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인천대회 극단 십년후의 이강백 작 송윤일 연출의 배우 우배
공연명 배우 우배
공연단체 극단 십년후
작가 이강백
연출 송용일
공연기간 2016년 4월 16일~17일
공연장소 인천 수봉공원 수봉소극장
관람일시 4월 17일 오후 5시
인천 수봉소극장에서 극단 십년후의 이강백 작, 송용일 연출의 <배우 우배>를 관람했다.
이강백은(1947~)전북 전주 출생으로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다섯」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그 후「셋」(1972), 「알」(1972), 「파수꾼」(1974) 「결혼」(1974), 「보석과 여인」(1975) 「족보」(1981), 「쥬라기의 사람들」(1982), 「호모 세파라투스」(1983), 「봄날」(1984) 「유토피아를 먹고 잠들다」(1987), 「칠산리」(1989), 「물거품」(1991), 「동지섣달 꽃 본 듯이」(1991) 「북어대가리」(1993), 「자살에 관하여」(1994) 등을 발표하고, 1982년 동아연극상, 1986년 대한민국문학상, 1989년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하였으며, 『이강백희곡전집』이 평민사에서 4권까지 간행되었다.
<배우 우배>는 배우 박우배의 이야기다. 무대는 대 주택의 거실로 정면에 좌우로 열리는 커다란 창과 그 양쪽으로 중간 벽과 통로가 있어 등퇴장 로가 된다. 창이 닫히면 검은 제복에 견장이 달린 제복을 입은 백발의 노신사의 반신상 사진 액자 세 개가 벽에 걸려있는 것이 보이고, 장면변화에 따라 전신을 붕대로 감은 환자가 긴 침대에 누운 채 바퀴달린 의료기구상자와 함께 무대중앙으로 들여온다. 환자가 운명하면 환자인 고령의 여인의 영정이 정면 중앙에 걸리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연습장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던 배우가 무슨 연유에서인지 배역을 포기하는 장면이 벌어지고, 여성 조연출의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장면이 바뀌면 검은색 안경을 쓴 사나이가 등장해 주인공이 배우임을 알고, 적역이 있으니 맡아 하라며 적극 권하고, 자신을 따르라고 한다. 구한말 일본에게 나라를 이양한 매국노라는 지칭을 받는 인물의 후손이 산행도중 실종된 사건을 들려주며, 대단한 재산가임을 강조하고, 그 실종된 후손 노릇을 하라는 사나이의 설명이다. 실종인물과 그 가족과 관련된 자료까지 내 보이며 주인공을 부추긴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엄청난 재산상속자가 된다는 소리에 이끌려 주인공은 사나이의 뒤를 따른다. 그리고 대저택으로 가서 실종된 아들의 부친과 상면한다. 자식의 실종기간이 오래이기에 고령의 부친은 자식의 모습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 하고, 그동안 수많은 인물이 자식임을 자처하고 다녀간 사실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아들인 것이 사실이라면 여러 개의 방과 복도로 연결된 이 저택이 한 방에서 자식을 잃고 상심해 병들어 누워있는 어머니의 방을 찾아가 보라는 시험을 던진다. 주인공은 간호사들의 내왕을 주의 깊게 살피고, 약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한 방으로 들어가 어머니라는 한 환자 앞에 선다. 그리나 환자는 혼수상태이고, 간호사가 주사를 놓아 잠시 정신을 차리도록 한 후, 주인공에게 환자더러 아들이 돌아왔음을 알리라고 한다. 간호사의 권고대로 주인공은 어머니라 부르며 다가간다. 그러자 환자가 반가움에 주인공을 껴안는데, 그 힘이 강력해 주인공은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고 고함을 친다. 간호사가 진정제를 주사하고 나서야 환자는 다시 침대에 누워 혼수상태로 돌아간다. 실종자의 부친이라는 인물과의 대면에서, 다른 사람들은 환자가 목이 조일정도로 끌어안아도, 모두들 자신이 가짜임이 탄로 날 것 같아 비명을 지르지 못 하는 모습들을 보였는데, 간호사의 전언에 의하면, 주인공은 비명을 지른 탓에 아들로 인정을 받았음을 알린다. 실종된 아들이 나타났다는 말에 친척들이 몰려오고, 주인공에게 이모임을 알리지 않고, 자신을 알아보겠느냐고 묻는 등 질문공세가 쏟아진다. 그러나 부친의 자식이 틀림 없노라는 이야기에 친척들의 소동은 무마된다. 아들이 귀가했음을 안 모친은 비로소 숨을 거두고 운명한다. 영정사진 앞에 상복을 입고 선 주인공에게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등장해, 자신의 보고로 주인공이 이집의 아들임을 확정짓게 만들었으니, 자신과 결혼을 해야 한다며 다가선다. 난처해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펼쳐지고, 노신사이자 고령의 부친이 등장해 주인공에게 진실을 들려준다. 자식의 실종에 애간장이 끊어진 어머니의 오랜 병상생활과 자식이 돌아올 때 까지 숨을 거두지 못하는 환자의 고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비록 가짜이지만 진짜 자식이 돌아온 것으로 알려 편안하게 숨을 거두도록 한 배려였음을 주인공에게 알려주면서 노신사는 자신도 주인공을 자식으로 인정을 하겠노라는 의지를 나타낸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주인공은 화려한 장래가 예측되는 길을 거부하고,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가겠다며, 자신을 이 길로 이끌어 온 사나이에게 털어놓는다. 사나이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지만 주인공은 본연의 배우생활로 되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마침 여성조연출이 등장해 주인공에게 다가간다. 대단원에서 연극 연습이 끝나면서 주인공에게 역할을 제대로 잘 했다며 연출과 배우들이 주인공을 칭찬을 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하성민, 지성근, 박경근, 이경미, 권혜영, 최부건, 박주연, 류완선, 채재명, 김단비, 이민석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성격창출은 관객을 시종일관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디자인 송용일, 조명 박진수, 움직임 이태건, 음향 장윤진, 진행 이애라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십년후의 이강백 작, 송용일 연출의 <배우 우배>를 대한민국연극제에 출품해도 좋을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4월 17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