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관 후
흙비가 내리네 가죽나무 지붕에 우박처럼
어두운 냉 골방
단정히 깎아준 손톱으로 벽을 긁어보네
잘린 시침은 더 이상 시계를 돌리지 못하네
설령, 당신이
가지런히 모아 묶어둔 손목에 시계를 채워준다고 해도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으므로
북향으로 눕혀진 몸은
한 계절 내내 거미줄에 널어둔 모시 나방의 껍질
뒤집을 수가 없네
희망과 절망이 시소를 타는 동안, 그래도
발가락은 궁리하네
당신의 이름 모양으로 벌어진 입술
의식은 자꾸 일어서려 하지만
혀는 체념을 배워가네
이젠 아주 오래 잠드는 법을 배우기로 하네
마을 쪽으로 마무리되는 울음소리
갑자기 귀가 환해지네
아직도 떠나지 못한 젖은 두 손이
지붕을 다지는 소리
<2014 시와표현 겨울호>
첫댓글 좋은시 즐감했습니다.
그런데 소스가 포함되어 있어 읽기가 불편합니다.
가끔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교육청에서 하라는데로 컴을 밀었더니 이런 불행한 사태가 생긴듯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