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 다녀온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그래도 어차피 시작한 여행기니 조금 속도를 내어 달려보겠습니다.^^;
여행 삼일째... 커텐을 여는 순간 감탄,
붉게 물든 일출이 너무 예뻐 사진기를 챙기고 나니 이미 절정의 순간은 지나가 버렸습니다.
오늘 태풍이 큐슈에 상륙한다고 연일 뉴스에선 시끌시끌한데 이곳의 하늘은 아직 평온합니다.
어제 저녁의 실망스러웠던 저녁식사와는 달리 같은 장소에서 먹는 호텔의 아침 식사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빵 종류도 다양하고, 사누키 우동도 있고요~ 아침을 든든히 챙길 수 있어 좋습니다.
오늘은 쇼도지마를 하루종일 돌아보는 날입니다.
실은... 하루를 놓고 어떤 일정을 꾸릴지 나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오기지마, 메기지마, 이누지마 등등... 그런데 다른 곳들은 섬이 작다보니 계속 걸어다녀야 했고
아무리 아트 투어라지만 계속된 예술 작품을 돌아보는 것도 조금 지루할 수도 있겠다 싶어
렌터카로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다는 점과 이런저런 관광지가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쿠폰북에 들어있는 무료 티켓으로 왕복 페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쇼도시마를 선택하는데 하나의 메리트로 작용을 했네요.
같은 숙소에서 연박을 하기 때문에 오늘은 마음 편히 가벼운 차림으로 호텔을 나섭니다.
나오시마의 상징이 빨간 땡땡이라면 쇼도시마는 올리브~ 랍니다. 배도 올리브라인.
09:00 .. 창구에 무료 쿠폰을 제시하고 티켓을 받아 배에 오릅니다.
우리의 숙소가 우리를 배웅이라도 하듯 당당한 위용을 뽐내며 서 있네요.
JR 클레멘트 호텔 다카마츠입니다.
저 기린을 닮은 구조물 뒤로 보이는 것이 야시마입니다.
야시마 전망대로 가는 드라이브 코스가 꽤 좋다는 풍문이 있던데...
혹시 다음에 다시 다카마츠에 묵을 일이 있다면 야시마에서 묵는 것도 한번 고려해 봐야겠습니다.
다카마츠에서 쇼도시마까지는 꼭 한시간이 소요됩니다.
배가 크기도 하지만 내해다보니 그다지 얌전한 날씨가 아님에도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그사이 우리는 커피타임.... 오늘의 일정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어서오세요. 쇼도시마에... 라네요.
나오시마에 이어 데시마, 쇼도시마까지... 그야말로 섬 투어군요.^^
도노쇼항에 내리자마자 달려간 곳은 바로 여기.
쇼도시마의 상징인 한국인 최정화님의 작품 '태양의 선물'입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잎 하나하나마다 섬 아이들의 희망이 적혀있습니다.
최정화님은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 중 하나로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작가인 듯합니다.
아오모리의 토와다 아트센터 입구에도 최정화님의 작품을 내놓았더군요.
나오시마의 마리야, 데시마의 요코, 쇼도시마의 최정화... 작가 이름들이 어째 여성적이라는... ^^;
일단 예약해 둔 렌터카를 찾으로 갑니다.
찾아보니 마침 오릭스 렌터카 대리점이 있기에 미리 예약해 두었지요.
도요타의 시엔타입니다. 미니벤으로 7인승이지요. 차 좋더군요~^^
오늘의 일정은 이렇습니다.
1. 원숭이 공원 → 2.수타소면관 → 3. 마루킨 간장공장 → 4. 사카테항 → 5. 올리브공원
간카케이 협곡도 가려고 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날 바람이 너무 불어 로프웨이 탑승이 어려울 것 같아 못갔습니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원숭이 공원 쵸시케이.
쵸시케이라는 협곡에 자리잡은 자연 동물원으로 원숭이들이 약 500마리 정도 자유롭게 살고있습니다.
입구에서 처음 만나는 원숭이들에게 사료를 줘 봤습니다.
원숭이들은 밖에 있고 사료를 주는 저만 우리 안으로 들어갔더니 원숭이들이 몰려듭니다.
사료는 100엔. 그릇에 식빵 테두리를 담아 주는데 반씩 잘라서 두녀석에게 동시에 주어야합니다.
한 아이에게만 주면 큰 녀석들이 받은 아이를 공격하거든요.
엄마와 아기가 동시에 같은 포즈로 물을 먹는 모습이 재미있어 찍어보았습니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사료를 콩으로 주는데 더 많은 아이들이 몰려옵니다.
원숭이들이 덤비지 못하도록 주인 아주머니가 막아주는군요.
그런데... 냄새가 너무 심해요. 태풍 때문인지 바람도 많이 불고요. 게다가 비까지 흩뿌립니다.
결국 원숭이 쇼는 포기하고 다음 코스로 이동. (쇼 타임 10:10, 12:10)
잠시 간카케이 협곡을 갈까 망설였지만 이런 바람으로는 로프웨이가 운행할 가능성이 적어 과감히 패스.
다음에 간 곳은 쇼도시마 후루사토무라의 수타 소면관
네비가 근처에서 헤매는 바람에 동네를 두어바퀴 돌았네요.
일요일이라 공장은 하지않고 식당만 열어 국수를 시켰는데...
오~~ 맛있습니다. 특히 면발이 끝내주네요.
사이즈를 몰라 보통으로 시켰는데 국수 좋아하는 분들이시라면 특으로 시키세요.
옆 쪽의 샵에서는 간장과 면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들 올리브 면으로 사시는데 저는 그냥 면으로 두 박스(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상자)를 샀더니 보기보다 제법 무겁습니다.
집에 와서 이곳에서 먹은 것처럼 비슷하게 흉내를 내어 만들어줬더니 우리집 식구들이 감탄을 하네요.
그럴 줄 알았으며 좀 무거워도 더 사올 걸 그랬나봅니다.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오니 본격적으로 비가 내립니다.
허겁지겁 차에 올라 마루킨 간장공장을 향해 출발!
여기부터는 핸들을 백진님께 넘겨드렸습니다.
일본에서 처음하는 운전이라는 것이 믿겨지지않을 정도로 베스트 드라이버.
관광지간 거리가 차로 약 20분 정도소요되네요. 마루킨 간장공장 & 기념관입니다.
원래는 1인당 210엔의 입장료를 내야하지만 오늘은 일요일이라 공장이 쉬어서 그런지 어쨌는 입장료가 무료라는군요.
210엔을 내면 기념으로 미니 간장을 하나씩 주는 것 같던데 당연히 간장은 주지 않습니다.
입구에서부터 간장 냄새가.... ^^
쇼도시마는 올리브 뿐만 아니라 소면과 간장으로도 유명합니다.
400년 전부터 양조 기술을 익혀 만들어 왔다는데 섬 안에 간장 회사만해도 약 20개나 될 정도로 간장 맛이 좋다고 합니다.
이곳 마루킨 간장 공장은 1907년에 창립되었으니 무려 110년의 역사를 지닌 곳입니다.
일본의 장인정신에 대해서는 미디어에서 가끔 다루기도 하지만 이런 도구들이라던가
초기의 장부들까지 너무나 꼼꼼하게 기록하고 보관해 왔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됩니다.
예전에 직접 수작업으로 발효시키던 간장 통은 그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재미있는 건 옛날 재봉틀이 있기에 뭔가 했더니 면 주머니가 터질 때마다 기워서 사용했다는 군요. 별 걸 다 전시를...
마루킨 간장공장의 심볼.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나요? ㅎㅎ
나오다가 기념품 샵에 들러 이런저런 간장들을 구입하고 또 빠트릴 수 없는 간장 아이스크림도 맛도 보았습니다.
신기하게 간장 냄새는 나는데 짜지않으면서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더군요. 하지만 간장 사이다는 비추!
네비도 찍지않고 그냥 조금 더 안쪽으로 달려봅니다.
잠시 익혔던 지도 상으로 계속 들어가면 영화 '24개의 눈동자' 세트장과 사카테 항이 있는 걸 봤기 때문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잔~ 하고 나타난 사카테 항입니다.
쇼도시마에도 예술제 작품들이 있는데 최정화님의 '태양의 선물'만 보고 나가기엔 좀 아쉽잖아요.
이것은 야노베 겐지의 '스타 앵거(The Star ANGER)' 입니다.
잠시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어가 물어보았더니 물의 神이라고 하네요.
천천히 회전을 하는데 저녁에는 불도 들어온다고하니 쇼도지마에서 묵는 분들은 저녁에 보시면 더 좋을 듯합니다.
인포메이션 센터 앞에도 이런 물의 신이 계시는군요.
태풍 때문에 비오고 바람불고... 또 맑아지는 듯하더니 푹푹 찌고 도대체가 종잡을 수 없는 날씨입니다.
아무래도 조금 서둘러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올리브 공원을 마지막으로 돌아보고 다카마츠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쇼도시마를 대표하는 올리브 공원입니다.
그만큼 재배한지도 오래되었고 기후 또한 에게해 연안과 많이 닮았나봅니다.
그리스의 미로스 섬과 결연도 맺었다고 하더군요.
풍차 언덕 올라가는 길에 만난 20세기 대표적인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의 작품이자 놀이터입니다.
에고... 그런데 너무나 뜨거운 태양열로 인해 한발짝 떼기도 버거워 제대로 돌아보지를 못했네요.
올리브 숲을 지나 드디어 풍차 언덕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꼭 해보고... 아니 찍어보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것.
일본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 컨셉의 빗자루 타고 날기~
옆에서 빗자루를 빌려준 일본 청년의 시범이 더 그럴싸하게 나왔네요. ㅎㅎ
아름다운 곳에서 빗자루 하나로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즐겨보았습니다.
샵에 들러 올리브 오일과 비누, 소금등... 쇼핑의 즐거움도 누렸다지요.
렌터카를 반납하기 위해서는 기름을 풀로 채워야 하는데 항구 근처의 주유소들이 모두 문을 닫는 바람에 오락가락 잠시 헤맸답니다.
덕분에 의도치않게 세계에서 가장 좁은 해협이라는 도구치 해협도 차창 밖으로나마 보게 되었네요.
원래는 3시 45분 페리를 타려고 했지만 결국 4시 30분 페리로 쇼도시마와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한국어판 쇼도시마 관관 안내 팜플렛입니다.
http://www.town.tonosho.kagawa.jp/kanko/tnks/magdwn.php?id=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