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한글 지방 쓰는 법_한글지방사진 공모
한글 지방으로 차례를 지내시고 사진을 보내 주시면 아래 책을 보내 드립니다.
* 김슬옹(2013). 한글을 지킨 사람들-세종대왕부터 헐버트까지. 아이세움.
한글로 모셔오는 조상님들-제사문화와 제삿말
* 출전: 김슬옹(1999), 말을 번지르르하게 하는 저놈을 매우 쳐라, 다른우리
매년 연례 행사처럼 돌아오는 차례나 제사를 지내며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봄직하다. 제사(祭祀)와 차례(茶禮)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보통 명절날이나 조상의 생일 또는 음력으로 매달 초하루와 보름날 등의 낮에 간단하게 지내는 제사를 ‘차례’라고 한다. 제사의 한 갈래인 셈이다.
제사의 의미는 ‘추원보본(追遠報本)’이라는 옛 한자성어로 압축해 볼 수 있다. 곧 조상의 덕을 흠모하여 제사를 지내고, 자기의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음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제사의 목적이 단지 조상 은덕에 대한 감사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지금 후손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살고 있음에 대한 감사라고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단순한 조상들에 대한 추모 절차가 아니라 가족이나 친지의 우애와 앞길을 축원하는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절차와 구체적인 행위에 있다. 우리의 제사 문화는 너무 경직화되어 있으며 옛날 지배층의 권위적인 제사 양식을 그대로 이어 받아 현대 생활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제사상 앞에 놓거나 붙이는 지방(紙榜)에 대해 생각해보자. 지방은 종이로 만든 신주(죽은 사람의 위패)다. 그 지방에 쓴 글을 축문이라 한다. 그런데 이 축문이 대개 한문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부터 내려오는 지배층의 인습에 따라 어려운 한자로만 쓰니 도대체 어떤 조상을 추모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제사도 의례적인 절차로 흔히 끝나기 마련이다. 물론 한문으로 썼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근본정신에 있지만 모든 가족들이 제대로 알 수 없는 한문 지방을 붙이는 것이 큰 문제라는 것이다. ‘민중 유교 연합’과 ‘한말글 사랑 한밭 모임’등에서 보급하고 있는 한글 지방, 축문 쓰기는 그런 점에서 큰 가치를 가진다. 이것이야말로 잘못된 인습을 바로 잡으면서도 전통을 다시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문 지방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일 경우 “顯祖考學生府君神位, 顯祖妣孺人 000氏神位”라고 쓴다. 이것을 한글로 하면 “훌륭하신 옛 00 할아버지 얼내림자리, 훌륭하신 옛 00 할머니 000 씨 얼내림자리”와 같이 된다. (또는 “할아버님 신위, 할머님 연안 김씨 신위”와 같이 쓰기도 한다. )
설날에 시조 제사 한문 축문은, “維歲次 干支月朔日新 孝孫00敢昭告于 始祖考 始祖妣 今以中冬 陽至之始 追惟報本 禮不敢忘 謹以 淸酌庶羞 祗薦歲事 尙饗”와 같지만 한글로는 “ 때는 바햐흐로 0년 0월 0일 효손 00는 훌륭하신 옛 시조 할아버지와 시조 할머니께 밝게 사뢰나이다. 이제 한겨울로서 새해 설날을 맞이하나이다. 조상을 추모하고 은혜 갚을 길을 생각하오니 예절을 감히 잊지못하와 삼가 맑은 술과, 갖은 음식으로 경건히 드리옵니다. 해마다 거행하는 행사이온바 두루 흠향하옵소서.“와 같이 된다. 초등학생도 거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한글화시키는 것은 의례적인 제사 문화를 살아있는 문화로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다음으로는 제사상 차리는 말과 의미를 생각해보자. 그 방식은 가문이나 지방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근본적인 의미는 비슷하다. 제사를 지낼 때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을 제물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왜 올리는가이다. 꼭 올려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의미도 다르다. 꼭 올려야 할 것으로는 밤, 대추, 곶감, 배를 들 수 있다. 밤이 오르는 이유는 이렇다. 밤나무가 다 자라 죽은 밤나무를 캐보면 처음 싹을 틔웠던 밤톨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한다. 이는 바로 근본을 의미한다. 곧 이런 밤을 제사상에 올리는 이유는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추'는 암수 한몸인 나무라 연속 수정을 할 수 있고 열매가 아주 많이 열린다. 꽃이 핀 곳엔 일단 반드시 열매가 맺힌다. 이는 바로 후손의 번성함을 뜻하는 것이다. 기다가 대추씨는 통씨인데 이는 절개를 뜻한다. 곧 가문의 순수한 혈통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감’은 씨를 뿌려 묘목을 만들면 열매가 제대로 안 맺힌다. 그래서 반드시 접목을 해줘야 제대로 감이 열린다. 이건 바로 교육을 뜻한다. 아무리 올바른 천성을 타고 난 사람이라도 올바른 교육을 받아야 제대로 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배’의 노란 껍질은 황인종을 뜻한다. 오행에서 황색은 중심을 가리키다. 바로 민족의 긍지를 뜻한다. 게다가 껍질을 벗겨내면 속살은 하얀데 이는 순수함과 밝음을 뜻한다. 곧 밤, 대추, 감은 개인과 집안에 대한 것이라면 배는 겨레스런 상징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네 가지 과일은 필수 제물로 제사상에 올려야 한다. 거기에 곁들여서 뫼와 탕이 올라가는데, 이건 인정 측면의 제물이다. 곁들인다고 해서 기분대로 한다는 것이 아니다. 때에 따라서 밥과 국이 올라가기도 하고 아니면 떡이 올라가기도 한다. 그리고 어르신이 살아생전에 좋아하셨던 음식들이 곁가지로 올라간다. 고기는 날짐승, 물짐승, 기른 짐승 등으로 구색을 맞추게 된다.
이러다보니 음식이 많을 수밖에 없고 그 차례를 정하는 말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세종한말글연구소
http://cafe.daum.net/tosagoto
첫댓글 2015. 2. 25. 아흔일곱 살의 어머니가 먼 길 떠나기 직전
아들이 혼자인 나는 서점 다니면서 관혼상제에 관한 책자를 모았다.
시골집 사랑방에 둔 예절범절에 관한 책도 가져 오고. 일곱 여덟 권의 책을 보아도 온통 한자투성이.
쉽게 풀이한 것 없어? 몇 살 먹은 아이라도 알아듣는 그런 내용으로 쓴 책은 없어?
전혀 찾아내지 못해서 상주인 제가 우리말로 우리글로 썼지요.
전부를요. 그냥 입말로 쉽게 풀어서 읽었지요.
정다운 우리말과 쓰기 쉬운 우리글로도 저는 어머니의 장사를 치루었습니다.
일제시대 학교를 다니지 못한 어머니는 스스로 한글을 배워 읽었기에, 쉬운 우리말과 글로 쓴 축문을 어머니가 잘 알아들으셨겠지요.
지난 밤에도 제 고교 카페에 지방은 한글로 쉽게 쓰자는 뜻으로 글 올렸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기 쉬운 우리글로 바르게 많이 쓰자라고 남한테 말합니다.
오늘 인도인 네 사람이 제 집에 왔기에 우리나라 시인이 쓴 시집을 읽으라고 하니까 잘 읽대요.
뜻은 몰라도 발음이 다소 서툴어도 읽대요. 연음/ 연결해서 발음 되는 거는 서툴러도...
우리말과 우리글이 국제어, 세계어로 더욱 발돋음하기를 빕니다.
많이 퍼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