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어른의 눈으로 엄마가 아이의 눈으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병상의 나날을 보낸다 다른 사람이 들을세라 화도 내지 못하고 묵언으로 대화한다 아무 말이라도 어우르면 좋을텐데 섞음이 부족하고 어색하다 시나브로 좋아지는 엄마 곁에서 자식의 날은 수척해 간다 밥도 잠도 달지 않은 하얀 방에서 없는 듯 투명하다 찬이와 지수란다 그 후로 일부로 이름을 부른다 청년의 때를 맘껏 누리고 즐겼으면 좋겠다 엄마의 몸을 씻기고 예쁘게 단장해주는 지수는 무슨 말이라도 하면 금방 울 것 같다 일찍 커버린 지수가 재활실로 엄마를 이끈다 꾹꾹 누른 슬픔을 밀어내기라도 하듯 민활하고 민첩하게
첫댓글 비타민님, 오랜만입니다. 여전히 열정이 넘치게 살고 계시죠?
바쁜 중에도 이렇게 고운 시를 쓰시니 박수쳐 드리고 싶습니다.
지수와 찬이, 애잔함이 느껴집니다. 월천에 한번 오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