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에 박구홍씨댁에서 있었던 작은 음악회를
잠시 되돌아 본다
가정 집인데도 70여 명이 모여서
거실은 물론 각 방까지 이웃 분들로 가득 찼다.
(다음 카페가 오래된 사진을 지원하지 않아서 보여주질 못해네요)
연주 회를 시작하기 전,
한국 최고의 피아니스트 답게
그는 예의를 갖추고 정중히 청중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눈이 내리는 날,
그의 연주는 우리 모두의 손을 잡고
은백의 세계를 거닐게 했다.
어떻게 7개의 음계로
이토록 감미로운 음률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밤이 깊도록 그의 손가락은
지칠 줄 모르고 화려한 동작으로
건반 위를 부유했다.
앞을 거의 보지 못하는 그는
피아노 앞에 앉으면
잠시 악보를 머리에 떠올려 본다.
그리고 각 절마다 편곡을 달리한다.
처음에는 힘차게
다음에는 감미롭게
그리고 나서는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형상화된
그만의 특유한 연주를 한다.
깊은 감정에 몰입한 지토벤
그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그의 연주를 들어보면 그의 정신을 통해서 보는 사물을 우리도 볼 수 있다
저는 자가 사슴처럼 들판을 뛰고 있다.
눈 먼 자가 다시 보고 벙어리의 혀가 노래한다.
아아 .......이 자유로움
지금 한껏 분위기가 고조되어서
밖에 눈이 내리는 장면을 연상하면서
겨울과 관련된 곡을 연주하고 있다.
"돈 벌어다 줘~" 그런 노래다.ㅎㅎㅎㅎ
박구홍씨의 딸 은영이가
"비목어"를 낭송 하고 있다.
청중들은 물론 특히 지토벤이 감명 깊어 했다.
그가 깔아주는 배경 음악이 또 한번 청중들을 압도했다.
<비목어>는 지성철과 나를 만나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그가 강진 쪽을 여행하고 있을 때
밤늦은 시간에 <비목어>를 읽고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새벽이 오도록 연주를 했다고 했다
그는 검색을 통해 나에게 연락이 왔고
우리 부부가 강진으로 가서 처음 지성철을 만나게 되었다
2시간 동안의 연주회 후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지 못한 분들이 함께 자리를 잡고
아직도 여운으로 남은 감흥을 이야기했다
첫댓글 영혼으로 통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지요
저도 감히 그런 사람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네요 ㅎㅎ
다른 곳에서 놀던 절 이곳으로 불러 주셨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