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우연일 수 만은 없었던 아르코의 전설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스포츠클라이밍 대표 선수단은 샤모니에서의 쓰디 쓴 교훈과 물심 양면으로 보살펴 주신 감독, 코치를 뒤로 한 채 이태리 북부의 GARDA호수(370㎢/서울면적의 61%)를 끼고 있는 클라이머들의 성지 아르코에 입성하였다.
국제무대에서의 우승에 너무나도 목말라 있던 지난해 여름 김자인(고려대/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선수가 난이도 경기에서 3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듀얼 경기 우승으로 위안 삼았던 기억이 새롭다.
5.14를 훌쩍 넘겨 버리는 살인적인 난이도의 결승문제와 맞서야 하는 아르코 락 마스터야 말로 진정한 클라이밍 영웅들의 전장이다.
올해 열리는 아르코 락 마스터는 2011년도에 치를 세계선수권대회의 예행연습을 겸하는 관계로 대회운영의 많은 부분이 월드컵 경기 규정을 따르고 있다.
종목은 난이도, 난이도 듀얼, 볼더링, 스피드, 팀 스피드로 나뉘어 치르며, 이 중 한국은 볼더링 종목에 참가한 김자하(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 신윤선(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선수가 먼저 경기를 시작 했으나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어 열린 난이도 경기에서 남자부의 민현빈(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선수가 샤모니의 부진을 딛고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무난히 준결승에 진출 하였고, 그 뒤를 박지환(K2)선수가 이었다.
남자부와 동시에 치러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신윤선(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 송한나래(K2) 선수가 아르코의 높은 벽을 실감 하는데 그친 가운데 김자인(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선수가 예선 1,2번을 모두 완등으로 경기를 마치고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해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아르코 락 마스터 경기 이틀째에 열린 난이도 준결승에서는 대기실에서부터 치열함이 엿보인다.
남자부 선수들 중 같은 날 치러야 하는 볼더링 준결승에 진출한 선수들이 난이도 경기 후 조금이라도 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신의 출전 순서를 앞 번호와 바꾸기 위해 각국 코치들에게 동의를 구하려 노력하는 가운데 우리도 질세라 캐나다의 션 맥콜 선수를 박지환선수의 앞으로 옮긴 가운데 23번째로 출전하는 세드릭 라샤(스위스)선수가 중간번호를 요구해 오기에 기왕이면 조금 더 당겨 민현빈 선수의 바로 앞 번호에 넣어주면 응하겠다 하여 12번째였던 출전 순서가 중간 루트청소 다음인 14번째로 옮겨졌다.
자신의 경기 일정이 끝난 뒤 나머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함께 코치로 자청해준 김자하선수와 모두가 최선을 다 한 가운데 이제는 선수들의 몫이다.
민현빈선수의 선전 이 후 2004년도 이 후 번번히 실패를 거듭한 남자부 결승 진출의 염원이 한 발짝 가까워지고 있다.
경기는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는데도 민현빈선수의 순위는 아직 5위……(결승진출 8명)
결국 민현빈 선수는 11위의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으나 지금의 경기력에 약간의 투지만 더해 진다면 분명 순위 권이 그리 멀지만은 않다.
민현빈선수에 앞서 출전한 박지환선수는 루트 초 중반을 넘어서며 갑작스레 왼손이 빠지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경기벽 우측에서 남자부와 함께 펼쳐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아르코 락 마스터를 5차례나 우승한 아르코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안젤라 에이터(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쟁쟁한 5.14급 클라이머들이 아르코의 살인적인 루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장내 아나운서의 현란한 맨트와 함께 김자인선수가 등반을 시작한다.
등반이 이어지는 중간 샤모니에서의 실수를 언급할 때 마다 코치의 입장으로서 내심 자인이가 동요하지는 안을까 걱정이 되었으나 완등자를 열망하는 수많은 관중들의 응원에 보답하며 2위와의 격차를 3동작 이상 벌리며 준결승 경기 유일한 완등자로 결승전에 대한 관중들의 기대를 한껏 올려주었다.
드디어 결승……
라몬 줄리앙 푸이블랑쿠에(스페인)의 2연패와 새로운 여왕의 등극을 보기 위해 경기시작 1시간 전부터 이미 관중석은 만원사례다.
결승전 루트는 역시 아르코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월드챔피언인 파치 우소비아가 라쿤자(스페인) 마져도 초반을 넘지 못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남자부에 앞서 펼쳐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많은 우승후보들이 경기의 분수령이던 두 번째 루프를 올라서지 못하고 힘없이 다음 손을 던지며 떨어져야만 하는 가운데 아나운서의 약간은 상기된 목소리와 함께 김자인선수가 출전 하였고 경기 전 아르코 시내에서 우승을 기원한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많은 시민들까지도 함께 완등자와 새로운 여왕의 탄생을 위해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이미 2위와의 격차를 6동작 이상 벌리며 완등 전 홀드를 거머쥐고 있다 이제 한 손만 뻗으면 완등이고, 관중들은 더욱 목이 터져라 그녀를 응원한다.
그러나 마지막 동작은 너무나도 잔인했다 흡사 볼더링 남자부 결승전에나 있을법한 동작이 기다리고 있었고 김자인은 힘차게 마지막 손을 뻗었으나 너무나도 살인적인 동작이었기에 새로운 여왕으로 등극하는데 만족 해야 했고 관중들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김자인선수에게 환호하며 우리 모두를 축하해주었다. 각국 코치들 역시도 하나 둘 찾아와 참으로 오랜만에 축하의 악수를 건네왔다.
남자부 결승전 역시 살인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파치 우소비아가 라쿤자(스페인)의 초반 추락과 함께 대부분의 선수들이 루트 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박에 없었으나 아르코 락 마스터 2연패를 노리는 라몬 줄리앙 푸이블랑쿠에는 역시 달랐다. 그는 160cm의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투지를 앞세워 마지막 홀드 직전까지 진출하였으나 역시 몸을 날려 마지막 홀드를 터치하는데 그치며 2연패를 장식했다.
한편 볼더링 경기에서는 남자부의 세드릭 라샤(스위스)가 총 4개의 문제 중 2번과 4번에서 각각 5번, 4번의 끈질긴 시도 끝에 완등을 따내 2t9 3b5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부에서는 줄곧 2위를 달리던 안나 슐츠(오스트리아)가 마지막 4번 문제에서 한번 만에 완등을 해내며 완등에 실패한 올가 사라기나(우크라이나)를 따돌리고 2t2 3b5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아르코 락 마스터 라스포르티바 컴페디션 어워드를 수상한 아키요 노구치(일본)는 마지막 4번 문제를 3차례의 시도 끝에 완등으로 마치며 3번 문제까지 4위로 밀려있던 성적을 3위로 끌어올리는데 그쳐야 했다.
끝으로 지난해에 김자인선수가 우승을 차지한바 있었던 아르코 락 마스터 만의 파이날 이벤트인 난이도(리딩) 듀얼 경기에서는 남자부의 아담 온두라(체코)가 18m에 달하는 5.13a의 루트를 1분 19초59 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부 결승전에서는 김자인선수가 1분 51초 가량의 성적으로 오스트리아의 차세대 강자 카타리나 포셔선수에 앞섰으나 마지막 패드가 터치되지 안아 아쉬운 2위에 머무르는 것으로 2011년 아르코 세계선수권대회 사전 이벤트로 3일간 펼쳐진 2010 아르코 락 마스터의 모든 경기가 끝이났다.
오늘날에 대한민국 스포츠클라이밍의 발전이 있게 해준 노스페이스와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안아준 (사)대한산악연맹 그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 여러분께 지면을 빌어 감사를 전합니다.
경기결과
난이도 남자부
1위 : Julian Puigblanque Ramón (스페인)
2위 : Schubert Jakob (오스트리아)
3위 : Ondra Adam (체코)
11위 : 민현빈 (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
15위 : 박지환 (K2)
난이도 여자부
1위 : 김자인 (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
2위 : Posch Katharina (오스트리아)
3위 : Eiter Angela (오스트리아)
28위 : 신윤선 (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
29위 : 송한나래 (K2)
볼더링 남자부
1위 : LACHAT Cedric (스위스)
2위 : GELMANOV Rustam (러시아)
3위 : HORI Tsukuru (일본)
볼더링 여자부
1위 : STOHR Anna (오스트리아)
2위 : SHALAGINA Olga (우크라이나)
3위 : NOGUCHI Akiyo (일본)
남자부 듀얼
1위 : Ondra Adam (체코)
2위 : MCCOLL Sean (캐나다)
3위 : Schubert Jakob (오스트리아)
여자부 듀얼
1위 : Posch Katharina (오스트리아)
2위 : 김자인 (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
3위 : Eyer Alexandra (스위스)
남자부 속도
1위 : Hroza Libor (체코 / 6초71)
2위 : Kokorin Stanislav (러시아 / 6초76)
3위 : Zhong Qixin (중국 / 7초29)
여자부 속도
1위 : He Cuilian (중국 / 10초96)
2위 : Morozkina Olga (러시아 / 11초75)
3위 : Blanco Lucelia (베네수엘라 / 11초90)
팀 속도
1위 : 중국(Zhang Ning, He Cuilian, Zhong Qixin / 25초19)
2위 : 러시아(Sinitsyn Sergey, Alekseeva Ksenia, Vaytsekhovsky Evgeny/fall)
3위 : 러시아(Abdrakhmanov Sergey, Levochkina Yuliya, Kokorin Stanjslav/27초34)
첫댓글 생생한 현장 보고서 실감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글만 봐도 손에서 땀이다 나네요~ 잘 읽었습니다.감동이네요!!
사진을 보지 않아도 현장의 모습이 그려지내요.. 대한민국 선수들 모두 정말 수고 많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