里家山萬疊峰 歸心長在夢魂中 寒松亭畔雙輪月 鏡浦臺前一陣風
沙上白鷗恒聚散 波頭漁艇每西東 何時重踏臨瀛路 綵舞斑衣膝下縫.
(천리가산만첩봉 귀심장재몽혼중 한송정반쌍륜월 경포대전일진풍
사상백구항취산 파두어정매서동 하시중답임영로 채무반의슬하봉)
천리 먼 고향 만겹 봉우리 저쪽인데, 돌아가고 싶은 마음 늘 꿈길에 있네.
한송정 가에는 하늘과 물의 두 둥근 달이요, 경포대 앞에는 시원한 바람 한바탕 불리.
바닷가 모래밭에 갈매기 모였다 흩어지고, 파도 머리 고깃배 이리저리 오고 가리.
언제 다시 고향 강릉 길 밟고 가, 비단 색동옷 입고 부모님 곁에서 바느질할꼬.
어구(語句)
家山 : ① 고향 집과 산. 고향. 고향산천. ② 한 집안의 묘지.
萬疊 : 만 번이나 겹침. 아주 많이 겹쳐짐.
歸心 :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夢魂 : 꿈속의 혼[마음].
寒松亭 : 강원도 江陵市 城內洞(강릉시 성내동)에 있는 정자. 한송사 절이 있고 高麗歌謠(고려가요)에 ‘寒松亭曲(한송정곡)’이 있으나 내용 미상인데, 이 노래가 거문고 밑바닥에 적혀 중국 강남땅까지 흘러간 것을 고려 光宗(광종) 때 張晉(장진, 張延祐장연우1))이 그 곳에 사신으로 갔다가 노래의 뜻을 풀었다 함.
雙輪月 : 두 둥근 달. ‘하늘과 경포 호수에 비친 둥근 달 둘’을 말함. 雙輪은 ‘두 개의 바퀴’이고 輪月은 ‘수레바퀴처럼 둥근 달’의 뜻임.
鏡浦臺 : 차경포대운 시 참조.
一陣 : 한 가닥. 한바탕.
沙上 : 모래 위. 바닷가 모래 위. 砂上(사상).
白鷗 : 갈매기.
聚散 : 모임과 흩어짐.
漁艇 : 고기잡이 배.
西東 : 서쪽과 동쪽. 이리저리. 東西.
重踏 : 다시 밟음. 다시 감.
臨瀛 : 바다에 임한 곳 곧 강릉. 고려 때 咸鏡南道(함경남도)와 강릉시를 합쳐 臨海溟州(임해명주)라 했음. 瀛은 ‘큰 바다’의 뜻이고 瀛州는 ‘三神山(삼신산)’의 하나임.
綵舞斑衣 : 비단 색동옷. 때때옷. 綵는 ’오색 비단‘임.
膝下 : 어버이의 무릎 아래. 양친의 곁.
감상(鑑賞)
親家(친가)의 어버이를 생각하며 지은 작품. 思鄕詩(사향시)로 中等學校(중등학교) 교과서에 인용되는 名篇(명편)이다. 율곡 같은 대학자를 낳아 기른 어진 어머니에 조선 여류 예술가로서 제일인자이니, 사임당의 생가터인 강릉 烏竹軒(오죽헌)은 聖域化(성역화)되었고, 각급의 교육장으로 또 유명한 관광지로 지정되었다. 首聯(수련 1, 2구)에서는 천릿길 강릉 고향은 태백 준령 수만 봉우리 겹친 곳이라 자주 갈 수 없어 매양 꿈속에서만 가볼 뿐이다 했고, 頷聯(함련 承聯승련 3, 4구)은 강릉의 모습을 상상하여 한송정 가에는 하늘과 호수에 각각 달이 둥글게 둘이 떴겠고 경포대 앞에 한바탕 서늘한 바람이 불겠다 했는데, 對(대)가 잘 이루어져 ‘寒松亭畔-鏡浦臺前’과 ‘雙輪月-一陣風’으로 멋지게 짝지었다. 頸聯(경련 轉聯전련 5, 6구)도 함련과 같이 고향의 모습을 그려 바닷가 모래톱에는 갈매기들 모였다 흩어졌다 하고 바다에는 고기잡이배들이 이리저리 오가리라 했으니, 이 또한 대가 잘 이루어졌다. 곧 ‘沙上-波頭’ ‘白鷗-漁艇’ ‘恒-每’ ‘聚散-西東’의 대가 추종을 불허한다. 마지막 尾聯(미련 結聯결련 7, 8구)에서 마무리로 언제 강릉길 밟고 가 때때옷 입고 부모님 곁에서 전날처럼 바느질할 것인가 하는 바람으로 맺었으니 얼마나 窈窕淑女(요조숙녀)다운 발상인가. 한 점 군더더기 없는 작품이다.
압운(押韻), 평측(平仄)
7言律詩(7언율시). 압운은 峰, 中, 風, 東, 縫 자로 峰은 평성 ‘冬(동)’ 평운, 나머지도 평성 ‘東(동)’ 평운으로 두 운은 通韻(통운)이 된다. 평측은 차례로 ‘平仄平平仄仄平, 平平平仄仄平平, 平平平仄平平仄, 仄仄平平仄仄平, 平仄仄平平仄仄, 平平平仄仄平平, 平平平仄平平仄, 仄仄平平仄仄平’으로 二四不同二六對(이사부동이륙대)와 反法, 粘法(반법, 점법) 등이 잘 이루어졌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친 [思親] - 어버이를 그리워하다 (한시작가작품사전, 2007.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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