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
이 미사는 연중 시기 주일에, 선교 활동을 촉진하는 모임에서 드릴 수 있다. 대축일, 대림 사순 부활 시기의 주일에는 드릴 수 없다.
(『로마 미사 경본』: 1204-1205면/『미사 독서』 Ⅳ: 530-531, 541-542, 544면)
오늘은 ‘전교 주일’이다. 교회는 전교 사업에 종사하는 선교사와 전교 지역의 교회를 돕고자 1926년부터 해마다 10월 마지막 주일의 앞 주일을 ‘전교 주일’로 정하여, 신자들에게 교회 본연의 사명인 선교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오늘의 특별 헌금은 교황청 전교회로 보내 전 세계 전교 지역의 교회를 돕는 데 쓴다.
▦ 오늘은 전교 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인으로서 받은 선교 사명을 깨닫고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하여 기도하고 행동합시다.
제1독서
<모든 민족들이 주님의 산으로 밀려들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2,1-5
1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가 유다와 예루살렘에 관하여 환시로 받은 말씀.
2 세월이 흐른 뒤에 이러한 일이 이루어지리라.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은 모든 산들 위에 굳게 세워지고
언덕들보다 높이 솟아오르리라.
모든 민족들이 그리로 밀려들고
3 수많은 백성들이 모여 오면서 말하리라.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이는 시온에서 가르침이 나오고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말씀이 나오기 때문이다.
4 그분께서 민족들 사이에 재판관이 되시고
수많은 백성들 사이에 심판관이 되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5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10,9-18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9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11 성경도 “그를 믿는 이는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하고 말합니다.
12 유다인과 그리스인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13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4 그런데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15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16 그러나 모든 사람이 복음에 순종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사야도 “주님, 저희가 전한 말을 누가 믿었습니까?” 하고 말합니다.
17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18 그러나 나는 묻습니다.
그들이 들은 적이 없다는 것입니까? 물론 들었습니다.
“그들의 소리는 온 땅으로, 그들의 말은 누리 끝까지 퍼져 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8,16-20
그때에 16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영성체송
마태 28,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을 모든 민족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 믿음은 들음에서 옵니다. 그런데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르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구원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영원한 생명의 보증인 이 성사의 힘으로
저희 안에 참된 믿음이 자라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2021년 11월부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요청으로 오늘의 묵상 제공을 중단합니다.
....................................................................................................................................
2022년 10월 23일 연중 제30주일
♡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
동창 신부님과 지내면서 같이 산보를 다녔습니다. 동창 신부님은 걸음이 빨랐고, 저는 약간 느렸습니다. 동창 신부님은 저의 걸음에 맞추어서 조금 느리게 걸었고, 저는 동창 신부님의 걸음에 맞추어서 조금 빨리 걸었습니다. 동창 신부님의 걸음에 맞추려고 했으면 저는 힘들었을 겁니다. 저의 걸음에 맞춰달라고 했으면 동창 신부님은 답답했을 겁니다. 캐나다에 있는 후배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작년에 교포사목으로 부임했다고 합니다. 코로나의 여파로 공동체가 많이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후배 신부님은 공동체를 위해서 매주 성경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강론도 열심히 준비했다고 합니다. 신부님의 열정에 잘 따라주는 교우들도 있지만 교포 신자들의 사정을 모르고 너무 부담을 준다는 교우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3시간씩 긴 면담을 기꺼이 해 주는 신부님의 열정과 관심을 알아주는 교우들이 있고, 신부님도 교우들의 입장을 잘 알고 있으니 공동체는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방향으로 나가리라 생각합니다.
이인삼각 경기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한발씩 줄로 묶고서 달리는 경기입니다. 한 사람이 빨리 가려고 하면 넘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호흡’을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빨리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늦게 달리는 사람과 호흡을 맞추어야 합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기꺼이 외아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 주셨고, 사람의 모습으로 하느님께로 갈 수 있는 길을 알려 주셨습니다. 하느님과 사람과의 이인삼각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인삼각 경기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바라는 대로 상대방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잘못한 이를 기꺼이 용서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쁜 마음으로 지고 가는 것입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을지라도 섬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부부가 이인삼각 경기를 호흡을 맞추어서 잘 하면 가정은 화목하기 마련입니다. 자녀들은 그런 부모에게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정치도 여당과 야당이 이인삼각 경기를 호흡을 맞추어서 잘하면 국정이 원활하게 유지됩니다. 그런 정치인들이 있으면 국가는 발전하고, 국민은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교회도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교우들이 이인삼각 경기를 호흡을 맞추어서 잘 하면 하느님 나라가 시작됩니다. 그런 교회는 예수님 말씀처럼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인삼각 경기가 흔들리는 이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이 보여주었던 독선과 위선입니다. 그들이 보여주었던 교만과 욕심입니다.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에 있는 티를 지적하는 어리석음입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남에게 지우려고 하는 게으름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서 남들도 따르지 못하게 하는 그릇된 마음입니다.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다짐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전해야 할 복음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표징과 가르침입니다. 예수님께서 지고가신 십자가와 죽음 그리고 부활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분이고, 그분은 우리를 ‘죄, 악, 죽음’ 으로부터 구원해 주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심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꼭 갖추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봉사’입니다. 예전에 체험사례를 발표하셨던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매님은 아직 신앙을 갖지 않았던 새댁에게 자주 찾아가서 살림살이의 요령을 알려주고, 바쁘면 시장에 가서 장을 봐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꾸준하게 도움을 주니까, 결국 새댁은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둘째는, ‘열정’입니다. 전교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꾸준히 해야 합니다. 조금 선교를 하다가, 힘들면 포기해서는 선교를 잘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용산 성당에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요셉 형제님은 냉담하는 분들의 주소를 찾았습니다. 매 주일 주보를 보내고, 이사를 가신 분들은 이사 간 주소로 주보를 보냈습니다. 결국 그분의 노력으로 냉담 중인 많은 분들이 다시 신앙을 찾았습니다. 셋째는, ‘인내’입니다.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선교를 하면, 결코 마음을 열 것 같지 않았던 사람들도 성당에 나오는 것을 봅니다. 제가 알던 자매님은 결혼 생활 17년 동안 시부모님과 남편을 극진하게 섬겼다고 합니다. 신앙을 갖지 않았던 남편이 결혼 17주년 선물로 가져 온 것은 ‘예비자 교리 신청서’였다고 합니다. 남편은 극진한 마음으로 시부모님과 남편을 섬기고 자녀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아내가 고마웠고, 아내가 가장 좋아할 것 같은 선물은 같은 신앙을 갖는 것이라고 하면서 ‘예비자 교리 신청서’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자매님은 남편의 말을 듣고 하느님께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천년도 주님의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다고 합니다. 우리가 충실하게 살면, 언젠가는 축복이 찾아 올 것입니다.
우리는 미사 때 이런 말을 많이 듣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응답을 합니다.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주님께서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계셨는지 생각합니다. ‘가난한 사람, 장애인, 죄인, 이방인’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 사람들은 주님께 대접을 할 것도 별로 없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사람들에게 보답을 받으신 것도 없었습니다. 사제들도 바로 주님께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우리 신자들도 바로 주님께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민족들의 복음화입니다.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