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인생은 날씨와 같다.
어떤 때는 참 따뜻하고 어떤 때는 참으로 춥다.
남자라는 족속, 너나 할 것 없이 똑같다. 평생 강한 수컷으로 보이고 싶어한다.그러나 강한 수컷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과 그러지 못하는 현실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제2의 사춘기! 모든 것이 심심하고 쓸쓸하다.본격적으로 노화가 시작되더니 구체화한다. 피로가 밀려오고 힘이 빠져 반 나절만 일해도 논 일,밭 일,농사 일,소밥 개밥 주는 것 다 하기 싫어진다.짜증이 늘어나고 우울하다.어처구니 없고 철딱서니 없는 일이라도 한판 벌려볼까 하는 엉뚱한 생각에 미친다. 짜장 심심하면 노래방 가서 도우미를 불러 목청껏 노래 불러 스트레스를 푸는 흰머리 친구가 있다. 오십 줄 넘자마자 머리에 소금꽃이 본격적으로 피어 오른다.십 대의 질풍노도, 제1의 사춘기에는 기껏해야 무조건 서울 향하여 삽다리역에서 기차 타고 무단 가출이지만, 늦바람의 제2의 사춘기에는 엄청난 쓰나미 해일처럼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있음을 간과하였다.
불난 집에 불끌 생각만 가득하다.
머리에 뱅~뱅, 흰 머리의 늦바람도 금방 열 식어 끝나겠지! 가볍게 여겼다.혼자라서 아파할 시간도 여유도 없어서 안으로 삭이는 것 말고는 즐거움이 별로 없다."이젠 그만 해라" 혼자서 입말만 하고 몸은 움직여주질 않는다. 그 사이 이를 어쩌랴! 본격적인 연애질이다. 혼자 산 지 십오 년이 넘다보니 이곳 저곳에서 연락이 온다. 땅때기 있겄다 ,몸 성하겠다, 부업으로 한우 열댓 마리,믹스견(똥개)도 열 마리나 키우겠다, 사람 인심 좋겠다, 자식이라곤 시집간 딸 뿐이다. 식구라곤 조촐하기 짝이 없다. 차 있겄다 시간 많겠다 그만하면 시골 부자여~이제는 처녀 장가 가라고 '베트남, 필리핀 처녀가 줄 서있어요' 결혼 상담소까지 연락이 온다. 이 좋은 세상에 나 혼자 산다. '아들 하나만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는 흰 머리는 1,500만원만 주면 '10박 11일 필리핀으로 신혼여행도 가고 대학 나온 새색시도 얻을 수 있어요'그 말에 덜컥 화상 채팅을 했다. 참 신기하고 좋은 세상이다. 책상에 앉아서 스마트 화면 보며 얘기하면 한국 남자랑 사는 필리핀 새댁이 통역을 즉각 해준다. '이뻤다!' 마닐라 국제공항에 근무하는 세련 된 안전요원이다. 첫사랑에 동거하다 얻은 세살 여아만 있고 호적에는 분명 처녀로 표기되어 있다 한다. 단 한번 채팅에 농촌, 후미진 시골로도 시집 올 수 있다 한다. 담 주 토요일 2시에 약속 잡았다. 일주일 뒤면 만날 수 있다. 허허! 그 사이 인근에 사는 과댁을 소개 받았다. 40대 초반의 참한 규수다. 꽈리고추등 혼자서 열 농사를 짓고 있다.
"열 여자 마다 할 남정네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하면서 몰래 데이트를 하다보니 깜박했다. 두번째 화상 채팅을 하지 못했다. 할 수 없이 세째 토요일로 연기했다. 그랬더니 세번째에는 외국 아가씨가 보이질 않는다. 물 먹었다. 소식 불통이다. 아예 먹통이다.국제 결혼의 맹점이 드러나는 거 같아 허전했다.연락을 일방적으로 뚝-끊으니 백방으로 수소문해도 찾을 길 없다. 차라리~잘 됐다 싶다. 늘그막에, 칠십에 자식을 낳아도 효도를 본다는 우리네 속담이 있다. 붕알 아들 욕심내서 여자를 찾고픈 욕심에는 변함이 없다. 곁눈질에 정 붙는다. 한가한 오후 시간 정, 정(情)다방에 들르니 연변에서 온 아가씨가 눈에 뛴다.길에 돌이 많아도 연분이 있어야 찬다. 돈으로 유혹하니 어김 없다. 집에 들여놓고 잠자리를 함께 하니 냉골였던 집안 전부에 온기가 가득했다.아! 젊고 이쁜 마누라하고 사는 맛이 바로 요거여! 하며 흐뭇해했다. 일주일 후, 영종도 공항에 친구가 찾아오니 서울 보내 달래서 흔쾌히 그래! 하며 여비로 적지 않은 돈 쥐어 보냈다. 친구랑 좋은 시간 보내고 꼭 오라고~ 돌아올 날짜가 넘었다. 전화도 없다.초조했다.한 달 두 달 지나도, 함흥차사다. 아! 이래서 조선족 아가씨랑 연애는 하되 결혼은 안 되는구나! 먹퇴,엄청 비싼 수업료내고 터득했다.
봄비 오는 날, 그 다방에 들르니 새 얼굴이다. 30대로 애교가 철철 넘친다. 밉상은 아니다. 첫 날에 밥 먹고 노래방가고 그 다음에는 배추잎 열 장 주니 넘 쉽다. 그 담부터 매번 티켓을 끊어 주었다. 무진 년,흑룡 해부터 불 때는 건 모조리 오르다보니 티켓비도 시간 당 25,000원으로 올랐다. 그 돈 주어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데이트를 즐겼다. 어라? 가만 들여다보니 집토끼든 산토끼든 한국 아가씨보다는 조선족 색시는 거부하는 법이 없다. 식탐에 빠진 너구리다.술은 차야 맛이고 님은 품어야 맛이다. 마침내, 그곳에 일하는 조선족 아가씨 전부에게 대한민국 태극기를 휘날렸다.국위 선양?이라도 하는 양 어께에 으쓱 힘이 들어 가기도 했다. 친구들한테 귀중한 정보도 은밀히 알려주었다.
"사랑은 풋사랑이 좋고 바람은 늦바람이 좋다"
"사랑에는 실패가 결코 있을 수 없다. 유일한 실패는 사랑하지 않는 것 뿐이야."
술 좋아하는 친구들 자리에도 주인공으로 자연스레 동석하게 되었다.
남자들 세계에서는 한 여자만 알면 졸장부지만, 많은 여자를 알면 영웅이다.
"인생 뭐 있냐? 죽으면 한줌 흙,한방에 훅! 갈 수도 있어"
"나랑 사귀면 가지밭에 자빠진 과부여"
"돈 많으면 뭐 하냐,속 썩이고 바보천치여도 살아만 있어주면 그게 행복이다. 내가 아들이 있냐? 마누라가 있냐?"
휜머리는 예전 첫사랑,한 여자만 알았다. 지금은 아니다.지금 첫사랑은 근처에서 잘 살고 있다.배가 아프다.만약,첫사랑이 못 살면 가슴이 아프단다. 그 첫사랑이 이젠 이혼하고 살자고 한다면? 골치가 아프다.오늘 날,지구의 반(半)은 여자다.암내 맡은 수캐가 싸대듯 벌써 12개월, 꿈같은 시간 참 빠르다.결국 연애 자금이 오동잎 마냥 똑 떨어졌다. 30개월 키운 한우 9마리를 축협에 팔았다.소똥 속에서 살았지만 7,000만원 쏠쏠하게 받았다. 허나,돈 냄새 맡은 귀신들 앞이다.'자식 학비 좀 보태줘요' '몸이 아파요' ' 가게 차려줘요' '차 사고 났어요'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 집토끼든 산토끼든 다 똑같다.그래도 매번 뻥뻥 큰 소리쳤다. 돈 떨어졌다고 할 수 없다. 기름 진 고라실 땅 던져 돈 대출 받았다. 가치가 낮은 시골 땅을 담보로 받는 돈은 용돈 수준에 그친다.다행스럽게 담보물에 대한 설정비는 한 푼도 들지 않았다.이 제도는 올해부터 새롭게 시행되었다. 욕만 먹는 정부가 서민들 배려해서 내놓은 정책 중 잘하는 거도 있구나! 생각이 든다.시골 작은 면이라 은행은 없다. 금융기관이라곤 농협과 신협 뿐이다. 농협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고 신협은 현 시가를 일부 반영해 금액이 조금 여유롭다.돈 주머니 궁한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기 물건 더 쳐주는 곳으로 가게끔 되어있다. 돈 지갑이 일시 볼록해진 흰머리는 이참에 차를 바꿨다. 10년 넘게 25만 킬로를 타니 엔진의 힘도 딸리고 이곳 저곳 수리비가 따불로 든다. 친구 녀석이 운영하는 중고차 가게에 연락하니 소개비 50만원 달란다. 3년 된 1톤 트럭을 1,000만원에 계약을 했다.중고차라도 역시 나한테는 새 차여~ 기분 좋게 옆 자리의 조수석에는 매번 여자가 있다. 여자가 바뀐 적이 여러번이다.없다가 다시 여자가 생기면 일시 허전함이 든든함으로 이빠이(가득) 채워진다.역시나 남자는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를 마다 않는다. 허나,알면서도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 아니,일부러 외면 했는지도 모른다. 외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 달콤하다.허지만 그보다 더 치명적인 독약은 없다는 사실이다. 지나치면 죽는 수도 있다. 쓸 때는 좋았다. 계집과 숯불은 쑤석거리면 탈 난다. 사랑방에서 동네 참새들 하여간 말도 많다. 술은 차야 맛이고, 계집은 품어야 맛이라지만 수시로 바뀌고 돈 많이 쓴다고 쑥덕쑥덕 비난의 소리가 높다.
" 아니, 동네 사람들이 무릎에 아까징끼(빨강약) 몇번씩 바르며 자식 헛 낳은 내 심정 알기나 해"
" 조상 뵐 낯짝 없어, 조상 묘에 술잔 부울 아들놈 구할려고, 자식 구실 좀 하려고 하는 데 왠 태클이 이리도 심해"
" 동네 늙은이들, 하여튼 늘그막에 느는 건 잔소리 뿐이야" 투덜투덜 불만이다.
더부살이 총각이 주인 아가씨 혼사 걱정하듯 동네 남정네들은 익히 알고 있다.
물에 빠진 건 건져도 계집에게 빠진 건 못 건진다. 문전옥답 다 탕진해야 지 모습 돌아온다
' 미친 개한테는 몽둥이가 필요해' ' 다 세월이 약'이여' 저마다 한마디씩 툭툭 던진다.
여자 얼굴은 스물은 타고 난 얼굴이고,서른은 자기가 꾸민 얼굴이고,마흔은 남편이 만들어 준 얼굴이다. 도랑 새우도 3년이면 씨꽃이 돋는 법이건만 아들 낳아 준다고 해준 여염댁들- 돈만 축낼 줄 알지 아기 씨가 안 좋다고 몇 마디 던지고 줄행랑 한 것이 여럿이다.그나마 놀던 계집은 결단이 나도 엉덩이 짓은 남는다.늦바람 난 여친 속곳 마를 여가 없다.나랑 사귀였는데 늙수구레 총각하고 연분이 나 이웃 마을에서 떳떳이 살고 있는 조선족 아가씨도 있다.
"사랑은 풋사랑이 좋고 바람은 늦바람이 좋다'는 말 변함이 없건만 사랑에 치사한 게 홀애비의 서러움이다.드는 정은 몰라도 나는 정은 안다. 눈가 까마귀발 주름에 이어 코 털까지 희어진다.하루하루에 근심 걱정이 땅 좁은 줄만 알고 하늘 높이 높아만 가고 있다.어- 휴! 그동안 쓴 게 도대체 얼마여! 억-억 억(億)이 넘는다. 본전 생각이 가득하다. 나이값도 못했다.'정 정 해도 늘그막 정이 제일이다' 싶어 시작했지만 불면의 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차라리 '미인은 사흘에 싫증이 나지만, 추녀는 사흘에 정이 든다' '미인 소박은 있어도 박색 소박은 없다' 는 연애 도사의 말 -'시굴 생활에 도망가지는 않는다' 라는 왜 그 말을 안 따랐는지 후회 막심이다.
하루 중 저녁이
일년 중 겨울이
일생 중 노년이 여유로와야 한다
빈 쭉정이 늘그막 노후를 생각하니 군자 말년에 배추씨 장사 할까?
얼굴 못난 년이 거울만 탓한다. 이마가 차갑게 시려옴을 오! 이제는 안다.
첫댓글 ㅎㅎ 잘 읽었습니다.
중년의 가슴에 봄바람 불면
눈이 작다고 하늘을 못보냐
가슴이 작다고 너 하나야 못 안느냐
어서 오너라 사랑이여~
산내들 살랑살랑 봄바람 불면 몸 꼬는 친구넘들 얘기이지요. ㅎ ㅎ
잘 보고 갑니다..^^*
마음은 꽃으로 되고
생각은 들창가에 머물 뿐
코에는 솔향기 귀에는 파도 소리
소나무 숲과 바다가 맞닿은 태안반도
토욜날 솔향기 길이라도 떠나고 싶은 남정네들 얘기이지요.
감동^^
행여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빗방울이 두드려주고 두근거림을 전하지요.
작고 하얀 꽃잎이 바람에 날리면
향기 담아 그대에게 가고픈 그리움 드리지요
죽으면 한줌 흙
호화로운 묘지에 묻힐 수도
이름 없는 풀숲에 버려질 수도
한줌 재가 되어 바람에 날려가는데
우리네 하고 싶은 거 반도 못하지요~
공식이 없는 세상살이 적지아니 공감하며 모두에게 평안함이 있으시길......
비 오네요.이 비 그치면 깜짝 추위가 온다지요.
건강 관리 특별히 잘 하구요~
혹 연애와 사랑의 차이는 무엇인가?
물어봐도 될까요. 거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