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랑
"어 여기가..."
"어 어머 선생님! 선생님!"
"영현아! 나 나 보이니?
어..엄마얼굴 보이니? 어머 하느님
하느님 하느님
정말 감사합니다 하느님 흐흑"
눈앞이 투명하더니 이내 사람들 얼굴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가 어디지...병원 같은데...
"이건 기적입니다 이건 정말.."
무슨 소린지...자꾸 의사로 보이는
남자는 기적을 연발했고
엄마는 울면서 하느님만 찾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동생,친구 한수가 보였고
옆에서 눈물을 딱는 한 여인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약간 몸이 뻐근했지만 일어나고 싶었습니다
"아직 움직이지 말아요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눈물을 딱던 여인이 제 앞으로
걸어옵니다
전 그녀를 뚤어져라 쳐다보았습니다
점점 투명해졌던 그녀의 얼굴...
차츰 그녀의 얼굴 윤각이 또렷하게
보여옵니다 그녀가 제 손을 잡으며
또다시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면서 제 이름을 부릅니다
전 그녀가 잡은 제 손을 살짝 빼며
그녀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구세요...?"
8개월동안 잠을 잤다니...
참 나도 한심한 놈이지...
고작 그깟 교통사고에 제일
힘안가는 눈뜨는걸
못했다니...깜박 한번만 움직여도
엄마 아빠 고생 안시켰을거 아니야
근데 이상하네...왜 또 잠이 오는거지?
8개월을 쉬지않고 잤는데...
-5년후-
"어 형 축하해"
"그..그래 임마..근데 너 몸 괜찮아?"
"그럼 자 봐 나 이제 이렇게
일어설수도 있다?"
영현이 결혼식장에 찾아왔다
휠체어에서 힘겹게 일어서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자꾸 눈앞이 아른해진다
"신랑 김용식군과 신부 차은희양의 결혼식을..."
사회를 본 영현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내 귀를 스친다
녀석은 꼭 이 결혼식의 사회를 보고싶다고
내게 부탁했다
은희의 반대가 있었지만 난 녀석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 누구에게보다 축복받고 싶었다
영현이 빌어주는 축복을...
어느날이었습니다
한 1년전인가....선배가 절 찾아와
제 몸을 걱정 하더군요
사고후 한 2년여간은 선배가
절 보호하듯 했습니다
매일 저희집에 찾아와 절 간호하고
제가 유일하게 잊어버린 선배의 기억도
되찾아 주려 노력하고....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선배의 기억은
되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사고난날 저와 사귀기로 했다고....
교통사고를 당했을때 피의자 말로는
제가 웃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와 사귀는게 얼마나 기뻤으면.....
근데 왜 그걸 느끼지 못하는지....
그걸 왜 기억 못하는지..
그녀한테는 미안했지만 전 기억해
낼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다신 오지말라고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그녀의 미련을 떨쳐주기 위해서...
난 이미 불구의 몸인데 아직 젊은 그녀가
나땜에 희생되는가 싶어 전
그녀를 버렸습니다
그녀가 아닌...
불구의 몸을 한 제가 말입니다.....
오늘이 그녀 결혼식 날입니다
용식이 형은 제게 너무도 미안해
하는 모습입니다
전 지금 사회를 봅니다
용식이 형이 들어오고 곳이어
그녀가 들어옵니다
아 저 아름다운 모습....
전 오늘 그들의 사랑을 위해서
무덤까지 짊어져야할 하나의 비밀을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너 임마 너 내게 찍었잖니 호호호호"
"선배 장난치지 말고"
"임마 너 속고만 살았니?
나 너 좋아해 마침 잘됐다! 너 나 어때?
짜식~ 너도 나 좋아하지? 그지?"
이 기억이 돌아왔을때 전 그녀를
붙잡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녈 놓아주었습니다
그녀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의 결혼식에 참석해
보셨습니까..
아프겠죠....정말 아픔니다...
하지만 둘의 행복을 위해서 전 입을
다물겠습니다
그냥 가슴속에만 그녀를 찍은체로 말이죠...
'선배 나도 선배 찍었어 몰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