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월 중국에 사는 딸이 손녀 둘을 대동하고 우리집엘 왔다 중국 에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 되자 주재원으로 가 있는 사위 회사에서 가족을 한국에 보내면 왕복 비행기 티켓 과 체재비를 대 주겠노라고 했단다 딸과 두 손녀는 좋은 기회다 싶었는지 여행오듯 가벼운 마음으로 친정으로 피접을 온것이다 그런데 웬걸 대구의 상황이 걷 잡을수 없이 확산 되어갔다 공항에서의 감염이 두려워 중국으로 돌아 갈까말까 망설이는 몇일사이에 아예 중국이 출입자체를 막아 버리고 말았다 조금 있으면 잦아지겠지 하는사이에 6개월이 흘러갔다 어느시점부터는 이러다간 아예 중국엘 못 가는게 아닌가 은근히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회사출근때문에 사위만 그곳에 혼자남고 가족들은 이곳에 떨어져 생이별한 날들이 하루하루 지나다보니 몇 개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을 했다. 하루종일 꼬박 앉아 집에 갇혀 있다보니 멀쩡한 아이들이 생기를 잃어가는듯 했다 국제학교를 다니다 왔는데 그쪽 수업은 대학수업 처럼 과목마다 선생이 다르다 선생들은 중국 코로나를 피해 일찌감치 대 부분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그곳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했다. 무엇을 모르는 나는 아프리카 미국 뉴질랜드 중국 이란등에 가 있는 선생들과의 온라인 수업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데 손녀들은 방 둘에 한 명씩 하루종일 문을 꼭 닫고 들어앉아 학교수업과 똑 같이 하는데 몇 달을 지켜보며 나도 점점 지쳐갔다 처음과 달리 나 또한 점점 부적응이 되며 처신에 어려움을 갖게 되었다 손 녀들과 놀지도 못하고 조용히 해야하고 식사시간도 그 애들에 맞추어야 하고 밖에 나가려니 코로나가 무섭고 집에만 있으려니 T V도 맘대로 못 틀고 음식도 우리와 다르게 먹고 잠은 거실에서 자고~~ 아 나이먹으면 따로 사는게 맞겠다 그저 가까이서 서로 지켜보면서 의지하는 정도여야지 자식과 한집에서 살기는 처음부터가 아니라면 각각 사는게 맞다고 절감했다
그러던중 갑자기 중국으로 갈수있는 기회가 왔다 대단한 선처였다 아이들은 다시 신바람이 나서 재잘거렸다 나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오래 함께 있다가 가버리고 나면 빈 자리가 쓸쓸할걸 생각하니 섭섭하기 이를데 없었다 어쨌든 7월 18일 한시반 비행기로 출국하러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한 세시간 좀 넘으면 샤먼(하문)공항에 도착하는 거리라 전화를 기다리는데 5시쯤 작은 손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잘 도착해서 온 전환가 싶어 급히 전화를 받았다." 잘 도착했니?"할머니 여기 도로 한국땅이야"란다. 비행기에 두시간 갇혀있다가 도로 내리라는데 무슨 영문인지 모른다고 했다 이 무슨 날벼락인가 갇혀있다가 내려서 마냥 기다리다가 새벽 두시 에 비행기가 출발 다섯시에 샤먼공항에 도착 검역5시간 그 여러시간을 마스크 두겹씩 쓰고 물 한모금 못 먹고 있었단다 그리곤 격리하는곳으로 가서 2주 갇혀있다가 다시 집으로 가서 1주 격리 겨우 몇일전 자유의 몸이 되었단다 사선을 넘어 갔다는 생각이다 그 비행기는 다른 나라에서 출발하여 한국을 경유하여 이 애들을 태우고 가는 비행기였는데 다른나라에서 확진자 두명이 그 속에 있어 그랬다는 후문 - 그 확진자를 한국에 내려놓고 소독하고 하느라 오랜시간 지체가 되었다고 한다 왜 다른나라 확진자를 한국에다 내려놓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제 개학을 해서 첫 등교를 했다고 신 바람이 나서 손 녀가 전화를 했다 샤먼이란 곳은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아름다운 섬 이다 다행히 아직 확진자가 없는곳이기도 하다 마스크 쓴 사람도 거의 없다고 한다 그래도 너희들은 마스크를 꼭꼭 쓰고 다니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좋은 환경에서만 자라온 어린손녀들이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많이 성장했으리라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치 않은것도 깨달았을것이다
코로나여 이젠제발 지구에서 사라져라
첫댓글 힘든 시간을 보내셨네요. 그래도 무사히 가족이 합류를 했다니 한시름 놓으셨겠어요.
뜻밖에 손녀들과 6개월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추억은 두고두고 반추할 수 있는 좋은 선물이네요. 손녀들에게도 외할머니에 대해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참 귀한 시간이었으니 전화위복이란 생각도 드는군요. 암튼 이제 마음대로 tv도 켜시고 입에 맞는 음식도 드시면서 즐겁게 지내세요.^^
온라인 수업이라고 조용히 해야된다고 말도 못하게 하고어머어머 하다가 시간은 지나가고 모처럼 온 아이들에게 잘 해 주지도 못했어요 맘에 걸리는게 많아요
감사. 감사합니다.
와봐라님 여전하시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코로나 때문에 고생하셨군요. 덕분에 손녀들이랑 즐거운 시간도 가지셨을듯요.건강하세요.^^
향목님은 농촌생활을 즐기시는것 같아요
저는 생전 처음 작년12월 부터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편하긴 해도 재미는 없네요^^
제3자가 보기에는 알콩달콩한 이야기 같습니다 ㅎㅎ
무지 고생했겠습니다.
그래도 지나고보면 그것이 행복한 추억거리인걸요.
에구 제가 몸까지 부실해서 모처럼 온 애들과 재미있게 보내질 못했어요
가고나니 후회되는것과 아쉬운것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