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br /><br /><br /><br /><br /><br /><br />기포의 새벽 편지1023<br />의상조사법성게23<br />동봉<br /><br /><br />인연따라 이루다(10)<br />이름없고 모습없어 일체세계 끊어지니<br />증득지와 소지지가 다른경계 아니로다<br />참된성품 매우깊어 지극하고 오묘하여 <br />자기성품 지키잖고 인연따라 이뤄지네<br />무명무상절일체無名無相絶一切<br />증지소지비여경證智所知非餘境<br />진성심심극미묘眞性甚深極微妙 <br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br />-----♡----<br /><br />'인연 따라 이루다隨緣成'는<br />'인연 따라 사라지다隨緣滅'와 같다<br />한 번 생각해보라<br />인연 따라 이루어지기만 하고<br />인연 따라 사라지는 게 없다고 하면<br />논리적으로 맞는 말이라 볼 수 있을까<br />따라서 수연성隨緣成과 수연멸隨緣滅은<br />늘 세트로 따라다니는 일란성 쌍둥이다<br />생과 멸의 연기는 만남과 헤어짐처럼<br />반드시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다<br /><br />여기에는 아주 묘한 뉘앙스가 담겨 있다<br />인연 따라 뭔가가 이루어지고<br />인연 따라 뭔가가 사라진다고 했을 때<br />가령 인연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br />인연이 없다면 으레 없어야 한다<br />이루어짐도 없고 사라짐도 없어야 한다<br />어떤 것도 인연 없이 이루어지지 않고<br />인연없이 사라진다고 볼 수 없는 까닭이다<br /><br />내가 지금 여기 있기까지의 숱한 인연처럼<br />가령 괜찮은 영화 한 편을 만든다고 했을 때<br />얼마나 많은 인연들이 애를 썼을까<br />천만 관객을 동원한 국내영화가 꽤 있는데<br />이들 영화를 관람하노라면<br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br />영화를 만들기 전부터<br />만드는 과정과<br />필름이 다 만들어진 뒤에도<br />어느 하나 소홀하게 지나치지 않는다<br /><br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다<br />첫째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이고<br />둘째 프러덕션production이며<br />셋째 포스트프로덕션Postproduction이다<br />프리프로덕션에서는<br />시나리오 개발과 선정이 있고<br />마땅한 배우를 섭외해야 하며<br />스텝진이 결정되고 나면 <br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을 찾아야 한다<br />스텝진 구성은 제작부와 연출부 촬영부<br />그리고 미술 녹음 특수효과 등이 필요하다<br /><br />파이낸싱이 결정되면 장소 헌팅과 함께<br />러허설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br />콘티continuty, 곧 촬영대본이 있어야 하고<br />제작발표회와 제작회의를 수없이 반복한다<br />여기까지가 프리프로덕션이라면<br />이제부터는 영화를 직접 만드는<br />소위 프러덕션Production으로 들어간다<br />잘 알겠지만 프러덕션을 중심으로 하여<br />'프리Pre'가 앞에 놓이면 사전이 되고<br />'포스트Post'가 앞에 놓이면 사후가 된다<br /><br />프러덕션 촬영장에서는 <br />무엇보다 현장 스텝의 역할이 요구되는데<br />감독監督film director<br />조감독assistant director<br />스크립터scripter<br />아트디렉터Art director<br />촬영감독<br />촬영조수<br />제작부장<br />녹음기사 등 적게는 50여 명에서<br />많게는 몇백명이 필요할 수도 있다<br /><br />'영화는 편집이다'라는 말이 있다<br />이는 글쓰는 작가에게 있어서<br />글 쓰는 것보다<br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br />끊임없이 편집하고 <br />다듬고 또 다듬기에 <br />더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과 같은 격이다<br />나의 '기포의 새벽 편지'글도<br />가령 글 쓰느데 3시간이 걸린다면<br />교정하는데 또 그 만큼의 시간이 걸린다<br />따라서 '포스트프로덕션 과정'이<br />프리프로덕션이나 <br />프러덕션 못잖게 중요하다<br /><br />포스트프로덕션에서는<br />첫째 네거티브negative 현상을 거치고<br />둘째 텔레시네telecine 편집을 시도하고<br />셋째 본격적인 편집으로 들어간다<br />넷째 옵티컬optical 작업에 공을 들이고<br />다섯째 네거티브를 편집하며<br />여섯째 자막을 첨가시켜가며 녹음한다<br />일곱째 광학녹음은 기본이며<br />여덟째 색깔보정 작업을 거친 뒤에<br />아홉째 프린트로 필름을 뜬다<br /><br />사실 필름을 뜨고 나면<br />영화의 제작 과정은 끝이라고 본다<br />그러나 만든 영화를 시사試寫preview하지 않은 채<br />관객들에게 덜컥 내놓을 수는 없다<br />기술적인 미비점을 보완하는<br />기술시사技術試寫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br />스스로 도를 깨달았다고 여기더라도<br />반드시 선지식을 찾아 점검을 받아야 하듯<br />기술시사라는 매우 소중한 과정을 거쳐 <br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br /><br />이때부터 홍보마케팅을 시작한다<br />이 홍보마케팅에서 필요한 게<br />카피라이터의 역할이다<br />영화의 핵심을 정확히 진단하여<br />관객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내게 하고<br />감독과 배우의 지명도를 십분 활용한다<br />제작과정에서의 어려웠던 점과<br />영화 제작비도 약간은 부풀려 발표한다<br />관객의 심리는 제작비가 많고 적음에 따라<br />영화의 작품 가치를 가늠하기 때문이다<br /><br />그리고 나면 맨 마지막으로<br />배급配給과 함께 상영上影에 들어간다<br />배급에 있어서는 국내와 해외<br />국내에서도 대도시와 지방도시가 있고<br />DVD, TV. 케이블TV, 유료TV, 인터넷과<br />위성 방송. 상품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고<br />음반, 출판에도 함께 지혜를 짜낸다<br />영화는 불록버스터blockbuster 효과가 중요하다<br />고성능의 강력한 폭탄처럼<br />한꺼번에 뻥~ 하고 터져야 한다<br /><br />다시 말해서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br />얼마나 많은 관객을 동원하느냐 하는 것은<br />성공과 실패에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br />게다가 아무리 좋은 영화라 하더라도<br />그 영화를 보아줄 관객이 없다면<br />성공한 영화로 평가하기는 이르다 하겠다<br />우리 불교가, 부처님의 가르침이<br />2,600여 년이 넘도록 부침浮沈속에서도<br />찬란하게 명맥을 이어온 동기가 뭘까<br /><br />인연 따라 이루어지고<br />인연 따라 사라져간다<br />빅뱅big-bang 사건은 우주 초기 현상이고<br />빅크런치big-crunch는 우주 종말 현상이다<br />어마어마한 대폭발big-bang 사건과<br />상상초월의 대함몰big-crunch 사건은<br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br />바로 인연생因緣生 인연멸因緣滅이고<br />수연성隨緣成 수연멸隨緣滅 사건이다<br /><br />지금 이 순간 나는 삼생三生을 산다<br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하나로 이어져있다<br />흐르는 물에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br />물은 높은 곳에서 내 몸을 거쳐<br />낮은 곳으로 시나브로 이어 흐른다<br />물이 내 몸에 닿는 순간이 만남이라면<br />내 몸과 만나는 순간 곧바로 헤어짐이다<br />내 몸보다 높은 곳 미래에서 다가와<br />내 몸보다 낮은 곳 과거로 흘러가고 있다<br /><br />수연성隨緣成을 새기면서<br />'인연 따라 이루어진다'고 했는데<br />보다 정확한 뜻은 인연이 아니라 연緣이다<br />인연因緣은 중심因과 가장자리緣를<br />한 데 묶어서 표현한 것이다<br />중심에 해당하는 인因은 씨앗 인因 자고<br />가장자리인 연緣은 레이스lace 연緣 자다<br />이를 만일 빛과 색으로 비유한다면 <br />인因은 빛의 삼원색이고 색의 삼원색이며<br />연緣은 삼원색이 섞이는 과정이다<br /><br />빛의 삼원색 RGB은 가산혼합이고<br />색의 삼원색 CMYK는 감산혼합인데<br />이들은 서로 보색complementary color관계다<br />이들 빛의 삼원색이 만나 TV나 모니터<br />또는 스마트폰의 컬러를 만들어가고<br />색의 삼원색이 만나 그림물감이 되고<br />프린터나 컬러복사기의 색을 만들어간다<br />이 삼원색을 나는 삼신三身에 견준다<br />법신 보신 화신이 연緣을 만나<br />천백억의 화신을 나타낸다고 보는 것이다<br /><br />아! 빛의 삼원색을 지키지 않고<br />스마트폰에서 나타내는 아름다운 컬러여!<br />너의 원조가 곧 삼신불三身佛이었느냐?<br />아! 자성自性을 지키지 않고<br />연緣을 따라 갖가지로 이룸이여!<br />어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br /><br />-----♡-----<br />삼원색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 <a href="https://ko.m.wikipedia.org/wiki/%EC%9B%90%EC%83%89">https://ko.m.wikipedia.org/wiki/%EC%9B%90%EC%83%89</a><br />-----♡-----<br /><br /><br />11/01/2017<br />종로 대각사 '검찾는집'에서<br /><br /><br /><br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638B3359F8F3093B' class="txc-image"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13B53359F8F30A06' class="txc-image"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C6E33359F8F30A0A' class="txc-image"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1B9E3359F8F30A06' class="txc-imag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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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존재는 화합입니다. 존재가 존재가 되는 것은 무미한 존재에 인연이라는 조미료를 탔을 때 그 존재가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무가 유가 되는 순간입니다. 진공묘유라! 지금도 우리 옆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리트머스 시험지의 색상처럼 인연이 닿기만 하면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의 생은 이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런지 나타나는 것은 그 다음의 당연한 결과물이고....
첫댓글 존재는 화합입니다.
존재가 존재가 되는 것은 무미한 존재에 인연이라는 조미료를 탔을 때 그 존재가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무가 유가 되는 순간입니다. 진공묘유라! 지금도 우리 옆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리트머스 시험지의 색상처럼 인연이 닿기만 하면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의 생은 이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런지
나타나는 것은 그 다음의 당연한 결과물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