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 취미 23-1 마을산책
“짝꿍~ 나 오늘 외출해서 맛있는 거 먹고 오면 안 돼?”
경석씨가 주일아침에 답답하다고 출근하는 직원에게 이야기를 한다.
“경석씨 개인카드를 꺼내 놓지 않아서 어렵지 않을까요?”
“밴드에 사전 공지도 못해 놓았어요...!”
하는 수 없이 오후에 경석씨와 마을 산책을 다녀오자고 이야기하며 대화를 마무리 졌다.
따스한 봄날의 오후가 너무도 한가롭기만 하다.
경석씨와 함께 마을길을 따라 산책을 나선다.
길가에 노랑꽃잎의 들꽃을 꺾어서 경석씨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 거 꺾어도 돼 짝꿍~!!” -경석씨-
손에 쥐어준 들꽃이 좋지만 내심 괜찮은 것인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직원을 바라본다.
“꺾어도 괜찮아요! 길가의 들꽃이니까~ 주인이 따로 없어요!” -직원-
창덕씨도 뒤늦게 따라와서 오르막 경사로에서 경석씨의 휠체어를 대신 밀어주신다!
“이 길로 내려가면 이선욱 복지사님 집이야~” -경석씨-
“전에 다온빌에서 일했던 복지사님~” -경석씨-
경석씨가 마을산책이 낯선 직원에게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하며 가이드 역할을 자청한다.
“경석씨, 새소리가 여기저기서 크게 우네요!” -직원-
“여기는 시골이라서 새가 많아~!” 경석씨가 또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경석씨 이렇게 나와서 바람을 쐐니깐 좋아요?”
“응~ 짝꿍, 바람이 시원하네 ㅎㅎ ~” -경석씨-
길옆에 수리 중에 있는 경운기를 가리키며 경석씨에게 물었다.
“경석씨 혹시 이게 이름이 뭔지 알아요?” -직원-
“트럭 인가?” -경석씨-
“트럭이 아니라 경운기라고 농사지을 때 타고 다니는 거예요~ ㅎㅎ” -직원-
“나, 전원일기 tv에서 본 거 같아~” -경석씨-
유유자적하게 마을 산책을 하다가 언덕길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짝꿍, 나 갑자기 승주 목소리 듣고 싶어!” -경석씨-
“짝꿍 나 전화 좀 눌려줘~” -경석씨-
“네~” -직원-
승주씨는 숭덕재활원에 있을 때 경석씨와 친하게 지냈던 아는 동생이다.
전화신호가 전달되고 잠시 후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승주야, 어떻게 지내~ 잘 있었어?”
“어, 경석이형~”
...((중략))
“승주야, 혹시 너 희애 전화번호 알아? 알면 좀 가르쳐 줘?” 희애씨는 숭덕에 있을 때 함께 지냈던 경석씨의 여사친이다.
“저번에도 말했잖아요! 잘 모른다고...” -승주씨-
“알았어, 승주야~”
“언제 시간되면 놀러 갈께~ 승주야~”
“네, 꼭 놀러 오세요!”
통화가 끝나자 경석씨가 승주씨 칭찬을 덧붙인다.
“짝꿍, 승주도 뇌성인데도 자기가 다 할 수 있어~ 똑똑해~ 말도 잘 하잖아!” -경석씨-
“혼자서 컴퓨터도 하고 아파트에서 활동보조랑 자립하는데, 일도 다녀~” -경석씨-
경석씨와 대화 중에 마을길을 따라 동네 아줌마가 다가오시더니 먼저 인사를 건네신다.
“안녕하세요?” -아줌마-
“누구세요?” -경석씨-
“응, 요 길가 아랫집에 사는 아줌마예요! 저기 일 있어서 가는 길인데...” -아줌마-
“산책 나왔나 보네~ 이렇데 나오니깐 좋죠?” -아줌마-
“네, 안녕하세요? -경석씨-
“산책하기 좋은 날씨죠? 친절한 마을 아주머니가 다시 인사말을 건넨 후, 바쁘신지 행선지를 향해 바쁜 걸음으로 점점 멀어지신다.
1시간가량 마을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경석씨가 말했다.
“다음엔 밖에 나가서 맛있는 거 사먹자. 짝꿍~!”
‘네, 경석씨~ 그러나 오늘 마을 산책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5월 14일 - 유원욱 -
마을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죠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