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공부

[구름문]

 잠시 집 떠나왔다.

집 잠시 떠나니 참으로 좋았다.

밥을 하지 않아도,

밥을 먹지 않아도 되었다.

찌른내 나는 화장실도 눈 질근 감고 볼 일 보고,

쿰쿰한 냄새 나는 걸레로 마루 훔쳐도 되고,

문살에 뾰얗게 앉은 먼지 자꾸 거슬려도 닦을 마음 먹지 않아도 되고,

그러니 먹는 마음도 순하고

마음 순해지니 얼굴도 순해졌다.

하루에도 열 댓 번씩 얼굴 바꾸지 않아서 좋았다.

 마음 공부한답시고 열심히 갈고 닦은 모양인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도루묵 되고 말았다.

뿌연 먼지, 냄새나는 화장실, 어질러진 주방----

보자마자 눈이 화아악 밝아진다.

눈이 밝아지니 제일 재게 움직이는 것은 입술이다.

삼 사일 마음 공부 한마디로 쏟아버렸다.

 <좀 치우고 살지이이>

한참 쓸고 닦다보니 마음 공부는 집에서 하는가보다란 생각을 했다.

쓸어도 쓸어도 쌓이는 먼지와

닦아도 닦아도 끼는 때.

날 닮았다. 내 집은.

내집이 내 도장이다.

[happyday]

먼곳에서 정신없이 그리고 멍하니 지내고 있네요. 마음공부란 말이 먼 옛적일로 느껴지기도 하고요. 선생님 글 잘 읽고 있어요. 느낌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