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야 누님
이원규
인도의 스승 스와미 데바난다가 말했다
“산자야! 나의 어린 양, 그대 이름은 산자야니라
그대는 별과 함께 와 바람으로 자유로우리라”
만나자 마자 갈퀴손으로 정수리를 덮으며
단 한 번 불러준 그 이름
그녀의 손금이 바뀌고 맨발의 지도가 그려졌다
용인수도원의 사회복지사 산자야 누님
오늘도 아침 댓바람부터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호스피스 병동 2층 복도를 걸어간다
이 세상 어디에도 죽을 곳이 없어
수녀원에서 때를 기다리는 무산자 할머니들
눈을 감고 코로 스윽 둘러보기만 해도 다 보인다
어이구, 저 이쁜 소녀가 물똥을 쌌구마이
냄새만 맡아도 나가 다 안당께
좀 작작 처묵어, 이놈의 할망구야
시방 똥 싸놓고 머시 부끄러버 두 볼이 다 빨개지능겨?
허허 웃으며 기저귀를 갈아준다
저승길 앞두고 된똥 황금변을 싼 구순의 할머니에게
아이구 이뻐라, 축하혀, 축하헌다고라
할매야, 씨원하제?
그려, 갈 때는 이렇게 확 싸불고 가는 것이여
수녀원의 복지사 산자야 누님이 말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녀, 인생은 냄새여, 똥냄새!
내장이며 마음속까지, 숨 거둘 시간도 다 보인당께”
-2014년 시에티카 봄호 예정
얼마 전 우리 집을 다녀간 산자야 누님과 늦은밤 술을 마시다 허락을 받았다.
그 이튿날 시로 써보앗다.
산자야 누님 사진을 골라보니 너무나 코믹한 사진들 밖에 없다.
언젠가 제대로 찍어보리라.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FBD4152FC8D1E0B)
<시인의 정원에서 이준익 감독과 함께>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9114152FC8D1E07)
<지난 해 최참판댁 야외무대를 휘저으며 포복절도의 최고봉을 보여준 산자야님과 꼬꼬님>
첫댓글 ㅋㅋㅋ...산자야 왕누님 역쉬!!! 이쁘네요*^^*
형c님, ㅋㅋㅋ 사진 이뿌지요?
역시 비범한 아우라를 지니신 산자야님....
존경합니다^^
아우라, 맞습니다 맞고요
그밤 멋진시 한편을 주신 산자야님...
취중진언...^^
올핸 이시인님 출판기념 빙자 술한잔 하겠구만요.
가끔씩 접하는 따끈따끈한시가 너무 .....
좋아요.
야누스의 얼굴로 살아가는 모진 삶...
죽음 앞에서 평안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복 지으시는 일이 일상이신 산자야님께서도 참 평강과 여유가 함께 하시길요...
맑은 영혼,맑은 시,늘 반갑고 고맙습니다!
아침 .
다시 읽는 글. .마음이 샤워를 한 느낌입니다.
아침 샤워를 한 후라 마음도 그리 느껴집니다.
새벽 체육센타에 나왔다 생각에 빠져
운동은 안하고. . 물세례만 스스로에게 주는 아침~~!!^^
작년 종강식 청강생이었던 제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분!
구례 밤하늘을 불태우던 산자야님이 부른 불놀이야는
잊지못할 열정이요, 끝나질 않을 정열이었습니다.
언어로 그 누님을 불러주신 이시인님.
다들 좋으네요.^^
산부처 시로군요. 산자야님~
복 짓는 그맘에 행복꽃 활짝 피어나는
기쁨 있으시길~~
그 참! 살다보니 유명한 시인이 나같은 匹婦에게 시를 다 써주시고!
허긴 그러긴 하지요, 삶이란게 눈에 보이는게 다가 아님이,
정작 진짜배기는 냄새로, 공기로, 소리로 알아지는 것을.....
기왕지사 이리 알려졌으니 나는 내일 아침에도 콧구멍 벌렁거리며
우리 귀요미 할마시들 쪽쪽 빨아 묵으로 냅다 뛰어 가야지!ㅎㅎㅎ
이시인, 오래오래 건필하시요!
이렇게 멋진 분들을 알고 삶이 농축된 담백한 시와 해학을 아시는 행복한 사진을 볼 수 있음이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산자야님 이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