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 있는 모든 것이 허공 꽃이라, 생로병사, 빈부귀천, 부귀공명도 풀잎의 이슬이요, 재색명리, 희로애락, 흥망성쇠도 물거품이요, 시방삼세. 삼라만상도 눈 깜짝 할 사이인 것이다. 영원보다 더 짧은 시간이 없고, 찰나(刹那)보다 더 긴 시간도 없다. 천불만성 일체생령도 스치는 바람소리요, 꽃향기 새소리도 동녘하늘의 무지개다.
또한 성품은 부처님 마음이라 보리심(菩提心)이요, 자비심이며, 청정심이요, 봉공심이며, 지혜 광명이다. 이와 같이 성품을 발견하고 깨친 사람은 걸음걸음 생각생각이 도(道)에 합하여 걸리고 막힐 것도 하나 없다. 두려움도 공포도 찾을 수 없고, 경계도 흔들리지 않아 천만번뇌가 봄눈 녹듯 사라지고 드디어 생사해탈 얻게 된다.
성품을 깨쳐서 바르고 정의롭게 육근(六根, 眼 耳 鼻 舌 身 意)을 작용하는 사람은 마음이 언제나 한가롭고 넉넉하다. 번뇌와 망상 없애려고 억지로 애쓰지도 않고, 진실을 구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삼라만상 그대로가 청정법신불이요, 성품이 곧 천진자성불(天眞自性佛)이라 주객일체(主客一體), 물심일여(物心一如), 물아구공(物我俱空)이 되어 눈 깜짝할 사이에 삼세업장(三世業障)이 녹아나고, 여래의 대자대비가 원만 구족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