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신분 사회의 부조리에 눈뜬 서라벌 아이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최치원과 만나다!
왜 우리는 화랑이 되지 못하는 걸까? 능력이 되어도 골품 때문에 안 되는 게 당연한 걸까? 왜 그런 걸까? 궁금하고 또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최치원을 만나 넓은 세상의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꾸게 된 것이다. 어쩌면 다르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말이다.(본문 68p)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다르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목차
추천의 말
작가의 말
육두품 주제에 11
외톨이가 된 성무 20
나리가 최치원?! 30
공을 찾으려던 것뿐인데 38
스승님의 가르침 45
축국 한판 53
나는 골품제가 싫어 60
어른들의 비밀 이야기 70
여름이 지나고 85
《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 제대로 읽기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김영주
가톨릭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 박사 학위를 받고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실험용 쥐가 주인공인 『하얀 쥐 이야기』로 제17회 MBC 창작동화대상을 받았다. 그동안 『고추 떨어질라』, 『임욱이 선생 승천 대작전』, 『엄마 이름은 T-165』, 『조광조와 나뭇잎 글씨』, 『거울 소녀』, 『Z 캠프』, 『어린 과학자들을 위한 피 이야기』, 『뼈 없는 동물 이야기』, 『뼈 있는 동물 이야기』, 『누가 누가 대장일까?』, 『누가 누가 범인일까?』 등을 썼다.
출판사 리뷰
“골품제가 뭐길래?”
골품제의 왕국, 신라가 남긴 교훈을 탐색하는 역사 동화
사람의 운명이 태어날 때 뼈에 새겨져 있어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 힘으로 미래를 바꿀 수 없다면? 공상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 실제로 존재했던 골품제 이야기이다. 역사 동화 『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의 벽을 넘본 신라 소년의 이야기다. 총명하지만 외로운 아이, 성무는 운명처럼 개혁파 지식인 최치원을 만나고, 최치원은 재능 있는 아이가 쉽게 부서지지 않도록 돌본다. 신분의 한계 속에서 좌충우돌하는 성무의 성장담은 자유롭게 꿈꿀 기회를 지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일깨운다.
그간 『Z 캠프』,『30km』 등 파격적인 상상력으로 어린이 청소년이 몸담은 사회 현실을 예리하게 그려 온 동화작가 김영주는 저무는 신라 시대에서 역시 우리 시대의 모습을 읽어 낸다. 역사 인물 최치원은 가치 혼돈의 시대에 눈앞의 작은 성패에 연연하기보다 “언젠가 너의 꿈이 네게 다가올 때 힘차게 잡아챌 수 있는”(90쪽) 멋진 어른이 되라고 당부한다. 당나라에서 조기 유학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하려 했던 육두품 최치원. 억압적인 제도에 맞서 개인과 사회의 진정한 변화를 추구했던 그의 삶은 크나큰 울림을 준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금수저론’을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오늘의 세상에서도, 타인과 세상에 대해 열린 자세를 지니는 것이 왜 중요한지 독자를 부드럽게 설득하는 작품이다.
“신라 사람은 뼈에 운명이 새겨져 있다고?
나는 바다를 건너가 더 크게 성공할 거야! 최치원 나리처럼!“
신분제가 엄한 땅에서도 코흘리개 시절부터 품계를 따지지 않고 뒤섞여 놀며 자란 서라벌 아이들. 하지만 육두품 아이 성무는 요새 자주 겉돈다. 화랑 놀이를 할 때 자꾸 뒤처지는 진골 무진이에게 따끔하게 몇 마디 했을 뿐인데, 육두품 주제에 대장 노릇을 한다나 뭐라나? 하지만 고작 그런 일로 콧대 꺾일 성무가 아니다. 또래들은 엄두도 못 낼 사서삼경을 술술 읽는 수재인 데다 당찬 꿈도 지녔다. 바로 저 유명한 최치원 나리처럼 신분이 아니라 능력을 보고 인재를 등용하는 당나라에 가서 출세할 것이다. ?유학을 떠나면 헤어질 친구 따위, 아쉬울 것도 없다.
그런 성무에게 언제나 먼저 손 내밀어 주는 건 마음씨 고운 삼두품 해강이. 어느 날, 해강이를 따라 뒤늦게 축국 판에 낀 성무는 홧김에 아이들이 갖고 놀던 축국 공을 뻥 찼다 주먹다짐까지 하고 진짜 외톨이가 된다. 하필 그 공은 해강이가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받은 소중한 선물이었던 것이다.
이 모습을 숨어 지켜보던 한 사나이가 성무를 약 올리듯 빙글빙글 웃으며 말을 건다. 성무는 귀신같은 추리력으로 그 사나이가 입은 비색 단령과 걸친 장신구만 보고도 관직이 아찬이라는 사실을 꿰뚫어 본다. 알고 보니 성무 자신이 그토록 동경하던 최치원 나리가 아닌가! 최치원 나리는 대뜸 성무에게 솔깃한 제안을 한다. 제자로 받아 줄 테니 공을 찾아오라나? 과연 서라벌 제일의 고집불통 성무는 신라 최고의 악바리 노력가 최치원의 제자가 될 수 있을까?
“포기하지 않는 꿈은 사라지지도 않는다!”
꿈꾸는 기회만큼은 공정하게 주어지는 사회를 향해 한 걸음
천 년을 지탱해 온 귀족 중심의 중앙 권력은 위태롭게 흔들리고, 지방에서는 삶에 지친 농민 반란과 새로운 신흥 세력 호족이 들썩이던 신라 말기!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미래라는 급물살 앞에 서 있다는 점에서, 또 혼란과 기대가 어지럽게 공존한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와 닮았다. 책의 서두에서 작가는 이렇게 당부한다. “비록 신분 제도라는 차별이 없긴 하지만, 21세기 우리나라를 찬찬히 둘러보아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는 어떤 차별이 보이나요? 무엇이 자유롭게 꿈꿀 권리와 기회를 가로막고 있나요? 여러분이 발견한 것을 제게 살짝 귀띔해 줄래요?”
요즘 우리는 툭하면 금수저니 은수저니 하면서 계급을 나눈다. 현대판 골품제인 셈이다. 같은 대한민국 땅에서 태어났지만 명품 패딩을 걸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방학 때도 학교 급식으로 끼니를 달래는 아이가 있다. 브랜드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의 동선이 겹치는 통로에 아무렇지도 않게 펜스가 쳐지고, 부모의 재산은 곧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속의 육두품 콤비, 성무와 최치원은 천 년이라는 긴 세월을 뚫고 우리에게 말을 건다.“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꼭 우리가 원하는 변화가 일어날 것”(83쪽)이라고. 지금 우리 곁에도 성무를 닮은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 포기하지 않는 꿈은 절대 사라지지도 않는다고, 당돌한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 우리 아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