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어디서부터 누구에게로 오느냐기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봄은 그 출발지가 겨울이고 여인들 맵시로 다가온다 했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겨울색이 다들 그렇습니다 검은색 아니면 그저 흰색이듯 빛깔色이 의외意外로 단조롭습니다 그런데 이게 봄이 되면 화려하게 바뀌지요 우선 겨우내 거칠던 피부도 더 부드러워지고 무엇보다 옷맵시가 다양해지게 마련입니다
여인은 꼭꼭 싸매고 있던 몸을 열어 자연에게 자연스럽게 먼저 드러내지요 봄이 되면 산과 들과 냇물도 활발발하고 지표를 뚫고 솟아오르는 새싹들도 겨울잠을 자던 곤충붙이들도 개구리 두꺼비 족제비도 눈을 비빕니다 긴 하품과 늘어진 기지개로 봄을 맞습니다 자연을 변화시키는 리더가 누굴까요 이 지구 위에서 살아가는 여인들입니다 여인들의 매무새가 봄을 맞이하면서 계절의 매무새도 새롭게 아름답게 바뀝니다
변화신의 모습은 부처님에게서보다 여인들의 성장에서부터 먼저 시작됩니다 부처님이 변화신의 대가라고요 하지만 여인의 대변혁이 한 발 앞섭니다 여인들이 노란 옷으로 갈아입자 세상은 온통 노란 개나리로 피어나고 여인들이 분홍 빛깔로 단장하자 진달래와 철쭉으로 온통 세상을 덮습니다 여인들이 걸친 보랏빛 캐쥬얼에서일까 보랏빛 목련이 화들짝 피어납니다
대자연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지구촌 여인들이야말로 변화의 주역입니다 봄은 저 홀로 스스로 오지 않습니다 여인들의 상냥한 모습을 통해 움직이고 여인들의 나물캐는 짧은 소매 끝에서 파아란 햇잎으로 새싹으로 돋아납니다 여인들의 역할은 계절의 변화만이 아니라 이 땅 사람들의 삶에서 화려하게 빛을 냅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천백억화신 서가모니 부처님에 앞서 여인들의 느낌과 사랑과 슬기가 이미 구원겁 전부터 있어왔다고 말입니다
서가모니 부처님을 가리켜 '천백억화신千百億化身'이라 합니다 '천백억'이란 '천구십구억' 다음이 아니고 '천이백억'이나 '천삼백억' 이전도 아닙니다 이는 때로 천 억의 몸으로 변화하시고 때로 백 억으로도 변화하신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천백억화신'의 천백억이란 어떤 지정된 숫자로서의 수가 아니라 그만큼 많은 변화신을 나투신다는 뜻입니다
서가모니 부처님이 화신을 나투실 때 시간적 종적縱的으로 만이 아니라 공간적 횡적橫的으로도 함께하는 까닭에 변화신을 한꺼번에 나투신다고 합니다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시간적 종적으로만 화신을 나툰다면 자식이 부모의 분신임과 같은 원리입니다 부모님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분신이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증조부모님의 분신입니다 이렇게 보았을 때 이는 순차적 분신이라 동시에 여러 곳에 몸을 나투는 소위 공간적 횡적 분신은 되지 못하겠지요
서가모니 부처님의 변화신은 공간적 횡적 분신의 출현이 가능합니다 그러기에 '바야흐로 계경을 외다(5)'에서 '한꺼번에 나투시는 변화의 몸'이라 합니다 서가모니 부처님은 동시에 여러 곳에 각기 다채로운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마치 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다양한 단말기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령 같은 시간에 펼쳐지는 컬링 경기를 어떤 사람들은 TV 화면으로 감상합니다
TV가 한 가지 만은 아니지요 아직도 옛날 브라운관으로 보는 이가 있고 어떤 사람은 UHD TV로 관람하며 어떤 사람은 작은 화면으로 보고 어떤 사람은 초대형 화면으로 봅니다 어떤 사람은 데스크 탑으로 보고 어떤 사람은 노트북으로 감상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혹자或者는 공원에서 또 어떤 이는 찻집에 앉아 또 어떤 이는 길을 걸어가면서 스마트폰으로 컬링을 관람하고 동시에 '영미야, 영미야!'를 외쳐댑니다
어디 스마트폰이라고 다 동일한 기종일까요 단말기 제조회사에 따라 삼성samsung 갤럭시가 있고 엘지lg V30이 있으며 샤오미 미 믹스2가 있고 화웨이 메이트10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애플의 아이폰도 있습니다 비록 아무리 같은 회사 제품이라 해도 3G냐 4G냐에 따라 다르고 최첨단 기술의 총아 5G 송출에 따라 화질이 다르고 모양이 다르고 색깔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출력 단말기가 다채롭고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 동일한 내용이로되 다른 몸으로 나타내는 변화신과 같습니다 아무리 최첨단 기법으로 송출하더라도 단말기기가 옛날 배불뚝이 브라운관이라면 출력 화면은 흐릿하게 보일 것입니다 똑 같은 사물을 접하더라도 어떤 빛깔의 안경을 썼느냐에 따라 사물의 빛깔이 그에 맞게 다르게 보입니다 동시에 그러면서 다채롭게 나타나는 모니터 기능을 접하며 나는 천백억화신 서가모니불을 생각합니다
이를 '바야흐로 계경을 외다(5)'에서는 파란 연꽃 노란 연꽃 빨간 연꽃 하얀 연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불설아미타경》에 기록된 극락세계 카피라이팅copywriting과 같습니다 경전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파란 연꽃에서는 파란 광채靑色靑光가 노란 연꽃에서는 노란 광채黃色黃光가 빨간 연꽃에서는 빨간 광채赤色赤光가 하얀 연꽃에서는 하얀 광채白色白光가"라 하여 어떤 단말기 어떤 모니터냐에 따라 거기에 어울리게 출력되는 컬러인 셈입니다
이처럼 단말기가 다르다면 내용이 비록 동일하다 하더라도 출력과 느낌은 다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변화신의 제왕이신 서가모니 부처님이 다앙하고 다채롭게 변화신을 나투는 목적은 오직 하나 중생들에게 당신의 메시지를 완곡婉曲euphemism하게 전하려 하심입니다 바로 이 완곡한 부처님의 설법을 두고 '일원一圓효과'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일원효과'는 마명보살의《대승기신론》에 실린 일음一音과 원음圓音에서 살짝 따다가 내가 명명한 심리학 용어입니다
이《범망경》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아닌 '보살의 마음 땅心地 법문'입니다 보살심지법의 전논주이신 노사나불이 현논주이신 우리 서가모니 부처님에게 완곡하게 전하려 하심은 곧 '마음 땅'입니다 '마음 땅'은 직역이기에 좀 딱딱하지요? 좀더 부드럽게 푼다면 '마음 경지心地'입니다 보살이 닦아가야 할 법문이 무엇입니까 그렇습니다 첫째도 마음 경지이고 둘째도 마음 경지이며 셋째도 보살이 닦을 '마음 경지 법문'입니다
-----♡----- 인공지능시대 도심서당 '대각학당'안내
2018년 3월10일(토) 오후 6시~9시 동봉스님의 '파자로 읽는 천자문'이 비로소 첫장 첫자로 이어집니다 1년 과정으로 한자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오니 뜻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처 (02)744~4502 텍스트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입니다 참고로 '보조 배터리'는 꼭 지참하시고요
아! 그리고 또 한 가지 매주 금요일 10시~14시 대각사에서 '금요대비주기도'를 봉행합니다 성스러운 시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