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0. 달날. 날씨: 따듯한데 미세먼지가 나쁨이다.
아침걷기-다 함께 아침열기-책읽기-점심-청소-몸놀이(강당)-마침회
[애들아 손 씻자]
밀밭이 제법 푸르러간다. 밟아서 땅을 눌러준다. 두 번째 숲 속 놀이터에서 잠깐 명상을 하고 둘레에 핀 산수유꽃을 세어본다. 열 그루가 넘으니 지금 이곳은 산수유 숲이라 부를만하다. 다 함께 아침열기에서는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 듣는 자세, 고운 말 버릇, 주말에 불량식품 먹은 이야기가 나왔다. 가정과 학교에서 함께 가꿔야 할 어린이문화라 부모와 선생이 애를 써야겠다. 6학년은 모둠 선생이 쉬는 날이라 둘씩 나눠 1학년과 2학년으로 들어가 보조선생을 하는 계획에 따라 1, 2학년 모둠 선생들과 이야기 나누느라 바쁘다.
책읽기는 우리나라 창작동화와 긴 그림책을 주로 보는데 길게 책을 읽는 힘이 있다. 독후활동으로 글쓰기와 그림그리기를 한 뒤라 연극을 하기로 했는데 다음으로 미루었다. 글을 쓰고 돌아가며 발표하는데 정성을 들이는 걸로 대신한다.
낮 몸놀이는 관악산 용마골 골짜기 탐험이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나쁨으로 나오고 한 눈에 봐도 뿌옇다. 그래서 용마골 쪽으로 걸어가다 얼마 가지 않고 학교로 돌아와 1층 강당에서 몸놀이를 한다. 1층 강당에서 어부놀이와 피구, 돼지 씨름 놀이로 땀이 나도록 놀았다. 갑작스레 바뀌었어도 신나게 잘 놀았으니 됐다.
드디어 미세먼지를 날마다 들여다보는 봄이 온 게다. 뭐 봄만이 아니라 사계절이 모두 그렇다. 바깥활동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시련의 시간이다. 어릴 적 초등학교 선생님이 우리들에게 그랬다. 물을 사 먹게 될 거라고. 그때 우리는 참 많이 웃었다. 어떻게 물을 사먹을 수 있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강에 가서 멱을 감고 어디서나 깨끗한 물이 가득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물을 사먹는다. 또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말했다. 공기를 사먹게 될 거라고. 그 때는 웃지 않았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주 멀리 있는 일로 보여서 크게 생각은 하지 않았다. 노약자가 밖에 나가기 힘든 날이 자주 오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밖에 갈 때는 방독면 같은 마스크를 쓸 날이 다가오는 걸까. 하기야 어디 미세먼지 뿐이랴. 날마다 배출되는 후쿠시마 핵 방사능이 바다를 죽이고 지구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데. 절망을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을 말하는 세상을 위해 어른들이 할 일이 많다. 전환의 시작은 작은 실천이라 하지 않던가. 날씨를 살펴 활동을 하고 몸을 잘 씻도록 챙길 게 많겠다.
“애들아 몸 털고 들어가자.”
“애들아 손 씻자.”
선생들이 씻자는 소리를 달고 다니겠다.