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산배] 김채영만 승리… 중국에 1-2로 석패

[초롱불]

▲ 김채영 3단(오른쪽)이 리허 5단의 끈질긴 추격을 받았으나 시종 우세를 잃지 않으며 반집을 남겼다. 상대전적 2패 후 1승.

제7회 천태산배 세계여자단체전 1R
최정ㆍ오유진 패, 대만은 일본 꺾어

뚜껑을 열자마자 때이르게 격돌한 사실상의 결승전. 우승결정전 가치를 띤 중요한 대결에서 한국의 여자팀이 중국에 패했다. 대회 2연패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10일 오후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시 천태산온천호텔에서 열린 제7회 천태산ㆍ삼연양범배 세계여자바둑단체전 1라운드에서 한국은 최정ㆍ오유진ㆍ김채영으로 1~3장을 꾸렸으나 위즈잉ㆍ루이나이웨이ㆍ리허로 구성한 중국에 1-2로 물러났다.

한국의 3명은 여자랭킹 1ㆍ2ㆍ3위.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중국 역시 1ㆍ2ㆍ4위로 맞섰다. 1장전에서 최정 9단이 위즈잉 6단에게 패하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양국 여자랭킹 1위 간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 이 판에서 중반 이후 실리를 크게 허용한 최정 9단이 불계패했다.

▲ 한국 여자바둑계를 장기 집권하고 있는 최정 9단(오른쪽)이 중국 여자바둑계를 평정하고 있는 위즈잉 6단에게 211수 만에 불계패했다. 숙적 위즈잉과의 상대전적은 9승14패.

오유진 5단은 최고령 출전 기사인 루이나이웨이 9단에게 밀렸다. 바둑TV 이희성 해설자는 "최정 9단은 패를 통한 승부처에서 약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오유진 5단은 우변 접전에서 실점한 이후 루이나이웨이 9단의 후반 집중력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김채영 4단의 투혼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5시간 55분간 326수, 이날 대국 최장시간과 최장수수를 기록하며 리허 5단에게 반집승했으나 팀 패배가 결정된 후였다.

▲ 55세 루이나이웨이 9단(왼쪽)과 20세 오유진 5단. 후반에 힘을 낸 루이나이웨이가 222만의 불계승으로 상대전적 에서도 3승2패로 한 발 앞섰다.

이 대회는 4개국이 풀리그로 겨루는 단체대항전. 각국이 사전에 1~3장 순으로 제출한 오더에 따라 동일 순번끼리 대결해 팀 승수로 순위를 가린다. 만일 동률이 발생하면 개인 승수의 합, 1장 승수 순으로 판가름한다. 한국이 역전 우승하려면 중국이 일본이나 대만에 덜미를 잡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만은 일본을 2-1로 눌렀다. 헤이자자 7단과 우에노 아사미 2단이 각각 승리해 1-1로 맞선 가운데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대만의 16세 양쯔쉔 2단이 일본 여자바둑계의 일인자 후지사와 리나 4단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 대만의 헤이자자 7단(오른쪽)이 대만에서 태어나 일본 여자바둑계를 10여년간 평정했던 셰이민 6단에게 145수 만에 불계승. 상대전적도 5승3패.

11일 속행되는 2라운드 대진은 한국-일본, 중국-대만. 한일전의 개별대진은 최정-셰이민, 오유진-후지사와 리나, 김채영-우에노 아사미. 공식전 상대전적에서 최정은 1승을, 오유진은 5승1패를 기록 중이고 김채영은 첫 대결을 벌인다.

대국 시작은 한국 시각 오후 1시.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는 1분 5회이다. 상금은 우승 30만위안(약 5000만원), 준우승 15만위안, 3위 10만위안, 4위 5만위안. 지난 여섯 차례의 대회에서 한국이 1ㆍ2ㆍ6회 대회를, 중국이 3ㆍ4ㆍ5회 대회를 우승했다.

▲ 일본의 17세 우에노 아사미 2단(왼쪽)이 대만의 38세 장카이신 5단과의 첫 대결을 194수 만에 불계승.

▲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16세 양쯔쉔 2단(오른쪽)이 일본 여자바둑계 3관왕 후지사와 리나 4단을 상대로 252수 만에 불계승하며 대만의 2-1 승리를 결정했다.

▲ 김채영 4단. 5월 10일 현재 34승11패로 올해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32승6패의 변상일 7단, 3위는 31승10패의 이세돌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