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186] 蘇東坡의 八風
稽首天中天,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니,
毫光照大千。 옥호 광명이 끝없이 넓은 세계를 비추는구나.
八風吹不動, 팔풍(八風)에도 끄떡없으니,
端坐紫金蓮。 단정히 앉아 있는 부처로다.
天中天 : 부처에 대한 존칭(尊稱).
毫光 : 玉毫光明. 부처의 양미간(兩眉間)에 있는 흰 털[玉毫]에서 나오는 광명.
大千 : 三千大千世界. 불교에서 말하는 끝없이 넓은 세계를 말함.
유마경(維摩經)에 따르면, 한 세계(世界)는 중앙의 수미산(須彌山)을 중심으로
사방에 4대주(四大洲)가 있고 그 바깥 주위를 대철위산(大鐵圍山)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것을 일세계(一世界) 또는 일사천하(一四天下)라 한다.
1천 개의 사천하를 합하여 일소천세계(一小千世界)라 하고,
1천 개의 소천세계를 합하여 일중천세계(一中千世界)라 하며,
1천 개의 중천세계를 합하여 일대천세계(一大千世界)라 한다고 함.
그리고 일대천세계에는 소천 • 중천 • 대천 세 종류의 천(千)이 있으므로
일대삼천세계(一大三千世界) 혹은 삼천대천세계라 한다고 하였음.
[네이버 지식백과]
金蓮 : 『법화경(法華經)』「용출품(湧出品)」에 의하면,
석가여래가 법화경 적문(迹門)을 강의한 후 「본문」을 강의하려 하자,
석가여래의 교화를 입은 무량대보살(無量大菩薩)이 땅 밑에서 솟아올라 허공에 머물렀다고 한다. 부처와 보살은 모두 연꽃 자리에 앉아 있으므로 '지용금련(地湧金蓮)'이라 칭하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소동파(蘇東坡)는 이름이 소식(蘇軾, 1036~1101)이며,
자(字)는 子瞻, 자호가 동파거사(東坡居士)로
북송 眉州 眉山(지금의 사천성 眉山縣) 사람이다
. 소식은 송나라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예술가로 시뿐 아니라
산문과 사(詞), 서화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던 천재적인 문인이다.
그는 부친 소순(蘇洵), 아우 소철(蘇轍)과 더불어 당송팔대가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며,
이 세 부자를 일컬어 ‘삼소(三蘇)’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편 정치가로서는 왕안석의 신법을 반대하는 보수적인 구법당의 입장을 취해
부침(浮沈)이 심한 관직 생활을 했다. 우리나라 고려시대 문신들과 교류가 활발했는데
특히 파한집(破閑集)을 쓴 이인로(李仁老)는 소식의 영향을 많아 받아
파한집 내용에 소식과 관련된 고사를 인용한 글이 많다.
불경을 읽어 불교에도 심취해 여산의 불인선사(佛印禪師)를 좋아해
선사에게 참선(명상)을 배우고 자주 선사와 담론을 나눠 일화가 많다.
소동파 스스로 생각하기를 자신의 학문은 타의 추종을 불허 하지만,
불인선사 앞에서는 항상 빛을 발하지 못하고 아무리 연구를 하고나서 불인선사와 대화를 나누어도 결국은 선사에게 한수 배우게 되는 것이었다.
하루는 소동파가 선사와 함께 마주 앉아 좌선을 하고 있다가
문득 깨달음이 있어 선사에게 물었다.
"내가 무엇으로 보입니까?"
불인선사가 주저 없이 대답했다.
"장엄한 부처님으로 보입니다."
소동파는 이에 아주 만족을 했는데, 이번엔 선사가 소동파에게 물었다.
"나는 어떻게 보입니까?"
소동파도 주저 없이 대답했다.
'소 똥무더기로 보입니다."
불인선사는 미소를 지으며 합장했다
"아미타불!"
집으로 돌아가는 소동파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러자 그의 여동생이 맞이하면서 물었다.
"오빠, 오늘 무슨 일로 그렇게 기쁘세요?"
소동파가 대답했다.
"나는 항상 불인선사와의 담론에서 당했는데,
오늘은 내가 이겨서 이렇게 기분이 좋다."
그리고 그날 있었던 일을 여동생에게 말해 주었다.
소동파의 이야기를 듣고 난 여동생이 말했다.
"불인선사는 사대 육근이 청정하고 마음이 청정하니 보이는 것마다
청정한 부처님으로 보였는데, 오빠는 승부욕이 강하고 질투심이 강하며
심신이 청정하지 못한 것이 쌓여진 소 똥과 같으니,
그렇게 훌륭한 스님도 소 똥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으니,
오늘이 오빠가 가장 처참한 날 같네요."
소동파는 여동생의 말에 아무 대꾸도 못하고,
더욱 신심을 내어서 부지런히 정진하였는데, 어느 날 집에서 좌선을 하다가
문득 어떤 감흥을 얻어 쓴 시가 모두(冒頭)의 詩이다.
그리하여 서동(書童)에게 주며 말했다.
"강 건너 금산사에 가서 불인선사께 이 서신을 전해드리고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들었다가 돌아와서 나에게 알려 달라."
그리고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회신을 기다렸다.
"선사께서 이번에는 온갖 아름다운 언어로 나를 칭찬하실 것이다."
그러나 서동이 돌아와서 건네주는 선사의 회신을 열어보니,
다음과 같은 말이 씌어 있었다.
"방귀 뀌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소동파는 매우 화가 나서 다음과 같이 생각하며 즉시 강을 건너 금산사에 갔다.
"칭찬은 못해 줄망정 모욕이라니, 내가 당장 가서 따져야겠다."
그리고 빙긋이 웃으며 맞이하는 불인선사께 잡아먹을 듯 대들었다.
"나의 게송에 어디가 잘못되었다고, 방귀 뀌는 소리하며 모욕을 주십니까?"
불인선사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팔풍에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방귀 뀐다는 소리에 강을 건너 오셨군요.(八風吹不動,一屁彈過江。)"
소동파는 바로 알아듣고 얼굴을 들지 못했다.
결국 팔풍취부동(八風吹不動)은 마음에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