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일 이틀동안 부산을 다녀왔습니다.
어제로 37일째 지율스님께서는 단식 중이셨습니다. 부산시청 앞에서 천성산을 살려달라고, 지율스님을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집회를 가지고, 시민들에게 알리는 거리 행진도 했습니다. 촉촉히 내리는 늦가을 비만큼이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정부와 언론의 무관심 속에서 그렇게 아무일 없는 듯이 지나쳐 버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교사 108인 선언 참여해 주신 모든 선생님들과 수도권 환생교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마음과 지혜를 모으려고 합니다. 바쁘시더라도 꼭 시간내어 참석해 주십시오. 혹 이번 주 지역모임이 있는 지역에서는 이 날을 지역모임 날짜로 잡으면 좋겠습니다.
고속철도 천성산구간 공사반대 환생교 500인 선언 및 결의대회
일시 : 2003. 11. 14(금) 18:00 - 19:30
장소 : 종로 또는 동숭동의 실내(내일(11.11) 자세히 공지하겠습니다)
일정 : 1. 18:00 - 18:10 500인 선언문 낭독 및 소송인단 참가결의
2. 천성산 살리기 영상물 관람
3. 천성산 대책위의 천성산 살리기 투쟁의 의미와 활동보고
4. 향후 활동 제안
* 이 모임은 녹색연합과 함께합니다.
* 지역모임 대표 선생님들께 11일쯤에 소송인단 참여를 촉구하는 유인물이 택배로 올 겁니다. 주위 선생님들 과 학생들에게 널리 알리시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다음 글은 문화일보 8일자에 실린 이상우 논설위원의 글입니다.
가상 시나리오 재판정. 원고=도롱룡, 피고=환경부, 한국고속철도공사
재판장=원고의 이름은 도롱룡이고, 주소지는 경남 양산시 천정산 계곡으로 되어 있는데, 맞습니까.
원고=네.
재판장=원고를 대신해 2만명이나 되는 인간 친구들이 원고인단을 구성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맞습니까.
원고=네, 내원사 지율스님도 있습니다.
재판장=원고는 경부고속철도가 천정산을 관통 못하도록 애달라고 소송을 제게했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원고=우리 도롱룡과에는 3속 3종이 있습니다. 개구리도 우리 핏줄이지요. 천정산에 그 친척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입니다. 그런데 우리 동네를 관통하는 터널을 뚫겠다고 그러는 겁니다. 그 많은 식구들이 이사갈 데가 없습니다. 우리 인간 친구들이 그러는데 터널이 뚫리면 열차가 터널을 지니갈 때 '궁' '꿍'하는 소리가 나 머리가 울릴 지경이라고 합니다. 우리 도롱룡은, 물은 물론이고 소음이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무공해지역에서 살아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환경이 오염되면 알도 낳을 수 없고, 낳아도 기형아를 출산해 끝내는 다 멸종되고 만다는 거예요. 그리고 공사를 하면서 엄청나게 환경이 파괴돼 다른 동물들도 다 죽거나 쫓겨 날 판이예요.
피고=재판장님, 원고가 거짓말하는 겁니다. 터널로 뚫기 때문에 소음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환경영향평가에도 나와 있듯이 환경 파괴는 전혀 없습니다. 도롱룡이 억지 쓰는 겁니다.
원고=환경영향평가는 엉터리입니다. 천정산에는 별의별 식물과 동물이 다 사는데 대부분 다 빠졌습니다. 도롱룡이 말도 못하게 말이 사는, 한 마리도 없다는 거예요. 나-원 참.
피고=원고는 사람도 아닌데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까.
원고=말 같지 않은 소리 마세요. 일본에서도 터널공사 때문에 집을 잃게 된 토끼가 사람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재판에서 승소한 적이 있어요. 그것도 무르면서 어떻게 평가서를 만들었어!
재판장=아 아! 다투지 마세요. 결심 공판은 한달 후에 있겠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람이 아닌 생물체가 소송의 주체가 되어 경부고속철도 천정산 터널공사에 대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이 곧 제기될 예정이라고. 재판에서 도롱룡이 이겼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